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의료민영화? 핑계에 불과하다
장애는 빈곤의 절친한 친구. 장애인이 있는 집은 가난하다. 당연하다. 소득은 낮고 지출은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사회적 편견이나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질낮은 일자리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장애로 인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작업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 다른 가족은 장애가족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취직하기 어렵거나 시간제,임시직밖에 구할 수 없다. 반대로 돈쓸 데는 많다. 장애는 추가 생활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의료,재활,사회적응,이동,재활보조기구,주거비와 같이 장애로 인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자,이제 장애는 빈곤의 절친한 친구가 맞는 듯 하다. 장애인이 있는 집은 가난하다. 당연하지 않다. 위에 설명한대로 장애인은 일자리에서 충분한 소득을 얻기 어려운 반면,지출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들은 장애인이 있는 가구에게 사회적 지원을 한다. 장애는 개인의 탓이 아니기 때문에,장애때문에 빈곤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로 기울어진 경기장을 평평하게 하기 위한 사회적 [...]
정당이란 무엇인가?
내가 힘닿는 범위 안에서 선거운동을 한 두 후보는 당선됐다. 출구조사부터 널찍한 폭으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기에 여느 선거처럼 바작바작 애가 타지도 않았다. 더구나 교육감 후보는 4%에서 40% 지지로 기적을 빚어내며 승리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기초선거 결과가 보도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도저히 마음을 가눌 수가 없다. 발단은 이랬다. 마포구 오진아(정의당), 구미시 김수민(녹색당), 관악구 나경채(노동당) 의원은 모두 한 뿌리 진보정당 출신 현역 의원들이었다. 지난 4년 동안 이들은 빼어난 성과를 거뒀고 주민들과 한 호흡이었지만 모두 낙선했다. 여기에 더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과천의 서형원 후보(녹색당)도 낙선했다. 이들이 떨어진 이유는 도대체 뭘까? 흔히 듣는 답은 새정치연합과의 ‘후보 단일화 부재’이다. 진보정당은 교과서적 정당정치를 하는 곳이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가치와 비전, 정책에 관해 (간혹 과도할 정도로) 진지하게 토론하고 지역에 뿌리박으려 노력하는 정당들이다. 이들 정당은 기초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에 반대했다. 그러나 그들의 [...]
위클리펀치(407) 사회적경제가 ‘인기 공약’이 되기를 기대하며
위클리펀치 407호 : 사회적경제가 '인기 공약'이 되기를 기대하며 사회적경제, 모두를 위한 정책으로 거듭나기를! 선거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선거 때는 소중한 유권자였던 사람들이 선거가 끝난 후에는 노예로 돌아간다고도 한다. 대의제와 선거의 한계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시절마다 한 차례씩 선거를 치루고 나면 우리사회가 어디쯤에 서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선거 기간 동안 어떤 의제가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를 살펴보는 일은 그 의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합의 수준을 알 수 있게 한다. 한 때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 여겨졌던 무상급식이 몇 년 후에는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핵심공약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선거 기간 동안 사회적경제 분야에서는 전국사회적경제매니페스토실천협의회가 조직되어서 사회적경제 공약 개발과 실천을 독려했다. 정당과 시민사회, 종교계, 사회적경제 전문가와 관련단체들이 모였다. 사회적경제 지원체계 강화, 기반조성,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안전망 구축, 교육과 인재육성에 관련된 [...]
피케티라는 유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1848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주의자 선언>(흔히 "공산당 선언"으로 번역)은 "유령 하나가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2014년 또 하나의 유령이 전 세계를 배회하고 있다. 자본주의사회의 분배문제를 다룬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Belknap Press 펴냄)이 그것이다.(토마 피케티 지음, Belknap Press 펴냄). ⓒBelknap Press "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vertical-align: middle; width: 230px; height: 356px;">▲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지음, Belknap Press 펴냄). ⓒBelknap Press 사실 주류경제학은 분배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는다. 수학적으로 보면 일정한 조건(실은 완전경쟁시장과 1차동차 생산함수라는 대단히 비현실적인 조건)이 만족된다면, 각 생산요소에 돌아가는 분배 몫은 한계생산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아서 보울리는 실제로 이 분배 몫이 일정하다고 주장했고("보울리의 법칙"), 사이먼 쿠즈네츠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자본주의 발전 초기에는 분배가 악화되지만 일정 단계가 지나면 개선될 [...]
위클리펀치(405) 세월호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위클리펀치 405호 : 세월호의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아이들 모두를 살게 할 상생의 길 6월 3일, 아이들이 그렇게 간 지 49일째 되는 날입니다. 불가에서 영가의 극락왕생이나 환생을 빌며 49재를 치르는 날이지요. 식상하기 이를 데 없는 표현이라 해도, 하루종일 내리는 비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살아 돌아오기만 한다면”, 이라는 가정 아래 온갖 다짐을 했습니다. 우리 곁으로 오기만 한다면 그까짓 등수가 무슨 상관이랴, 그다지도 하고 싶은 일을 왜 우린 그렇게 못 하게 했을까, 다시는 죽음에 이르는 경쟁에 들지 않게 하리라. 저는 그 40여일 동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공부했습니다(이미 그 일부는 여러분께 보여 드렸습니다만 조금 더 정확한 수치와 논리,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논쟁까지 정리한 충실한 보고서를 곧 보내드리겠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는 불평등으로 향하는 내재적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300년에 이르는 장기 [...]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사회적 경제
우리가 ‘세월호’의 절망에 빠져 있는 동안 바다 건너에선 세계의 아이들 수십억명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묵시록’이 화제다. 이제 마흔을 갓 넘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의 자본>이 그것이다. 문체는 발랄하고 스스로 자신의 얘기는 묵시록이 아니라 낙관의 메시지라고 말하고 있지만…. 피케티에 따르면 자본(이 책에서는 모든 자산, 즉 토지자산, 금융자산, 산업자산)의 수익률(r)은 자본주의 역사 내내 4~5%였다. 심지어 로마시대에도 그랬단다. 이런 상황에서 성장률(g)이 떨어지고, 자본/소득 비율(현재의 자산이 국민소득의 몇배인가)마저 올라가면 r-g가 커져서 부(자산)의 집중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 얘기는 경제학의 정설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리카도, 마르크스 등 고전적 정치경제학자들은 물론 쿠즈네츠의 역U자 가설, 모딜리아니의 평생저축 가설, 베커의 인적자본론, 그리고 경제학의 기초 중 기초라고 할 만한 한계생산력설, 심지어 시장실패론까지 피케티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아마도 지금 생물학계에서 ‘집단선택이론’을 놓고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듯이 경제학계도 한동안 시끄러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