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계정

계정은 영어 ‘account’의 번역이다. ‘account’는 ‘셈’이라는 의미의 ‘count’에서 유래하였다. ‘account’는 계좌, (회계)장부, (정보서비스 등의) 이용계정, 설명 및 해석 등을 뜻한다. 우리 사회의 통념으로는 서로 관계가 크지 않을 이러한 개념이 동일한 단어로 함축되는 이유는 ‘셈’이란 셈의 대상을 일정하게 분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계좌 및 이용계정은 셈의 대상, 장부 및 설명은 셈의 행위를 뜻한다.

사회계정은 분석대상인 사회요소의 구조적 분류(social account)와 분류된 사회요소의 구조적 관계 정리(social accounting)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후자의 경우, 사회적 회계라고 번역되는 경우도 있다. 회계는 (계정)항목 사이의 금전적 관계정리이다. 어떤 물품의 구매를 대차대조표에 기입할 때의 예를 들면, 물품 구매에 쓰인 액수만큼 <비용>항목(차변)에 기입하고, 구매에 따라 재산이 늘어났으므로 <비용>항목 오른쪽 칸(대변)에 <자산>항목을 기입한다. 현금이 줄었지만 물품이 늘었다는 회계적 표현이다.

이처럼 회계가 하나의 사업체 내 항목 간 금전적 관계를 정리한 표 및 분석절차라면, 사회계정은 사회요소(계정) 간 금전 및 기타 측정가능한 단위(노동, 복지, 교육 등)의 관계를 정리한 표 또는 분석절차를 의미한다. 국가경제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국민계정(national account)도 사회계정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마을계정의 정의 및 의의

마을공동체사업은 지자체, 중간지원조직, 마을활동가, 마을주민 등 여러 주체로 구성되어 있다. 각 주체들은 서로 협력하여 다양한 모임을 만들고, 만들어진 모임이 다시 마을공동체사업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된다. 이러한 주체들이 엮어내는 역동적인 관계 줄거리를 사회계정 형태로 정리할 수 있다. 이를 마을계정이라 정의하려 한다. 즉, 마을계정은 마을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주체를 별도의 계정으로 두고 각 계정 간 관계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사회경제적 모형이라 정의할 수 있다.

서울시의 정책사례를 살펴보면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제2조제2호에 “마을공동체란 주민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며 상호대등한 ‘관계’ 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주민이 결정하고 추진하는 주민자치 공동체를 말한다.”고 정의 되어 있다. 즉, 각 주체 사이의 ‘관계’는 마을공동체 정책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이며, 따라서 마을계정을 통해 마을공동체 내의 관계를 정리⋅분석하는 것은 마을공동체 정책의 효과를 가늠해보는 주요 수단이 되리라 여겨진다.

 

마을계정 작성안

마을공동체 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계가 발생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남긴 기록(사업제안서, 결과보고서, 정산보고서 등), 즉 마을주민들의 이야기에서 관계 줄거리를 뽑아내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관계주체는 1) 주민(개인, 개별 단체 등), 2) 마을(다양한 주민의 모임, 협력체 등), 3) 공간(마을카페 등 공동체 공간), 4) 공공(지자체 등)으로 구분하였으며, 각 주체들을 영향을 주는 쪽과 영향을 받는 쪽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2015년,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이하 센터)는 ‘마을과 학교 상생 프로젝트’라는 지원사업을 펼쳤다.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모니터링 및 사례연구 보고서라는 형식으로 「여섯 갈래의 마을학교로 가는 길」(이하 사례보고서)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관계주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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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보고서에 언급된 관계주체는 총 47개이며, 가장 많이 언급된 주체는 모기동마을학교(28회)이며, 마을학교TF팀(27회), 모기동마을축제(27회), 영일고등학교(24회) 등도 자주 언급되었다. 사례보고서를 작성한 주민의 입장에서는 이 주체들이 빚어내는 관계를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 수 있다.

한편 문장의 주어, 즉 관계에 있어서 영향을 주는 주체로서 영일고등학교(18회), 마을학교TF팀(15회)이 많이 언급된 편이다. 이들은 모기동마을학교를 진행함에 있어서 중추적 역할을 한 주체로 이해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문장의 보어 및 목적어, 즉 영향을 받는 주체로서 가장 많이 언급된 주체는 모기동마을학교(25회), 모기동마을축제(19회), 마을학교TF팀(12회) 등이다. 이들은 모기동마을학교를 통해서 얻어낸 최종적 관계망으로 이해될 수 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1) 집합적 주체로 이해할 수 있는 일반주민인 ‘마을주민’이 19회 언급되었다. 2) 구체적으로 등장 또는 호명된 ‘등장주민’은 총 19개이며 영일고등학교(24회), 양화초등학교(18회) 자주 언급된 편이다. 3) 공공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보이는 주체는 영일고등학교, 양화초등학교, 서울시마을센터, 서울시이다. 4) 마을공간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보이는 주체는 양화초등학교, 아델의청소년문화공간청청청, 숙영원, 기린청소년센터, 나무도예방이다. 5) 마을공동체를 이슈로 등장한 주민모임 및 협력체에 해당하는 ‘마을’은 총 16개이며 사례보고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모기동마을학교, 마을학교TF팀, 모기동마을축제 등이다. 6) 경제적 관계의 주체인 마을의 내부업체로는 목2동시장상인, 외부업체로는 사회적투자재단이 언급되어 있다.

 

*표와 그림을 포함한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의 pdf 파일을 다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