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금융·의료·철도 빗장 모두 풀어버리나
규제 완화와 개방, 그리고 민영화안녕하세요. 경제기사를 읽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이번 주(11월 마지막 주)는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 정책이 유독 많네요. 시끄러운 정치에 대해서는 입을 꼭 다물고, 자신의 원래 신념인 줄푸세를 조용히 실천하는 중입니다.금융위원회는 지난 달 27일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신제윤 위원장은 이 방안이 박근혜 정부의 금융 청사진이라면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가장 큰 주제는 새로운 시장과 역할을 찾아 나서는 금융회사에 '무한한 기회'를 열어주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경쟁의 압력'을 통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며 "(금융사 간) 경쟁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고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겠다"고 말했습니다.그는 심지어 "세계적인 추세가 재규제에서 약간씩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는데요. 제대로 거시 건전성 규제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규제 강화가 제대로 안 돼서 새로운 금융위기를 맞을 거라고 경고한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
종합부동산세, 그리고 부동산 소유의 오래된 비판
국세청은 지난 24일 올해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 24만7천명이고 금액이 1조3천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아파트 가격이 내려서 세금 납부자는 다소 줄었지만 토지가격이 올라서 지난해보다 과세액이 7% 늘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보육복지와 노인연금복지 재원조달 문제로 국가재정운용이 민감한 시기여서 세수가 늘었다는 대목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종합부동산세는 지난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대표적인 감세대상이었다. 참여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고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금의 새누리당의 극렬 반대를 무릅쓰고 2006년 도입한 것이 종합부동산세였다. 그 후 2007년 종합부동산세 세수 실적이 무려 2조4천억원을 넘기면서 상속세나 증여세보다도 훨씬 큰 규모가 됐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법을 개정해 과세 대상을 대폭 줄였고 그에 따라 조세도 크게 줄었던 것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이것조차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최근에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인 재산세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는 [...]
새로운 노동통계 지표, 개방과 정확성이 필요하다.
지난 11월 14일 통계청은 내년 11월부터 실업률을 보조해 줄 지표로 “노동 저활용 지표”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지만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노동자들’을 반영하는 실업률 통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정부(통계청)의 공식 실업률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금까지의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실업률 무엇이 문제였나?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10월 현재 우리나라의 공식실업률은 2.8%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가장 실업률이 높은 것은 20대 청년층으로 7.9% 수준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전체 실업률, 청년 실업률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실업률에 비해 청년실업률이 높기는 하지만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업률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은 금방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노동시장을 가진 국가이다.하지만 이러한 실업률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들에 직면해 왔다. 많은 청년들은 [...]
경제의 발목을 잡는 정치
“마치 영국 날씨 같다.” 아내와 함께 아버지의 병문안을 가는 길, 차창 밖으로 내다본 풍경은 스산했다. 우리는 1996~1997년 겨울을 영국에서 보냈다. 외환위기는 외국에 있는 사람에게 훨씬 더 절박하다. 한국에서 똑같은 돈을 부쳐도 파운드화로 바꿀 때마다 형편없이 줄어드는 상황을 매달 겪었다. 소문처럼 모라토리엄이라도 선언하는 날에는 우리 가족은 영락없이 국제 거지가 될 판이었다. 설령 한국에 수십억원의 재산이 있다 하더라도 단 1원도 달러나 파운드로 바꿀 수 없을 테니….물론 지금 한국 경제는 그때보다 낫고 나는 한국에 있다. 하지만 이번엔 세계 전체가 2008년 금융위기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지난 30년간의 ‘금융화’가 원인이다. 오랫동안 낮은 이자율과 부동산과 금융시장의 버블 속에서 나라, 기업, 가계 모두 빚의 무서움을 잊어버렸다. 미국이 주도해서 전 세계가 빚을 “레버리지”라고 부르면 최신 경영기법쯤으로 여겼다. 다행히 한국 기업은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건전성 [...]
[정태인시평]천재들의 고백 “글로벌 장기 침체, 새로운 정상”
'천재들'의 개과천선? 안녕하세요? 경제 기사를 읽어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제가 대학원 다니던 1980년대 후반, 한국에서는 사회 구성체 논쟁이 한창이었죠. 그때 저는 구체적 현상분석과 정책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로버트 라이시의 글을 읽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떠오르는 3대 천재로 일컬어지던 사람들이 래리 서머스(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그 사람입니다), 제프리 삭스, 폴 크루그먼이었습니다. 스티글리츠나 라이시는 이들보다 한 세대 위의 학자죠.이 중 가장 시장 근본주의자에 가까웠던 서머스가 11월 8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연구자총회에서 한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크루그먼은 16일 "저주받을 서머스"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격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18일에는 삭스가 이 둘을 비판하는 글을 <허핑턴포스트>에 실었죠. 3대 천재가 다 등장한 셈입니다.(☞ 래리 서머스 : IMF Annual Research Conference)(☞ 폴 크루그먼 : Secular Stagnation, Coalmines, Bubbles, and Larry Summers) (☞ 제프리 삭스 : Why We Need a New [...]
서울에 움튼 폴라니의 사상
자신의 얘기, 그것도 은근슬쩍 자화자찬이 들어간 얘기를 쓰는 건 영 낯간지러운 일이다. 마치 아버지한테 받은 선물을 자랑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아이를 본다거나, 어떻게든 자식 자랑을 이야기 속에 슬그머니 끼워넣으려 머리 굴리는 게 뻔한 엄마를 보는 것 같을 테니 말이다.하지만 내 생각에(!) 지난 11월5일부터 7일까지 서울시가 주최해 열린 ‘국제사회적경제포럼(Global Social Economy Forum 2013)’은 여러 모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실 한국에서 ‘사회적 경제’는 야릇한 존재였다. 학자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동시에, 작금의 협동조합 붐에서 보이듯 현실에서는 열광의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은 사회적 경제의 정의와 의미, 각 주체가 해야 할 일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사회적 경제 운동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서울을 비롯해서 퀘벡(캐나다), 에밀리아로마냐와 볼로냐(이탈리아), 교토와 요코하마(일본), 퀘존(필리핀), 전북 완주 등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와 샹티에(캐나다), 레가코프(이탈리아),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한국) 등 주요 단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