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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분기(4∼6월) 한국경제는 전기비 대비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1분기의 0.5%보다는 0.2%포인트 상승했지만 작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0%대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경제의 특성상 전기비 대비 1%는 성장해야 어느 정도 성장을 했다고 인정할 수 있으나, 작년 3분기처럼 금리인하와 대규모 추경을 하지 않고서는 이제 분기별 1% 성장은 요원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금년에도 연초 정부에서 제시했던 금년 성장률 목표치인 3.1%는 물론 한국은행에서 전망했던 3.0%도 달성하기 어렵게 되었다. 성장률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기준금리를 1.25%까지 낮추고 하반기 국회에서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통과시켰지만 2년 연속 2%대 성장과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저조한 성장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성장률 추이만을 놓고 본다면 장기간에 걸쳐 성장률이 잠재성장을 하회하는 침체 현상이 2012년부터 5년째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IMF 등 국제기관에서는 향후 수년간 한국경제가 이 같은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물가는 작년 4월에 전년동월 대비 0.4%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금년 2월에는 1.3%까지 회복되기도 하였으나 최근 들어 다시 0%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물가가 아직 마이너스 까지 떨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추세상으로는 다분히 ‘디플레이션(deflation)’적인 성격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국가 전체의 부채규모는 가계부채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4%로 비교대상인 18개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금년 들어서도 가계부채 증가에 가속도가 붙어 2분기 말 가계신용잔고가 1,257조원에 달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증가속도인데 2분기의 증가분만 보더라도 전분기 대비 33.6조원이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125.7조원이나 늘었다. 경제성장 속도보다 부채의 증가속도가 월등하게 빠른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개인들(민간) 입장에서는 돈을 열심히 벌어서 빚을 갚고 더 좋은 미래를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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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의 소득불평등 등 양극화 지표들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8월초 국회입법조사처가 WTID(The World Top Income Database)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한국 소득 상위 10%의 소득집중도는 44.9%였다고 한다. 특히 한국의 소득 양극화는 그 수준뿐만이 아니라 빠른 증가 속도 때문에라도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2000년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35.8%였고, 2008년에는 43.4%로 크게 벌어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고 한다.

이 같은 구도는 금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극화의 가장 큰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저성장을 바탕으로 저소득층과 청년층의 실업률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 6월 청년실업률은 10.3%로 이미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경제가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 구조 하에서 양극화 지표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낙수효과가 소멸되고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 독보적인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이미 GDP의 20%를 넘어서고 있고,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의 28%를 넘어서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악순환의 원인: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정책

국내경제가 악순환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1차적인 원인은 정부의 거시부양정책이 현실에 맞지 않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즉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 경제는 거대한 매크로 레버리지(가계부채 + 기업부채 + 정부부채)로 인해 구조적으로 변해가고 있는데, 정부의 정책은 금융위기 이전의 안이한 정책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2.75% 이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총 6차례에 걸쳐 1.25%까지 인하시켰고, 거의 매년 추경을 실시하는 등 강도 높게 재정적자를 확대시켜 왔다. 이는 실로 국가 전체의 부채를 늘려 경기를 회생시키려는 구시대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림3]에서 볼 수 있듯이 박근혜 정부의 경기확장 정책은 부채증가와 더불어 단순한 케인지안적 승수효과를 기대한 발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경제가 이미 이러한 단순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구조적 변화를 이미 상당부분 진행해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추경을 추진했지만, 단언 컨데 적어도 내년 임기 말까지는 승수효과를 통한 경기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서 향후 몇 년간 더 우리경제에서 회복세는 고사하고 오히려 소득불균형과 각종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상이 더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증거로 댈 수 있는 것이 피케티(Thomas Piketty)가 21세기 자본에서 제시했던 바와 같이 ‘자본/소득 비율’이 우리 경제에서도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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