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한 교육 복지, 누가 보상하나?

후퇴한 교육 복지, 누가 보상하나?

By | 2014-11-20T15:10:01+00:00 2014.03.26.|

“올해 돌봄 교실이 더 늘어 어쩔 수 없이 혼자 반을 맡게 됐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 돌봄 교실에 처음 인사하러 간 날 전담교사가 전한 뒷말이 씁쓸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초등 1~2학년 돌봄 교실에는 전담교사와 보조교사가 아이 20명을 같이 맡았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져 돌봄 교실이 몇 개 더 늘어났다. 이에 보조교사는 설자리를 잃었고, 전담교사 혼자 20여명이 넘는 아이들을 도맡아 학기 초 여러 행정서류와 신입생 적응까지 책임지는 부담을 안았다.

박근혜 정부 교육복지 ‘후퇴’박근혜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초등학생 돌봄 정책이 ‘무늬만 돌봄’으로 초라해지고 있다. 새 정부는 올해부터 초등 1~2학년생 누구나 원하면 돌봄 교실을 이용할 수 있게 대상을 확 늘렸다. 돌봄 교실 정책은 하교 후에 방치되는 나 홀로 아동을 막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독려하는 ‘준비된 여성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사항이다. 그러나 그에 걸맞은 예산도 준비하지 못하고, 행정 처리도 타이밍을 놓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정부 예산안은 돌봄 교실 시설 확충비만 겨우 마련한 정도며, 실질적인 운영에 필요한 교사인건비는 들어가 있지도 않다. 돌봄 교실의 부실 운영을 개선할 프로그램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개학 전 부랴부랴 돌봄 교실 확충 공사를 시작해 이를 마무리하지 못한 학교도 있어 학부모들의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돌봄에서 밀려난 ‘저소득층’과 ‘돌봄 교사’한정된 예산 탓에 학교 일선에서는 기존의 교육복지마저 후퇴되고 있다.

새 정부의 돌봄 공약을 시행하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그 피해가 옮겨갔다. 지난해까지 차상위 계층 자녀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던 돌봄 교실이 올해는 다른 교육복지 사업예산에 밀려 기초생활수급자 소득층으로 대상이 축소되면서, 10여 만원 상당의 자부담 때문에 돌봄을 포기하는 저소득층이 늘었다. 돌봄 정책에서 정작 배려 받아야 할 돌봄 교사들의 처우 문제 역시 고려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보조교사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다. 돌봄 교사 뿐만 아니라, 돌봄 종사자의 노동 현실도 여전히 녹록치가 않다.

돌봄 종사자는 2011년 현재 76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매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고용창출효과가 가장 높은 분야로 정부의 기대도 크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에 비해 돌봄 서비스 종사자들의 노동조건은 좋지 않다. 이 분야는 보육교사 등 사회복지전문직, 의료 및 복지서비스직, 가사 및 육아도우미 등에 걸쳐 90%이상이 여성 종사자들이다. 게다가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 비중도 사회복지전문직 17%, 의료복지서비스직 60%, 가사육아도우미도 61%에 이를 정도로 높다(황덕순, “돌봄노동자의 특성과 근로조건”, 한국노동연구원, 2013.3). 돌봄 종사자들의 임금 수준도 여성노동자 월평균 임금 147만 원(2011년 기준)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다.

이렇듯 돌봄 교실 정책 하나에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복지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야말로 ‘불충분한 재정과 부실한 준비’로 새 정부의 교육복지는 줄줄이 후퇴되는 모양새다. 새 정부는 신규 사업에 국고지원을 충분히 늘리지 않고, 대부분의 부담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떠넘겨 교육복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만 할 뿐, 합당한 책임은지지 않고 있다.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