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서비스의 ‘시장화’와 OECD 주요국의 변화들
돌봄서비스의 ‘시장화’는 다양하게 해석되면서 ‘민영화’나 ‘상업화’로도 불리고 있다. 여러 개념들 중에서도 시장화된 돌봄서비스가 한 마디로 ‘서비스 공급자간 경쟁과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불러왔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즉, 돌봄서비스의 공급자 유형이 공공, 비영리, 민간, 영리 등 다원화되고, 정부의 재정지원도 공급자 지원에서 바우처 등을 통한 이용자 지원으로 변화되고, 공급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용자 선택권도 강화되는 게 돌봄서비스 ‘시장화’의 핵심이다.
Gabrielle Meagher and Marta Szebehely(2013) 연구에서는 돌봄서비스 시장에서 민간 행위자의 포함 여부와 시장 관행 여부에 따라서 ‘시장화’를 정의하고 있다. 돌봄서비스의 비시장 관행에서는 민간행위자를 포함할 경우는 경쟁 없이 위탁하거나, 공공부문이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시장 관행에서는 경쟁 기재를 도입해 위탁의 경우에도 공급자간 경쟁을 높여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소위 ‘소비자 선택모델’을 도입하고, 공적부문으로 민간행위자의 진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예전에는 민간 행위자로는 비영리기관 등이 다수였다면, 현재는 영리기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영리 민간 행위자가 확대되면서 서비스의 질적 수준, 소비자의 선택권, 가격경쟁력 등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외국에서 돌봄서비스 영역의 시장화 전략이 대두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국가 재정의 효율성을 위해서다. 둘째는 시장화를 통해 공급주체들 간의 경쟁으로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대한 기대다. 셋째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목적들이 제대로 달성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며 복지국가의 유형별로 보더라도 시장화의 정도나 결과 등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북유럽 노르딕 국가들에서 1990년대 이후 사회서비스이 시장화를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그 속도가 더딘 반면, 영국이나 미국은 그 흐름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 나오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다.
돌봄서비스의 시장화 전략은 OECD 주요 국가들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다. 돌봄서비스의 공급 방식 역시 민간기관의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 선택을 보증하려는 취지라고는 하나, 사실상 민간 중심의 인프라 확대 전략 그 이상이 되고 있지 못하다.
돌봄의 시장화는 OECD 국가별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국가별로 이용자 선택, 제공기관 간의 경쟁, 서비스 시장화, 민영화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돌봄서비스 공급주체의 다원화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에 따라 재정방식이나 공급주체의 성격, 서비스 품질관리 방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OECD 주요국의 돌봄서비스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각 정부의 재정지원방식이 보조금이나 서비스 구매계약, 위탁계약 등과 같이 제공기관에 직접 하거나, 바우처나 서비스 요금 지불을 통한 이용자 지원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돌봄서비스의 공급주체의 구성이 정부주도 모형에서 영리부문주도 모형까지 다양하나, 대체로 공공부문의 역할이 감소하고 민간 주도의 민영화에다 상업화 추세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공급주체의 변화로 민영화의 효과가 큰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나라별로 돌봄서비스에 대한 재정지원방식과 공급주체의 변화로 품질관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분야에 영리기관이 급증하면서 나라마다 최소 품질 보증 수단을 마련하려고 하나, 공적 기관이 직접 공급하지 않고 이용자에게 지원할 경우 질적 수준을 담보하기 어려운 문제가 커지고 있다(표 참조).
결과적으로 OECD 주요국의 돌봄서비스 공급주체가 다원화되면서 국가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은 축소되고, 대신 민간이 서비스 제공의 주체가 되고 있으나 대인서비스의 질 관리가 취약하고, 취약한 이용자에게는 더 위험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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