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가 이명박과 다르다? 소가 웃을 일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박근혜가 다시 화려하게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한껏 과시했다. 2011년 3월31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였다. 이명박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단다. 박근혜는 동남권 신공항은 계속 추진해야 한다며 다음 대선공약으로 내걸 뜻도 비쳤다. 박근혜의 사진은 대다수 신문의 1면에 대문짝만하게 나왔다. 몇몇 언론은 박근혜를 다시 ‘신뢰의 정치인’으로 추켜세웠다. 심지어 박근혜는 “이번을 계기로 우리 정치권 전체가 거듭나야 한다”고 부르댔다. 어떤가. 먼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박근혜는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해야 옳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쟁점이 된 신공항 입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박근혜는 절대 신공항 입지를 말하지 않는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어느 곳일까? 장담하거니와, 박근혜는 두 곳 가운데 하나를 결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두 지역 모두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서다. 어느 [...]
중앙집중식 전력 체제의 전환을 위해
원전 이슈, 안전성에서 발전 체제로 이제 원자력 발전의 전환을 이슈화하자. 일본 동북부의 참사가 방사능 공포로 이어지면서 원전의 ‘안전신화’가 산산이 깨지고 있으나 우리의 관심은 ‘안전 그 이상’에 있어야 함을 감히 주장한다. 과학적으로 원전이 얼마나 안전한가, 경제적으로 원전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가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과학적 평가와 경제적 평가의 내용이 틀렸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방식 자체가 틀렸음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본질은 거대 과학기술이 만들어 낸 ‘위험사회’에 있으며, 경제 이해의 관성에 따라 가속화되는 ‘불평등 사회’에 있다. 위험사회, 불평등사회의 질적인 수준은 아무리 정교한 것일 지라도 수치만으로는 평가될 수 없다.보다 적절한 평가 방식은 ‘사회적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원자력 발전에 있어서는 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747’을 달성한 국가라 할 만하다. 발전규모가 세계 6위의 선진국이며 추가 건설 규모가 러시아, 중국에 이어 [...]
P세대와 R세대, PR의 차이?
정치권력과 신문권력이 서로 부추기며 젊은 세대를 호명하고 있습니다. 처음 그 말을 만든 <중앙일보>는 신문 1면에 다음과 같이 P세대를 정의했습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실체를 인식하고, 애국심(Patriotism)을 발휘하고 있는 20대 젊은 층을 지칭하는 것으로 중앙일보가 만든 말이다. 애국적인 태도 외에 진보·보수의 이분법을 거부하는 실용(Pragmatism)적인 자세를 보인다.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킬 수 있다’(Power n Peace)는 신념을 지녔고 국방의 의무를 유쾌하게(Pleasant) 받아들이며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개성(Personality)세대다.” 물론, 어떤 신문이든 말을 만들 ‘자유’가 있겠지요. 실제로 너무 많은 말을 만들고 있지 않은가요. 문제는 그 말이 얼마나 보편타당성을 지니는가에 있습니다. 보편성도 타당성도 없으면서 어느 신문사가 자신이 만든 말을 여론으로 만들어간다면 ‘직권 남용’ 아닐까요. 2003년과 2011년의 P세대와 삼성 P세대 이야기는 처음이 아닙니다. <중앙일보> 못지않게 삼성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제일기획이 이미 2003년에 젊은 세대에게 쓴 말입니다. 당시 [...]
저축은행 부실과 소비자 금융보호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의 ‘낙하산 인사’ 얼마 전 부산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이후 정부가 바삐 돌아가고 있다. 믿고 저축은행을 이용해 왔던 많은 국민들의 근심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으니 정부가 그 의무를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정부가 하고 있는 일들이 하나같이 생색내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검찰이 앞장 서는 것부터가 그렇다. 검찰은 중수부를 동원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불법대출을 집중 수사하겠다는 서슬 퍼른 목소리를 연일 드높이고 있다. 그러나 불법대출 규모를 밝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저축은행들 사이에서 무한 대출경쟁이 일어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불법대출이 이번 사태의 원인인 양 취급되는 것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를 원천 봉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검찰과 여기에 박자를 맞추는 언론들이 해 온 그간의 모습을 보건대, 불법대출이 어떻게 정치권으로 흘러갔는지에 대한 무성한 보도만 넘쳐나지 않을까 걱정된다.이런 와중에 시스템 진단의 중심이 되어야 할 [...]
정권 잡아보지 그래?
청년실업이 해결할 과제랍니다. 이명박 정권의 ‘경제수장’을 맡고 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입니다. 윤 장관은 2011년 3월16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최근 경기 회복과 함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지만 고용시장에는 몇 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서 “청년층 고용부진”을 꼽았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청년실업이 해결할 과제라는 장관의 말에 반가운 사람들이 참 많을 듯 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봅시다. 황당하지 않은가요? 마치 남 이야기하듯이 해결할 과제라고 짐짓 강조하는 장관의 모습은 ‘입발림’이 아닌지 의문까지 듭니다. 청년실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 한가한 소리 제가 이명박 정권이 모처럼 청년실업을 언급한 말을 두고 입발림이라거나 한가하다고 비평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회의에서 윤 장관은 “서비스업 선진화와 신성장동력 육성 등 다각적인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거시적 정책 아젠다 외에 미시적 측면에서도 고용지원 체계의 효용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얼핏 대책을 고민해왔다는 느낌도 받을 [...]
진보, 민주화세력의 가면?
“이제 가면을 벗을 때가 됐다.” 상대를 이중인격으로 몰아세우는 무례한 언사다. 2011년 3월 <동아일보> 주필은 “입만 열면 인권을 외치는 이 땅의 이른바 진보 민주화세력”을 겨냥해 그렇게 썼다. 그는 무람없이 정죄한다. “당신들은 더 이상 민주화세력도, 진보세력도 아니다.” 그 칼럼을 읽으며 새삼 세월의 변화를 실감했다. 어느새 아득한 추억처럼 빛바랬지만 한 때 그 신문은 한국 언론의 희망이었다. 1970년대 유신체제에 용기 있게 맞섰던 기자들 130여 명이 대량 해직 된 사건만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동아일보>는 전두환 정권과 맞서기 시작했다. 신문 지면에 ‘김중배칼럼’이 나오는 요일이면, 독자들은 감동에 젖어 읽었다. 다른 언론사의 젊은 기자들도 그 신문을 찾았다. <동아일보> 내부에서도 해직사태 이후 해마다 들어온 수습기자들 가운데 민주언론의 의지가 또렷한 젊은이도 많았다. 그 시기 <동아일보>는 전두환 정권이 서울대생 박종철을 고문해 죽인 사건을 집요하게 보도해갔다. 김중배 논설위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