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펀치(445) 정부의 ‘상자 뺏기’ 게임… 서민은 결국 ‘꽝’
1. 상자가 하나 놓여 있다. 5명이 상자를 노린다. 상자를 놓아둔 사람이 말한다. “상자를 열면 큰 금액이 적혀있어요. 상자를 연 사람이 그 금액을 받게 돼요. 그런데 그 돈은 나머지 네 사람이 각각 분담해서 모아주는 거예요. 자, 게임에 참여하시겠어요?” 언뜻 말도 안 되는 이 게임에 누가 동의할까? 게임의 주최자는 나머지 규칙을 제시한다. “상자 안에는 여러 개의 상자가 들어 있어요. 상자를 열 때마다 [...]
<불평등지표 Vol.5> 에너지 불평등
1. 소득분위별 연료비 에너지는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있어 필수적이다. 냉난방과 요리, 기타 실내 생활을 영위하기 어느 정도 수준의 에너지가 필수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많은 가구가 연료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에너지 빈곤층이 12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림1. 소득분위별 연료비 비중 ※ 출처: 통계청, 가구조사 2013년 월평균 Data를 사용하여 필자 계산. 주 1) 평균 경상소득과 평균 연료비 기준이며 [...]
이슈진단(90) 아동학대 예방 위한 CCTV 설치? ‘효과 미미할 것’
정부와 여당이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의 대응방안으로 내세운 어린이집 CCTV 의무설치법이 부결되자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다. 당사자 부모는 물론 아동학대 동영상을 접한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어린이집 CCTV가 아동학대를 막을 안전핀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듯 했다. 동시에 이 역시 근본대안이 되지 못하며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최우선해 바꿔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의견 대립이 극명한 가운데 어린이집 CCTV 의무설치를 포함한 [...]
이슈진단(89) 복지국가로 가는 길, 한국은 지금 어디에? : ② 한국 사회경제모델의 나아갈 길
한국 사회경제모델의 역사적 경로 한국 사회경제체제는 OECD 국가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부담-저지출의 ‘작은 정부’, 낮은 공공사회복지비 지출, 높은 부패지수-낮은 정부 신뢰도, 낮은 사회 성원 간 신뢰도, 낮은 노조 조직률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 지표들은 노동시간, 삶의 만족도, 산재사망률, 자살률 등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들에서 최하위 그룹에 속하는 한국의 실정과 직접적인 연관관계를 갖는다(표1 참조). 김승원·최상명(2014)은 OECD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이러한 삶의 [...]
위클리펀치(444) 입원환자 부담금 인상, 한심한 정책결정의 본보기
최근 박근혜 정부는 ‘장기입원환자의 본인부담금 인상정책’을 들고 나왔다. 까닭은 이렇다. “한국은 OECD에 비해 입원일수가 너무 길다. 즉 불필요한 장기입원이 많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장기입원자가 내야할 비용을 올리는 것이다.” 합리적인 근거라고 보기 어렵다. 올바른 접근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정말로 입원일수가 긴가? 이중 불필요한 장기입원은 얼마나 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어느 문제에 개입해야 할 것인가?” 이번 정부 정책은 이와 같은 ‘정책 ABC’를 [...]
이슈진단(88) 복지국가로 가는 길, 한국은 지금 어디에? : ① 자본주의 다양성 모델들
서론 이제 한국사회를 97년 경제위기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른바 포스트-1997 한국사회의 본성이 정확히 무엇이며, 앞으로 어디로 향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경제위기 이후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급속한 사회적 변화의 성격과 바람직한 개혁의 방향에 관해 많은 논쟁들이 뜨겁게 펼쳐져 왔지만, 97년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조차도 합의된 설명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 좌우, 민주 대 [...]
<불평등지표 Vol.4> 여성 불평등
1. 한국의 성 격차 지수(GGI) 한국 여성의 불평등은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세계 최하위권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3년 세계 성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순위는 111위였으나, 2014년 최근의 결과는 이보다 6단계 하락한 117위로 나빠졌다. 세계 성격차 지수(GGI: the global gender gap index)에는 경제적 참여와 기회(경제활동참가율, 남녀임금형평성 등), 교육성취(문해율, 초중고등 취학률), 건강과 생존(건강기대 수명 등), 정치참여(국회의원 비율 등) 부문으로 나눠 평가된다. 이 [...]
위클리펀치(443) ‘목적어’ 없는 규제 개혁
보수 경제학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경제이론 중 포획이론(Capture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규제기관이 피 규제기관을 포획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피 규제기관에 의해 포획되는 현상을 말한다. 규제정책이 실제로는 공공의 이익에 도움에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이 경쟁원리에 따라 움직이도록 내버려두라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불필요한 정부 규제는 시장의 효율성을 감소시켜 문제만 키우게 된다는 이른바 ‘정부 실패’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