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대혁명
썩었다. 구리다.대한민국 총리를, 장관을 하겠다며 사뭇 당당했던 자들의 실체다. 다행히 저들의 탐욕은 꺾였다. 거짓말 총리와 투기꾼 장관은 ‘자진사퇴’했다. 하지만 정말 스스로 물러난 걸까? 전혀 아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없었다면, 청문회의 야당의원들에게 저들의 썩은 곳과 구린 곳을 곰비임비 귀띔한 민주시민들이 없었다면, 지금 저들은 국민 혈세를 챙기는 ‘높은 자리’에 군림하고 있을 터다. 인터넷이 열어놓은 새로운 소통에 눈길이 쏠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흔히 소셜미디어로 불리는 그 새로운 무기로 민주시민들은 ‘국민청문회’를 열었다. 국민검증 시대, 더 나아가 시민주권 시대라는 진단은 날카롭고 적실하다.미국에서 블로그 활동을 왕성하게 벌이는 크리스 브로건은 평범한 시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며 변화의 물결을 이뤄가는 현상을 ‘아주 작은 혁명’이라고 불렀다. 기실 그가 아니어도 인터넷이 열어놓은 쌍방향 소통을 ‘작은 혁명’으로 규정한 사람은 적지 않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직접 검증에 나선 민주시민들의 눈부신 활동은 아주 작은 [...]
썩고 구린 공직자들 어찌해야 좋을까?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인 그의 딸이 다름아닌 외통부가 실시한 사무관 특별공채에서 유일하게 합격했다. 자유무역협정(FTA) 경제통상의 ‘전문인력’이란다.명토박아둔다. 우리는 지금 자연인 유명환의 유별난 ‘딸 사랑’이나 가족들의 사생활을 따지는 게 아니다. 사생활 존중을 받으려면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유명환과 그의 딸은 무람없이 했다.아버지가 장관인 곳에 필기시험도 치르지 않고 서류와 면접 절차만 거쳐 사무관으로 들어간다? 상식을 갖춘 부녀라면 감행할 수 있을까? 더구나 오직 1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딸은 1차 모집 때 유효기간이 지난 외국어 시험증명서를 제출했다가 탈락했었다.장관 유명환에게 잘라 묻는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무엇이라 말할 터인가.구린 일 알려졌는데도 당당했던 유명환 장관굳이 정색을 하며 묻는 데는 이유가 있다. 조간신문에 그 사실이 보도된 뒤에도 유 장관은 제법 당당했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났을 때 다음과 같이 말했다.“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1차 모집 당시에도 딸만 자격이 [...]
애그플레이션과 식량안보
식량안보 논의가 간과하고 있는 ‘기초식량 안전망’ 또다시 찾아 온 ‘애그플레이션’ 위기감 최근 국제시장에서 주요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위기감이 스멀스멀 확산되고 있다. 6월 이후 두달 사이에 50% 넘게 급등한 소맥(밀)을 비롯해, 주요 곡물인 대두, 옥수수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융위기 직전 2008년 ‘스태그플레이션’의 기억을 되살리게 한다.이번 국제곡물가격의 급등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주요 곡물생산 국가들의 기상재해가 그 계기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이 뒤이어 곡물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되어 있다.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곡물 가격의 갑작스런 변동은 앞으로도 발생할 소지가 대단히 높다고 하겠다.한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나, 투기자금의 곡물시장 유입도 가격 변동의 주 요인이라 할 수 있다. 2008년 당시에도 금융위기를 앞둔 투기자금들이 달러화 자산을 회피하고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곡물과 유가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바 있다. 현재 곡물 [...]
촛불 꺼지던 그곳서 불 밝히다
촛불, 그 아름다운 항쟁이 막을 내린지 옹근 2년을 맞았다. 2008년 오월에 불붙은 촛불은 여울여울 타올라 8월말까지 대한민국 곳곳에 불을 밝혔다. 수백만 명이 100일 넘도록 거리로 나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불렀던 그 나날의 즐거움은, 무람없이 ‘촛불 혁명’으로 불리던 그 나날의 감동은 어느새 빛바랜 추억처럼 다가온다.8월을 고비로 촛불이 시나브로 꺼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터다. 더러는 패배주의에 잠겨 ‘냄비근성’까지 들먹였다. 지금도 틈날 때마다 촛불을 마녀 사냥하는 수구언론의 모습은 또 어떤가.촛불이 시나브로 꺼진 까닭당시 나는 꺼져가는 촛불을 보며 블로그를 열었다. 지금 이 글의 위를 보면 우리 모두가 들었던 촛불이 보일 터다. 첫 글 “촛불혁명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2008년 9월)를 블로그에 올리며 나는 다음과 같이 썼다.“지금은 절망을 노래할 때가 아니다. 국민 대다수인 민중의 힘은 또렷하게 드러났다. 2008년 5·6·7·8월을 달군 촛불의 강은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콧잔등이 [...]
줄사퇴가 한국 정치에 준 교훈
자진사퇴.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들의 줄사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먼저 김태호 총리 후보가 사퇴했다. ‘비리 백화점’으로 질타 받던 신재민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도, ‘쪽방촌’에 투기했던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도 곧이어 물러났다.빗발치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기실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도 청문회를 보며 슬그머니 태도를 바꾸지 않았던가.그래서다. 더러는 한국 정치가 한 걸음 전진했다고 진단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한 사회’론이 진정성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한국정치는 과연 한걸음 더 나아갔을까하지만 냉철하게 바라볼 일이다. 청와대와 수구신문의 ‘진정성’을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 옳다. 새삼 말할 나위 없이 김태호-신재민-이재훈은 이명박 대통령이 ‘발탁’했다. 청문회 초기에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청와대는 이미 알고 있는 문제라고 제법 당당했다. 비단 청와대만 뻣뻣하지 않았다. 어느 후보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미 청와대 검증팀에 스스로 알렸다고 가소롭다는 듯이 언죽번죽 밝혔다. 이 대통령이 불거진 의혹을 대부분 알고도 내정했다는 ‘증거’들이다.물론, 대통령은 8월23일에 앞으로 공직 [...]
청문회의 김/신/조 ‘국민 희롱’
‘김신조’가 나타났다. 국회 인사청문회 안팎에서 나도는 말이다. 김태호-신재민-조현오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자연인 김신조로선 울뚝밸이 치밀겠지만, 청문회를 통과해선 안 될 인물이 누구인지 간명하게 정리해주는 말이다.이명박 대통령이 40대 국무총리를 임명했을 때 신선했다. 개인적으로는 연하인 총리 내정자를 처음 보며 세월을 실감했다.하지만 어떤가. 김태호는 나이만 젊었을 따름이다. 청문회서 드러난 진실은 그가 얼마나 젊음과 무관한가를 입증해준다. 무엇보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은 ‘국민 희롱 죄’다.김태호-신재민-조현오 국민을 희롱한 죄경남도청 직원이 “2년6개월 동안 김 후보자 사택에서 빨래, 청소, 밥 짓기 등 가사도우미로 일했다”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추궁은 사실로 드러났다. 기실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 보도자료를 내어 “한 달에 한두 번 우편물을 정리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정도의 도움을 받은 적은 있으나, 가사를 전반적으로 도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김태호의 해명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괜찮다는 말인가. 진실은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