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시리즈는 불평등, 분배, 경제민주주의까지 총 3개의 대주제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를 낱낱히 파헤치는 연구 간행물입니다. 헬조선에서 살아남기 시리즈 제1부 “천조국의 불평등 따라하기”는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새사연 홈페이지에서 주 1회 연재될 예정이며 프레시안에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주)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2016년 3월에 발표된 IMF(국제통화기금)의 <아시아의 불평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3월 16일자 신문기사) 우리나라에서 잘 사는 소득 상위 10%가 전체 가계/개인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현재 45%이며 이것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즉 한국은 가장 소득이 높은 상위 10%가 평균적인 서민 가정에 비해 4.5배나 많은 소득을 올려 아시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이다. 싱가포르는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이 42%이고 일본 006역시 41%로 우리보다 낮다. 더구나 뉴질랜드(32%)와 호주(31%), 말레이시아(22%)는 한국에 비해 훨씬 평등한 나라들이다.
IMF의 <아시아 불평등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대적으로 평등한 나라였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순식간에 불평등한 나라로 변화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 변화의 속도가 아주 급격하다. 1995년만 해도 한국의 소득 상위 10%는 전체 국민소득의 29%를 가져갔다. 그런데 18년 뒤인 2013년에는 그것이 45%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다른 아시아 나라들에서는 그것이 불과 1∼2% 늘어난데 그쳤다.
소득 상위 10%에는 연봉 7천만 원 이상의 모든 월급쟁이들도 포함된다. 즉 은행과 증권사, 재벌계 대기업의 과장급 이상 직장인들과 임원들은 모두 소득 상위 10%에 속한다. 또한 여기에는 연봉 1억5천만 원에 재산 20억이 넘는 최상위 1%도 포함된다. 그런데 가장 부유한 이들 중 소득 상위 1%가 전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다. 1995년에만 해도 7%였는데 18년 뒤인 2013년에는 12%로 올라간 것이다. 즉 1995년에는 가장 부유한 1%가 평균 소득의 7배를 벌었는데, 이제는 12배를 벌고 있다. 이 역시 아시아 최고 수치이다. 다만 소득 상위 1%가 가계소득의 14%를 가져가는 싱가포르에 밀려서 2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하지만 1995년 이후 상위 1%의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에서만큼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 1위이다.
소득분배 불평등이 시작된 것은 1995년
우리나라의 경제 불평등은 아시아만이 아니라 세계적 기준으로도 심각하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용 근로자 임금을 기준으로 가장 못 버는 최하위 10%와 가장 잘 버는 최상위 10%의 임금을 비교할 때 한국의 그것은 4.7배(2013년)로 OECD 33개 회원국 중 4번째로 불평등이 심하다. (장하성, <왜 분노해야 하는가>, 62쪽). 게다가, 이 비교 수치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임시직 노동자(알바 및 비정규직)와 저임금의 소기업 노동자까지 새로 포함하면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진다. 가장 돈을 못 버는 최하위 10%와 가장 돈을 잘 버는 최상위 10%의 임금 격차가 무려 5.9배에 달하는 것이다. (앞의 책, 63쪽).
그런데 그림 1은 우리나라에서 소득 불평등이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의 10년 기간 중에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는 점 또한 명백하게 보여준다. IMF의 위 <아시아 불평등 분석> 보고서 역시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은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동아시아의 네 마리 용’과 함께 높은 경제성장과 공정한 분배라는 두 마리 새를 동시에 잡은 드문 나라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1990년대 중반 이전 시기란 바로 대부분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 등 군인 출신 대통령이 집권했던 이른바 개발독재의 시기이다. 그 시기는 야권의 경제학자와 정치인들이 이른바 ‘중상주의적’ 국가 주도, 재벌 주도 경제성장 체제이며 또한 그들이 ‘비정상적인 시장 경제’ 또는 ‘사회주의적 계획경제 또는 관치경제’라고 맹렬하게 비난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그렇게 비난하는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장하성 교수의 책에 나오는 통계적 사실 역시 오히려 그 기간 동안에 불평등이 완화되었다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그림 1은 빈익빈 부익부의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지는 시점은 매우 공교롭게도 1990년대 중반부터이며, 이 기간은 김영삼 문민정부와 김대중 민주정부가 집권한 시기라는 것을 명백한 통계적 사실로서 보여준다.
재산소득과 사업소득, 근로소득을 모두 합한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볼 경우에도 불평등은 과거에 비해 심각해졌다. 더구나 종합소득 불평등은 노동소득(근로소득) 불평등보다 그 정도가 훨씬 더 심각한데, 주목할 사실은 종합소득의 불평등 역시 1990년대 중반부터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림 2에서 보다시피,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상위 10%의 개인 종합소득이 총소득(개인소득)에서 차지하는 몫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0%를 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가장 잘 버는 상위 10% 개인의 종합소득이 개인 평균 종합소득의 3배를 넘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그 수치는 1979-1995년의 기간 중에 거의 변동이 없었고 그만큼 종합소득 불평등이 거의 악화되지 않았다. 이 점은 가장 부유한 소득 최상위 1%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최상위 1% 개인의 종합소득은 개인 평균 종합소득의 7.2배(1979년)에서 6.9배(1995년)로 그 기간 중에 오히려 줄었다. 빈부격차가 그 기간 중에 오히려 완화된 것이다.
하지만 1995년부터 대반전이 시작된다. 1995년부터 시작하여 최근인 2013년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개인소득의 불평등 즉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이것은 김대중 + 노무현 민주정부 집권기인 1998-2007년의 10년을 포함하며 또한 이명박 + 박근혜 보수정부 집권기인 2008-2013년도 포함한다.
*표와 그림을 포함한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의 pdf 파일을 다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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