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2008년부터 매 년 진보 정책 연구소 최초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경제, 주거, 노동,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사회로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6년 전망 보고서 역시 총 8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반복되는 공급과잉 우려

부동산경기도 일반 실물경제와 같이 침체와 회복을 반복한다. 2015년 국내 부동산시장은 2010년 이후 최고의 호황국면이었다. 2015년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은 평균 5.6% 상승하였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주택공급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2015년 전국적인 주택인허가 물량은 11월 현재 667,000가구를 넘겨 2014년도 515,000가구는 물론 공급과잉의 우려가 제기되었던 2012년과 586,000가구와 2011년의 549,000가구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공급물량은 국토부가 추정한 적정 공급물량인 연 39만 가구 두 배에 상응하는 물량이다. 공급물량의 확대는 2015년 하반기 이후 미분양 물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전국 미분양주택 통계에 따르면 2015년 11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49,724호로 전월 대비 54.3%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주택이 쌓여가면서 주택시장에는 또 다시 가격하락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미분양주택 문제는 시장의 향배를 바라볼 수 있는 시금석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택이 완공되기 이전에 분양되는 선분양제에서는 주택경기가 상승국면을 기록하면 주택공급이 확대된다. 반면 초과공급에 따라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물량이 쌓이면 조정된 가격으로 시장에서 소화될 때까지 침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2008년 전국적으로 20만 가구 이상 적체되었던 미분양주택은 2007년 주택경기 호황의 결과물이었으며, 2013년 4.1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였던 정부는 2011년 이후 증가된 공급물량을 주택시장의 침체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하였다.

 

 그림1. 전국 미분양 아파트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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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국토교통부

 

실패한 시장정상화

시계추를 3년 전으로 되돌려 국내 부동산시장을 살펴보자. 당시 국내 부동산시장은 매매가격하락과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증가하여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었다. 정부는 2013년 4월 4.1부동산대책을 발표하여 매매가격하락과 전세가격 상승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시장정상화 방안을 제시하였다. 정부의 시장정상화 대책은 매우 간단한 패러다임에 기초하고 있다. 정부는 전세가격상승과 매매가격하락이 이어지는 원인을 주택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에서 찾았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택수요자들이 주택을 매수하지 않고 전세로 계속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매매가격은 하락하고 전세가격은 상승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상황인식에 따라 정부의 시장정상화 대책은 주택시장의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방안으로 우선 공급을 축소하는 방안이 도입되었다. 이를 위해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어 민간업자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었던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은 전면적으로 중단되었다. 공공택지를 공급하던 택지개발촉진법도 함께 폐지되었다.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하던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물량 역시 LH부실을 이유로 큰 폭으로 축소됐다. 그 다음 조치로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이 도입되었다. 연 1~1.5% 금리가 적용되는 수익·손실 공유 모기지 대출과 같은 융자제도도 도입됐다. 국민주택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수익·손실 공유 모기지 대출은 출시 한 시간 만에 완판 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정부는 주택가격상승을 위해 무주택서민들이 주거안정을 꾀하며 모아둔 쌈짓돈까지 쏟아 부었다. 정부가 주택시장의 가격상승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발표하면서 얼어붙었던 주택시장은 회복국면으로 진입하였다. 2014년과 2015년을 경과하면서 거래량은 증가했고, 주택가격은 상승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3% 정도의 가격하락을 기록하였던 서울지역의 아파트가격은 2014년 3.24%, 2015년 5.65% 상승하였다. 주택거래량도 2006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정부는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이전하여 전세시장과 매매시장이 동시에 안정화될 것이라 기대하였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예상과 같이 변화되지 않았다.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2년간 주택가격이 상승하였지만 전세가격도 동반하여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2014년 4.36%, 2015년 6.11% 상승하여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을 능가하고 있었다. 전세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도 증가하였다. 주택임대차 계약 중 월세의 비율은 확정일자 신고를 기준으로 2013년 31%에서 2015년 4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상승과 높아지는 월세전환에 따라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용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이 이루어지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거고, 이를 통해 전세가격이 안정되면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정부의 대책은 실패한 것이다. 무주택 서민들은 높아진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전세 난민이 되어 낮은 전세주택을 찾아 변두리를 방황하거나 높은 월세지출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견디는 것을 강요받고 있다. 또한 전세를 찾지 못한 서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가격으로 분양되는 분양시장에 불안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주택가격 상승을 유도하였지만 서민들의 주거생활은 더욱 악화되고 만 것이다.

 

빚내서 집을 사야 하는 서민들

2013년 4.1부동산 대책이 “빚내서 집사는 정책” 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최경환부총리는 “빚내서 집사라 한적 없다”라고 항변하였다. 하지만 경제부총리의 이러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정부정책은 집 없는 서민들에게 빚내서 집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강요하였다. 2009년 이후 전세가격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치솟고 있다. 연 6%를 상회하는 월세전환률에 따라 월세부담은 더욱 크게 늘어났다. 당장 거주할 집이 필요한 서민들은 치솟는 전세가격을 감당하기 위하여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을 신청하거나 전세난민이 되어 생활의 근거지를 등진 채 조금이라도 낮은 전세 집을 찾아 떠돌아다니고 있다. 도시의 생활 근거지를 떠나지 못하는 젊은 청년들은 자기 소득이 35% 이상에 해당되는 주거비를 월세로 지출하고 소비를 줄이고 숨만 쉬고 있다. 치솟는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일말의 기대감과 더 큰 불안감을 가지고 주택답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있다. 정부는 “빚내서 집사라 한적 없다”고 했지만, 사실상 무주택 서민들은 빚내서 집을 사도록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2015년 부동산시장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호황을 기록하였던 것은 갈 곳 없는 서민들이 정부의 기대와 같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만 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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