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펀치(550)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루트거스 광장에서 1만 5천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참정권과 노동조합결성의 자유를 요구하며 열린 대규모 집회가 그 기원이다. 그 이후 각 나라는 3월 8일 여성의 권리 및 ‘진보와 자유’를 주장하는 여러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1977년 3월 유네스코는 공식적으로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선언하였다. 한국에서도 1920년대 세계 여성의 날을 최초로 기념했으며, 1985년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로 부활해 오늘 서울시청에서 33회 대회가 개최된다. 하지만,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여성의 권리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사회, 최소한 한국 행정부에서 여성을 보는 인식은 모성, 출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만든 전국‘가임기 여성’ 수 등을 표시한<대한민국 출산지도> 나 ‘여성의 높은 교육수준’을 출산율 저하의 원인으로 분석하여 대안으로 ‘휴학, 연구, 자격증 취득을 하면 대기업과 공공기관 채용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하자’는 [...]
위클리 펀치(549) 신용평가 회사 무디스는 왜 한국의 가계부채가 위험하지 않다고 했을까? ①
2017년 가계부채, 위험 수준 아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가계부채는 1천344조3천억 원으로 1년 사이 141조2천억 원(11.7%)이 급증하였으며, 이는 우리나라 GDP의 82.9%에 해당한다. 상승폭이 그 어느 정권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이를 감당해 낼 수 있을지 계속해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와 정책 당국은 이렇다 할 정책 처방 없이 총량 증대 억지책만 내고 있는 형편이다. 국제통화기금까지 나서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를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난 2월 7일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의 진단이 흥미롭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가 생각만큼 큰 걱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무슨 까닭으로 이런 주장을 내놓았는지 배경이 자못 궁금하다. 하지만, 일단 신용평가 회사가 이런 분석을 내놓았으니 당분간 한국의 가계부채 관련 경제위기설은 잠잠할 것으로 보이며, 가계부채 발 신용평가 하향조정은 없을 것 같다. 대내외 상황이 모두 취약하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최근의 경제 상황임을 감안하면 [...]
위클리 펀치(548) 유아 공교육, ‘유보통합’ 말고 이번엔 ‘학제 개편’?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2-5-5-2’ 학제개편안이 여느 대권주자들의 교육 공약보다 더 자주 회자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큰 그림은 유아 2년을 공교육 과정에 포함하고, 초등학교 5년, 중고등 통합과정으로 5년, 2년제 진로탐색학교를 다니는 체계로의 개편이다. 이 내용을 담고 있는 학제개편안을 둘러싸고 전혀 다른 두 갈래의 논의가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 일찌감치 제기된 선거연령을 낮추는 움직임과 맞물리고 있다. 안 전 대표의 학제개편안이 시행되면 현행 선거 연령을 만19세에서 만18세로 낮출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아직 선거권을 행사하기에는 만18세는 이르다는 반대의견도 오가고 있다. 올해 대선이 앞당겨질 경우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만19세 청년들이 생길 수 있다는 현실론도 선거연령을 낮추는 움직임에 힘을 주고 있다. 한편 교육현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현실화할지 고심이 크다. 또다시 교육의 틀만 바꾼다고 지금의 실망스런 공교육이 창의, 인성, 사교육 없는 교육으로 개혁될 [...]
위클리 펀치(547) 죽음에 이르는 병, ‘자만’
마냥 잘 나가던 사회단체나 기업, 국가 등이 몰락의 길을 걷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그중 하나로 ‘자만’을 꼽을 수 있다. 자만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한 때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절대 지존들의 운명은 이 점을 생생하게 입증한다. 소니와 노키아 두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였던 소니는 195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소니는 1950년대 자신들이 최초로 개발한 트랜지스터 소형 라디오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소니는 불과 5년 만에 미국 트랜지스터 라디오 시장을 평정했다. 1960년대 이르러 소니는 독자 개발한 브라운관을 내세워 컬러TV 시장까지 석권했다. 1980년대에 와서는 이동하면서 들을 수 있는 휴대용 음향기기 워크맨을 출시해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다. 워크맨은 오랫동안 경영학에서 기존 시장 판도를 뒤바꾸어 놓는 ‘와해성 제품’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되었다. 소니가 1983년 필립스와 공동 개발한 CD는 기존 LP를 퇴출시키며 음향 매체의 [...]
위클리 펀치(546) 개혁과 혁신 뒤의 ‘바른’ 보수?
지난 2월 2일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는 JTBC <썰전>에서 기획한 ‘2017 대선주자 릴레이 썰전’에 출연하여, 안보, 복지, 경제 분야에 대한 그의 주장을 풀어냈다. 이후 2월 5일에 ‘『혁신성장』 1호 공약 : ‘창업하고 싶은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보내고, ‘창업’에 관한 세부 공약을 발표하였다. 본 칼럼에서는 유승민 대선후보가 내세우는 공약들을 살펴보고, 만약 그가 당선이 된다면 어떤 대한민국이 그려질지 예상해보고자 한다. 유후보가 <썰전>에 출현한 이후,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유후보 뿐 아니라 가족과 공약이 오르내렸다. 또한 지지율이 높지 않았던 유후보를 다시 보게 되었다는 시청 후기들이 올라오는 등 보수정당에서 적절한 대선후보를 찾지 못했던 유권자들에게는 목마름을 적셔줄 단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유후보는 방송에서 ‘대선 후보 중 유일한 경제 전문가’ 프레임을 강조하며 이를 ‘개혁 보수’로 끌어가는 식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이러한 경제전문가의 창업정책은 기존의 정책들과 어떻게 다를까? 유후보가 내세운 여섯 가지 [...]
위클리펀치(545) 역사는 한계를 딛고 전진한다
지나온 한국의 민주화투쟁 역사를 보면 일정한 법칙이 발견된다. 민주화 투쟁은 매 순간 일정한 한계를 드러냈으나 그 한계를 딛고 다시 한 걸음 전진해 온 역사였던 것이다. 한계야말로 전진의 동력이었다. 1960년 4월 혁명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4월 혁명은 수많은 인명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승만 장기 독재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요즘 자주 나온 대통령 하야투쟁이 실질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였다. 하지만 불과 1년 뒤 박정희가 이끄는 5.16군사쿠데타를 맞이하면서 4월 혁명은 여실히 한계를 드러냈다. 5.16군사쿠데타 당시 그 어떤 저항도 없었다. 4월혁명 이후 거리를 가득 메웠던 시위대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결정적 요인은 군부의 총칼 앞에 목숨 걸 각오가 되어 않았다는 데 있었다. 조정래 소설 <한강>에는 4월 혁명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대화 내용이 다음과 같이 묘사되고 있다. “이거 다 된 밥에 재 뿌린 건데,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