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에서 살아남기2] ‘진짜’ 경제민주화로 ① 재벌만이 아니라 시장 자본주의가 문제
경제민주화를 재벌그룹 개혁으로 좁게 생각하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마치 자유시장 또는 공정시장 원칙을 강화하는 구조개혁을 하면 재벌그룹 오너들의 갑질 작태와 족벌 경영이 사라져 한국 사회에 공정한 세상이 열릴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재벌그룹이 해체 또는 축소되어 독립적 대기업들로 전환하게 되더라도 대기업들에서 인권과 노동권이 드라마틱하게 신장되고 CEO와 임원들의 갑질 횡포, 직장 상사들의 악질적 갑질이 순식간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그룹에서는 종종 총수 일가 형제·자매들 간에 경영권 분쟁과 골육상쟁이 일어난다. 2015년 가을, 롯데그룹의 신동빈-신동주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시작된 논란은 2016년 들어 롯데그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로 확대되었다. 당시 청와대 우병우 전 수석이 총지휘하는 검찰 수사의 칼끝은 롯데그룹 오너 및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 비자금 조성과 탈세 문제로 향했다. 롯데만이 아니다. 2014년 12월에는 대한항공 그룹의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을 일으키며 항공법을 위반하여 2015년 5월의 2심 [...]
이슈진단(152) 샌더스의 꿈, 우리의 꿈
거대한 전환의 시대 한국 사회는 빈부격차와 소득격차, 재벌과 대중소기업, 노동조합과 경제민주주의, 복지국가와 빈곤 등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10월 말부터 서울 광화문 거리는 대규모 촛불시위로 뒤덮였다. 11월 12일에는 광화문에서 시청, 종로의 거리를 뒤덮은 1백만 촛불과 함께 ‘김제동의 헌법학 개론’을 들었다. 1987년 6월의 뜨거운 거리에서 최루탄 가스와 백골단에 맞서 피눈물 흘렸던 과거와는 달리, 엄청나게 큰 거리 축제의 웃음꽃 분위기였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점이 있었다. 이 나라 역사가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다시 한 번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더구나 11월 8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트럼프가 힐러리를 꺾고 당선되었다. 8년째 계속되는 세계경제 대불황의 여파로 미국의 기성 정치판이 뒤집어진 것이다. 세계사 역시 칼 폴라니의 책 제목 그대로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접어 들었다.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시작된 [...]
이슈진단(151) 마을계정 : 관계 줄거리의 정산
사회계정 계정은 영어 ‘account’의 번역이다. ‘account’는 ‘셈’이라는 의미의 ‘count’에서 유래하였다. ‘account’는 계좌, (회계)장부, (정보서비스 등의) 이용계정, 설명 및 해석 등을 뜻한다. 우리 사회의 통념으로는 서로 관계가 크지 않을 이러한 개념이 동일한 단어로 함축되는 이유는 ‘셈’이란 셈의 대상을 일정하게 분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계좌 및 이용계정은 셈의 대상, 장부 및 설명은 셈의 행위를 뜻한다. 사회계정은 분석대상인 사회요소의 구조적 분류(social account)와 분류된 사회요소의 구조적 관계 정리(social accounting)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후자의 경우, 사회적 회계라고 번역되는 경우도 있다. 회계는 (계정)항목 사이의 금전적 관계정리이다. 어떤 물품의 구매를 대차대조표에 기입할 때의 예를 들면, 물품 구매에 쓰인 액수만큼 <비용>항목(차변)에 기입하고, 구매에 따라 재산이 늘어났으므로 <비용>항목 오른쪽 칸(대변)에 <자산>항목을 기입한다. 현금이 줄었지만 물품이 늘었다는 회계적 표현이다. 이처럼 회계가 하나의 사업체 내 항목 간 금전적 관계를 정리한 [...]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헬조선의 불평등, 천조국 따라하기 ⑥ 보수는 왜 박정희를 배신하는가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는 불평등, 분배, 경제민주주의까지 총 3개의 대주제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를 낱낱히 파헤치는 연구 간행물입니다.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제1부 “천조국의 불평등 따라하기”는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새사연 홈페이지에서 주 1회 연재될 예정이며 프레시안에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주) 청와대 권력 2인자로 간주되는 우병우 민정수석은 2014년 임명 시 423억의 재산을 신고했다. 하지만 우병우 가족의 재산이 1천억이 넘는다는 증거가 계속 폭로되고 있다.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합법을 가장한 편법을 동원한 증거들이 폭로된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조윤선 전 민정수석 역시 매년 수십억 단위에서 오락가락 하는 수상한 신고 재산 및 예금액과 연간 5억원에 달하는 수상한 소비지출로 2016년 9월 초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되었다. 우병우와 조윤선 같은 이들은 대한민국 상위 0.01~0.1%에 해당하는 억만장자들(billionaire)이다. 2016년 6월 새로 [...]
[현장보고서] 삼부토건 사례를 통해 본 기업 및 금융민주화와 기업구조조정의 실질적 과제 ②
새사연은 ‘현장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인터뷰, 현장 답사 및 관찰 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현실에서 연구 방향을 찾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연구 목적을 찾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이 바로 새사연이 지향하는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본 글은 새사연 소모임 <빚쟁이 포럼>의 참여자인 김영석님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중견기업 삼부토건의 기업구조조정에 대해 다룬 본 보고서는 새사연 홈페이지에서 연재될 예정입니다. 필자는 지난 1편의 사례에 노동조합원으로서 현장에 자리한 이해당사자 주체입니다. 필자는 법학전공자로서 그가 배운 법적 공정성이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고, 회사가 어떤 개인의 소유물처럼 취급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이해당사자 모두에게 고른 분배가 이루어 질 수 있는 제도적 해법에 대해 고민했다고 합니다. 본 보고서 2편에서는 그 고민의 결과들이 제언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미 해당 제언들을 단체협약이나 정관에 포함시키려 노력해 보았지만 기업 측에서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특히 구조조정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헬조선의 불평등, 천조국 따라하기 ⑤ 재산소득, 상위 1%가 ‘싹쓸이’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는 불평등, 분배, 경제민주주의까지 총 3개의 대주제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를 낱낱히 파헤치는 연구 간행물입니다.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제1부 “천조국의 불평등 따라하기”는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새사연 홈페이지에서 주 1회 연재될 예정이며 프레시안에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주) 장하성과 홍성민 등 야권의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연봉 5천~7천만원을 버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인 소득 상위 10% 또는 20%에서 재산소득이 미미하다는 사실만을 언급할 뿐, 대한민국 1% 부자들의 재산소득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하지만 앞에서 보았듯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상위 1% 인구의 재산소득은 연평균 1억 원이며 그들의 가계소득에서 재산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런데 상위 1%의 부자들의 개인·가계 소득에서 재산소득의 비중이 크다는 것은 역으로 한국경제에서 발생하는 재산소득을 대부분 그들이 가져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이 재산소득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만큼 나머지 인구에서 재산소득은 별 의미가 없는 게 당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