이슈진단(113) 공유지식 혹은 상징폭력 : 최저임금의 고용효과

By |2015/07/20|Categories: 이슈진단|0 Comments

가상의 상황 하나. 어떤 과격한 단체의 회원들이 모여 이웃 나라 정치인들의 망언을 규탄하며 국기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진행한다. 단체의 회원들은 자신들의 퍼포먼스가 이웃 나라를 정말 망하게 하거나 적어도 정치인의 망언을 사라지게 하리라는 믿음에서 화형식을 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단체의 회원들은 자신들의 화형식으로 인해 규탄하는 대상의 행위가 실제로 중단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그런 순진한 믿음이 없음을 당신은 잘 알고 있으며, 당신이 그들을 순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도 안다. 심지어 당신은 그들을 순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간파하고 있다. 게임이론의 개념인 공유지식(또는 공통지식, common knowledge) 가정은 이와 같이 충족된다. 역사적 장면 하나. 19세기 초 영국에서 일명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다.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1799년과 1800년에 노동자들의 회합을 음모로 간주하고 불법화한 결사금지법의 영향으로 비밀스럽고 적대적인 조합 활동이 늘었으며, 또한 각종 보호입법의 [...]

이슈진단(112) 주택가격, 미래세대의 희생으로 쌓는 사상누각

By |2015/07/03|Categories: 이슈진단|0 Comments

2015년 6월 18일 방영된 K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명견만리 : 700만 베이비부머, 기로(岐路)에 서다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의 부를 이루었지만 주택에 발목이 잡혀 난처한 입장에 처한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해서 다루었다. 평생을 땀 흘려 수억 원을 모았지만 그 대부분을 집을 마련하는 데 쏟아 부어서, 정작 은퇴를 앞둔 지금은 수중에 쓸 수 있는 돈이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우리보다 몇 십 년 앞서 베이비부머의 대규모 은퇴를 경험한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집이 재산의 전부인 은퇴자들이 노후의 삶을 유지하는 소득원천은 연금과 주택을 담보로 다달이 일정한 금액을 받는 역모기지 정도이다. 역모기지는 자신의 사후에 주택의 소유권을 금융기관에 넘겨주는 대가로 생전에 현금을 융통하는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쓸 수 있는 돈도 늘어난다. 유일한 재산이 집 하나라면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길 바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높은 가격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미래세대라는 [...]

포럼에세이 (1) 가구생계비로서의 최저임금

By |2015/07/03|Categories: 이슈진단|0 Comments

새사연은 최신 연구 흐름과 발맞추고 더 진일보한 연구 결과를 내기 위해 많은 포럼 및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포럼의 생생한 현장 및 담론과 새사연 연구원들이 짚어본 앞으로의 과제 등을 《포럼에세이》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소비 자원으로서 임금 ⃝ 저임금이라는 용어의 범주오류 - 최저임금제의 실시로 해소하겠다는 저임금의 개념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음. 단순히 임금에 높은 수준과 낮은 수준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저임금이 해소되어야 할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님. - 그러나 최저임금제의 효과적 운영을 반대하는 논거로 종종 제시되는 최저임금제에 의한 ‘저임금’ 일자리의 감소 주장에서 저임금은 정확히 위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의미함. - 이는 일종의 범주오류로, 최저임금제라는 제도를 구상하고 도입하게 한 역사적 현실로서 ‘저임금’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사회적 재생산을 위협할 정도로 낮은 수준임. - 굳이 구분하자면 전자를 상대적 저임금, 후자를 절대적 저임금이라고 할 수 있음. [...]

이슈진단(111) 공무원 연금 개정안으로 열린 ‘기회의 창’

By |2015/06/29|Categories: 이슈진단|0 Comments

최근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 사태를 틈타, 편법적 군 면제 의혹과 공안검사경력, 종교편향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상식적인 청문회 과정을 통해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을 국무총리에 임명했다. 황교안 총리의 첫걸음은 세월호 4.16대책위를 압수수색하는 등의 ‘공안 통치’였다. 이는 현 정부가 메르스 사태와 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위기일수록 꼼꼼하게 비정상적 통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공적 연금 개선을 전제로 한 공무원 연금 개정안이 5월 29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2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공무원연금 개정 추진을 선언했던 2014년 2월 이후 15개월만에, 아니 2007년 국민연금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축소 일변도의 공적 연금 개편이 추진된 이후 8년 만에, 공적연금의 강화를 위한 구체적 논의 테이블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통과된 공무원 연금 개편안에 대한 정당성, 국민연금 강화를 사회적 기구에서 [...]

이슈진단(110) 2015년 5월 노동시장 분석 : 최저임금제, 도입 목적에 맞게 운영해야

By |2015/06/26|Categories: 이슈진단|0 Comments

2015년 5월 주요 고용동향 ▣ 고용률,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 - 2015년 5월 고용률은 60.9%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 - 실업률은 3.8%로 전년동월대비 0.2%p 상승 - 경제활동참가율은 63.3%로 전년동월대비 0.3%p 상승 - 전년동월에 비해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상승. 2014년 보다는 상승세가 약화되었지만 고용지표 전반의 상승세 유지   그림 1.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실업률, 각 연도 5월 (단위 : %) ※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좌측 축, 실업률은 우측 축 참조 출처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 성별로 보면 금융위기 이후 여성 고용률의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금융위기 48.2%까지 내려갔던 여성 고용률은 2015년 5월 현재 50.6%까지 상승함 - 특히 최근 2년 동안은 남성 고용률에 비해 훨씬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여성 고용률은 2014년 5월 전년동월대비 0.5%p 상승, 2015년 5월 전년동월대비 0.4%p [...]

이슈진단(109) 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근로빈곤층’

By |2015/06/23|Categories: 이슈진단|0 Comments

언론에 양극화, 고용불안, N포세대 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6월 29일)에 발표될 2016년 최저임금에 대한 이례적인 관심과 행동들을 연결 지어 보았을 때, 구직자 뿐 아니라 취업자들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한국경제상황에 두려움을 갖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두려움이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을 통해 표출되자, 최저임금의 수준 뿐 만이 아니라 수혜범위에 대한 토론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문제는 임금의 하한선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저임금, 빈곤 문제와도 닿아 있다. 특히 이미 경제활동에 참여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상황에 처해 있는 근로빈곤층에게 최저임금의 수준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적절한 최저임금 인상률이 논란이 되는 이 시기에 근로빈곤층을 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에 근로빈곤층의 정의를 보고, 근로빈곤층의 임금수준 및 고용 현황을 01차부터 09차까지 한국복지패널을 사용해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근로빈곤층의 정의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