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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요한 보건의료 정책은 거의 대통령 선거를 통해 준비되고 당선 후 실행된다. 그러므로 보건의료 분야의 2018년 전망은 대통령 선거 전후를 통해 만들어진 관련 정책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그에 정치적 의미를 덧붙여서 분석하고자 한다.

2017년 5월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시작 전 몇 달 동안 가질 수 있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당선 후 곧바로 국정 운영을 시작하였다. 대신 3개월 정도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통해 나라 운영에 관한 여러 방면의 것들을 준비했다. 그래서 선거운동 기간에 발표되었던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과 당선 이후 정리된 정책공약집,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과 2018년 사이의 단기 보건의료정책을 중심으로 세 분야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때를 제외하고는 진보 성향의 대통령이든 보수 성향의 대통령이든 최근 몇 번의 대통령 선거와 정부를 거치면서 두드러지는 모습은 점점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과 기조가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는 성과는 없었지만 그래도 보건의료 개혁에 힘을 쏟았고, 주치의제도를 비롯한 일차보건의료 정립을 위해서 애를 썼다.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는 여러 정치적 이유와 무관심 속에 보건의료 정책은 큰 줄거리나 방향성 없이 선심성 공약으로만 채워지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형성된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를 등에 업고 당선이 되었지만 경제 분야나 일자리 정책이 우선시 되었고 그 외 분야들은 다소 등한시 되는 경향성을 보였다. 이는 보건의료의 안정과 성장을 통해 국민들의 지속적인 건강 확보뿐만 아니라 이 분야를 통해 경제 효과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면을 간과한 정책 입안자들의 무지로 보여 안타깝다. 이에 대해서는 본문에서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는 과정보다 보건의료 정책이 좀 다듬어지고 방향성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이는 정책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하는 시민들의 바람과 공약 만들기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노력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 보건의료 정책 기조 살펴보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보건의료 정책을 선거 전후를 통해 간단히 평가하면, 중심 기조가 없고 이전 정부처럼 다소 선심성 공약에 치우치고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대통령 선거 기간에 여러 기관들의 평가에서 보여주었듯 정의당의 보건의료 공약이 그나마 줄거리를 가지고 있었고, 그 외의 정당들은 비슷하게 한국의 보건의료 개혁 과제가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선거 이전에는 더불어민주당 내 몇몇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여러 내용들을 내놓았다.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당시 민주연구원 원장)은 2017년 4월 24일 보건의료 전문 언론들이 주최한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보건의료 정책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보건의료 정책 기본 방향(기조)으로 4가지를 제시한다. 이것은 관련 분야 전문가인 김용익 전 원장의 신념이기도 하고, 한국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가져야 할 보건의료 정책 기조가 잘 배합되어 있다.

 

  1. 사회정책으로서의 위상 강화 및 공공성 회복:  ㉠ 보건의료정책 위상강화    ㉡ 보건의료 분야 공공성 회복
  1. 건강보험의 보편적 보장성 강화 및 지속가능성 확보
  2.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과 의료 양극화 해소:  ㉠ 일차의료 강화    ㉡ 의료기관간 역할 재정립   ㉢ 찾아가는 보건서비스와 건강증진사업 확충
  1. 보건의료산업 성장 동력 확보와 좋은 일자리 창출

 

하지만 이러한 기조가 당선 이후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것인지는 정식 정책공약집을 분석해 봤을 때 그다지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 즉 김용익 전 원장의 혼자 생각이었다는 말이거나 공약에 적극 반영되지 못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팀에서 재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 4월 7일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협회 대선참여운동본부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현행 저부담·저수가 의료수가 체계를 적정부담·적정수가로 전환하는데 집중하고, 의료적 필요성이 인정되면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의료계의 오랜 숙원인 1·2·3차 의료기관(이는 잘못된 명칭으로서 의료기관 간 종별 구분, 또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이라고 구분해야 옳다) 별 역할 재정립과 동네의원 살리는 일차의료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역시 중요한 내용이긴 하지만 의사단체의 구미에 당기는 것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한 것 같고 문재인 후보의 캠프와는 상관없이 발표된 듯 한 인상을 주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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