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연구 방향을 찾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연구 목적을 찾아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는 것이 바로 새사연이 지향하는 연구입니다. 그리하여 새사연은 ‘현장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인터뷰, 현장 답사 및 관찰 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학교밖 청소년의 특별한 공부방 ‘인디학교’ 20평 남짓한 사무실 한편에 회의탁자가 놓여있다. 얼핏 보면 그저 평범하기만 한 회의 공간은 학교를 그만두고 나와 다시 공부를 시작한 청소년들에겐 더없이 특별한 공부방이다. 공부를 해야 할 양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안 나온다고 해서 벌점을 주는 일도 없다. 대신 학업을 포기했던 친구들이 주눅 들지 않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이 모두를 의무가입비 3만원만 내면(이 비용은 간식비로 활용된다.)

조건 없이 지원해주는 곳이 바로 성북구에 위치한 ‘인디학교’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해 올 1월부터 운영되었다. 지금은 학교에 걸맞은 공간으로는 부족할 수 있지만, 학교 밖 친구들이 언제든 와서 공부하고 간식을 먹고, 또래들과 한바탕 웃고 즐길 곳으로는 충분해 보인다. 사실 오랫동안 공부와 담을 쌓은 청소년들이 다시 연필을 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책을 펴고 의자에 앉는 것만으로 좀이 쑤실 일이다. 사무실 책장 위에는 지난 일주일동안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끙끙대며 만든 영어단어장이 있었다. 어렵지 않은 기초단어일지라도 책상에 앉아 영어를 보고 썼을 청소년들의 노력이 가상해보였다.

김영숙 인디학교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의 참담한 모습을 상기시켜주었다. 수업을 듣는 학생은 한 반에 5~6명도 채 되지 않고, 상당수 아이들이 책상에 엎드려 수업을 포기해 안타까웠다고 한다. 어떤 현직 교사는 학교가 등하교를 점검하고 졸업장을 주는 곳으로 전락했다고 한탄했을 정도라고 전한다. 교육 현장에서는 수업을 따라오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교과를 운영하는 게 현실이다. 기초학력이 낮아 공부는‘언감생심’인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은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다. 인디학교와 인연을 맺은 학생들은 여러 유형이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자는 일 외에 할 게 없었던 아이들, 장시간 폭력에 시달려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아이들, 흡연과 결석 등으로 학교 징계를 받아 결국 자퇴서를 쓰고 나온 아이들, 보호관찰이 필요한 아이들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 교육의 현실 지난해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우리 교육의 문제가 감지된다. 2013년 전국 중3과 고2 전체 학생(약 110만명)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 3개 교과에 대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렀다. 이 결과에 따르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중3 75.8%, 고2 84.6%로 전체 평균 80.2%다. 이는 2012년 대비해 1.3%p 올랐다. 반면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중3.3%, 고2 3.4%로 전체 평균 3.4%로 2012년 대비 0.8%p로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서울지역 중2학생의 기초학력미달 평균은 3.7%, 고2는 5.2%로 최고치다.(교육부, “2013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 2013). 전반적으로 우리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 수준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기초학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도 꾸준히 늘고 있음을 말해준다. 전국적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2012년 한 해 동안 7만4천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뒀다. 이는 초중고 전체 672만1176명 중 1.1%를 차지해 적지 않은 수다. 우리나라 의무교육 과정이 중학교까지임에도 학교를 중단하는 초등학생은 0.6%, 중학생은 1%나 된다. 물론 고등학교 단계에서는 4.8%로 급격히 늘어난다. 이렇게 학교를 그만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등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의 상당수가 ‘학교부적응’을 이유로 꼽았다. 학교 중단자 3만7천여 명 중에서 1만6400여명인 43.9%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났다. 자세히 밝혀지지 않는 ‘기타’의 이유도 41%나 되며, ‘가사'(8%), 질병(5.9%), 품행(2.1%) 순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전경숙?이아름,“경기도 학교밖 청소년 지원방안 연구”,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2013)

물론 각 부처별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대응책들을 시행하고는 있다. 여성가족부에서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청소년쉼터를 통해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여러 사업들을 하고 있다. 이는 해밀교실, 두드림존, 청소년동반자, 청소년 특별지원, 가술청소년보호 등으로, 학업복귀와 자립을 지원하고, 사례관리와 생계지원, 주거 및 생활지원을 위해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중단청소년과 잠재적 학교중단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안학교, 평생교육시설, 지자체 등을 통해 학력취득을 지원하거나 예방사업을 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고용지원센터나 산업인력공단을 통해 무직이나 비진학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훈련과 취업지원을 한다. 보건복지부는 청소년자활지원관을 통해 빈곤청소년을 대상으로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학업을 중도에 그만둔 아이들이 선뜻 발길을 옮기거나, 지원을 받을 곳이 마땅치가 않다. 부처별로 여러 사업들을 시행하나, 펴고 있는 사업의 가짓수에 비해 광범위한 학교밖 청소년들의 지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학교를 중단한 아이들의 절반은 검정고시로 학업을 이어가거나 대안학교로 진학하기도 하나, 나머지 절반은 아르바이트, 가출, 칩거, 배회, 비행 등 힘겹게 살고 있다…………..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PDF 아이콘을 눌러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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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보고서] 이 학교 밖 청소년을 품은 ‘인디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