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펀치(454) 연금 논란, 본질은 ‘노후소득보장’
노인의 절반이 빈곤한 나라, 오래 사는 게 힘들어 노인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 1위의 오명을 쓴 대한민국에서 현재 진행 중인 ‘국민연금’ 논의를 보면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세대 간 갈등을 조장하는 최근의 연금 논란 속에서 과연 이 땅에 살아갈 노인세대들의 소득 안전핀은 어떻게 담보해가야 할지 답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 ‘의아하다, 세금폭탄’ 최근에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한 세트로 묶여 올라온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명문화에 정부와 정치권의 이견이 격해지고 있다. 정부는 향후 20년 안에 공무원연금 지급률을 1.9%에서 1.7%로 낮추고, 기여율을 7%에서 9%로 올리는 합의안을 먼저 처리하고, 정부의 적자보전금을 더 낮출 개혁도 시급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한 세트로 제기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안에 대해서는 의아하다는 입장을 내면서, 국민연금 소진에 따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공론화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정부의 입장은 ‘세금폭탄’, [...]
[고병수의 가슴앓이] 네팔 대지진 현장 소식 ① “돌틈에서 나왔다는 건 죽었거나 겨우 살아 남은 것”
4월 25일 네팔 대지진이 발생했다. '열린의사회'에서 구성한 신속 긴급구호의료지원단 3명이 선발대로 지진 발생 8일째 네팔로 파견됐다. 스리랑카 내전지역을 수 차례 방문한 것을 비롯 필리핀 태풍 등 재난 지역 긴급의료지원 및 해외 의료지원 10여 차례 참여한 고병수(가정의학과 의사 )원장과 이이티 지진 및 동티모르 내전지역 등 해외 의료지원 수 차례 다녀온 최정철(이비인후과 의사 )원장, 두 의사와 스텝 한 명을 포함 3명이 네팔로 달려갔다. 탑동365일의원 고병수 원장이 현지 소식을 보냈다. 그들은 현지 정보를 통해 산악지대에 다친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어 짚차를 구했고, 1500~2000m 사이의 히말라야 끝자락 산간지대를 오르내리며 이동진료를 하기로 했다. 멀쩡하게 남은 건물들이 거의 없어서 풀밭에 침낭을 깔고 노숙하며 이동중이다. 고병수 원장의 네팔 현지의 이야기다. (편집자 주) 네팔에 도착한지 3일째. 지금 우리가 다니고 있는 곳은 히말라야 산맥 끝자락의 산들이다. 짚차에 약품과 의료기구들을 싣고 험준한 산들을 [...]
위클리펀치(453) 한국의 성별임금격차, ‘OECD 최고수준’
여성 취업자 천만 시대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연간자료에 따르면 1963년 263만 3천 명이었던 여성 취업자의 수는 1978년 509만 7천 명으로 500만 명을 돌파하였고, 2011년 1,009만 1천 명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바야흐로 여성 취업자 천만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2014년 현재 여성 취업자의 수는 1,076만 1천명으로 여전히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취업자 수 증가에 힘입어 여성 고용률은 49.5%까지 상승했으며, 전체 노동시장 내 여성의 비중 역시 42.0% 수준으로 늘어났다. 계속되고 있는 남성과 여성 간 임금격차 하지만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이처럼 증가하는 가운데에도 남성과 여성 사이의 임금격차는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자료에 따르면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61만 9천 원으로 남성 임금근로자 월평균 임금 270만 원보다 100만 원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별임금격차의 원인 중 하나는 남성과 여성 일자리가 [...]
위클리펀치(452) 네덜란드의 ‘과학상점’을 아십니까?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1970년대에 총리 후보가 “소득과 부, 그리고 지식의 공정한 분배”라는 가치를 내걸고 전국의 대학에 ‘과학상점(science shop)’을 설립할 것을 공약한 바 있다. 참고로 네덜란드의 모든 대학은 등록금을 걱정하지 않는 국립이므로 정부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과학상점’은 과학을 파는 곳이 아니다. 주민들이 마실 나가듯이 상점에 나가서 필요한 과학을 의뢰하는 곳이다. 대학과 공공기관, 민간연구소에 있는 전문 연구자들은 주민들이 생활에 필요한 연구를 무료로 수행해 준다. 예컨대, “우리 동네에 흐르는 하천에 냄새가 나요. 분명히 근처에 있는 공장 때문인 것 같아요.” 라고 주민들이 과학상점에 의뢰를 한다. 과학상점의 코디네이터들은 기초 조사를 거쳐 ① 해당 의뢰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② 과학상점 이외에는 연구를 수행할 가능성이 없는지 등의 기준에 부합하면 의뢰를 수락하고, 대학과 정부가 마련해 놓은 재정을 활용하여 관련 분야 연구자들을 섭외한다. 과학상점은 속된 말로 [...]
위클리펀치(451) 3년 동안의 고독
1. 책 두껍게 쓰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제러미 리프킨은 800쪽이 넘는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두뇌과학과 아동발달학 분야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발견되면서 인간이 본래 공격적이고 물질적이고 실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오래된 믿음은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면서 인간은 오히려 근본적으로 “공감하는 종(種)”이라는 새삼스런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우리가 과연 적절한 시기에 지구적 차원의 공감에 도달하여 문명의 붕괴를 막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실 ‘공감-엔트로피의 역설적 관계’ 등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황한 내용들도 있지만 이 책의 근본 주제인 ‘공감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2. 얼마 전 경기도의 한 공공연구기관에서 공동체주택에 대한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연구기관의 부원장, 관련 연구부서의 장, 관련 연구자들을 향해서 긴장된 마음으로 경기도 차원에서 공동체주택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
위클리펀치(450) 봄꽃 만개한 춘사월, 처절한 마음으로 외치는 ‘순애보’
‘참말로 지긋지긋하다. 할 만큼 하지 않았는가. 이제 경제도 생각해야지?’ 2015년 4월 16일, 내일은 세월호 참사 1주기입니다. 언제부터인가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대신하여 위와 같은 말이 중심부로 올라오고, 유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언어폭력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언어폭력을 일삼는 사람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 또한 그와 같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사람들은 해마다 이맘때면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산이나 교외에서 계절의 향연을 즐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추운 겨울을 뚫고 나오는 새순마저 그냥 먹을 수 있는 이 좋은 계절에, 마치 죄인처럼 처절한 ‘순애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재수 없어서 죽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에 심장이 뜯겨나가도, 생떼 같은 아이들의 죽음이 못난 애비, 애미 탓인 것만 같아 그저 오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걷고, 절하고, 굶고, 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