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말기, 대위기 찾아온다?
안녕하세요? 경제 흐름을 읽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지난 7월 24일 최경환 부총리가 새 경제정책팀의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거시 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말로 요약되는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습니다. '부채 주도 성장 정책'우선 주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대출을 일으켜 8.5조 원을 공급하고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의 정책금융을 10조 원 늘리는 등 총 41조 원에 이르는 돈을 동원하겠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부채로 돈을 공급하겠다는 겁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이 1분기에 비해 0.6%(2013년 2/4분기 대비 3.6% 증가)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2014년 2/4분기 실질국내총생산(속보) ⓒ한국은행 프레시안 독자들은 분기마다 위 표를 보셔서 이제 익숙하실 겁니다. 1/4분기의 0.9%에 비해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주로 민간 소비가 0.3%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번 말씀 드린 대로 정부가 성장률을 전망할 때 소비증가율을 3%로 상정한 건 몇 년간 반복해서 저지른 잘못입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서 [...]
위클리펀치(416) 새로운 경제활성화 정책으로 고용 증대 가능할까?
위클리펀치 416호 : 경제활성화 정책으로 고용 증대 가능할까? 규제완화와 사회서비스의 민간 참여 확대, 국민 위한 정책 아니다지난 8월 6일 정부는 2014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경제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근로소득 증대세제” 신설, “배당소득 증대세제” 신설, “기업소득 환류세제” 신설을 통해 내수를 증진시키고 고용을 확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정부, 내수 증진을 위한 세법 개정안 발표 이번에 발표된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법인세 감면 등과 같은 기업 지원을 통해 투자를 활성화시켜 성장과 고용 확대를 추구하는 정책과는 다른 소비 활성화를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3대 패키지 세제는 기업으로 하여금 내부 유보금을 줄여 투자에 나서도록 하는 한편, 임금과 배당을 증대시켜 가계의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세법 개정안을 [...]
세월호와 중도 노선
원래는 교황의 방한에 맞춰 ‘교황의 경제학’에 관해 쓰려고 했다. 몽골 출장 길, 비행기 안에서 읽은 자료도 그랬다. 작년 11월 ‘복음의 기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수경제학(부자들의 돈이 넘치면 가난한 이들도 잘 살게 된다)은 엉터리”라고 선언한 이래 경제학자나 저널리스트들이 뭐라고 언급했는지 궁금했다. 아니나 다를까, 온갖 험담이 쌓여 있다.하지만 불과 3박 4일 만에 돌아온 이 땅에서 경제 얘긴 그저 한담에 불과했다.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인터뷰, 그리고 이른바 ‘486 정치가들의 조선일보 인터뷰(8월 9일자)는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절망스러웠다.이들은 ‘중도’에서 회생의 길을 찾았다. 선거에서 중도를 취하는 건 분명한 이론적 근거를 가진다. 4㎞ 쯤 되는 골목에 살림살이가 고만고만한 집들이 100m에 하나씩 있다고 하자. 여기에 어슷비슷한 두 개의 상점이 동시에 들어선다면 어디에 가게를 세울까?답은 골목의 정중앙, 즉 2㎞ 지점에 나란히 세우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
위클리펀치(415) 이번에도 농업을 버리고, 국민을 포기하는가?
위클리펀치 415호 : 이번에도 농업을 버리고, 국민을 포기하는가? ‘수입쌀의 관세화’는 해답이 되어줄 수 없다 장마같지 않은 장마가 지나고 무더위만 더해가는 요즘, 전국의 농민들은 땡볕아래 논을 갈아엎고 있다. 마늘밭도 갈아엎고, 배추밭도 갈아엎었는데 이제는 논이다. 지난 7월 18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해 관세화가 불가피하고도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며 올해 9월까지 관세율을 정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전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의무수입 vs 관세화 1994년 체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 이후 우리는 20년 간 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대신 의무수입물량의 수입쌀을 들여오고 있었다. 올해 의무수입물량은 약 40만 톤이다. 이제 협정에서 약속한 시간이 모두 지났다. 기존처럼 의무수입물량 도입을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쌀 시장을 개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대뜸 관세화를 선언했다. 정부의 생각은 이렇다. 수입쌀에 최소 300% 이상의 관세를 붙일 경우, 우리쌀보다 수입쌀이 비싸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
교황과 최경환의 경제학
요즘 어느 주제든지 내 강연은 만화 하나로 시작한다. 가운데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 있다. “1%”라는 글씨가 박힌 모자를 쓴, 뱃살 두둑한 부자가 그에게 묻는다. “낙수경제학(trickle-down economics)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어떤 마르크시스트, 공산주의자, 리버럴이 당신한테 그런 생각을 심어줬지?” 낙수경제학이란 부자들의 물그릇이 가득 차면 이윽고 그 물이 넘쳐 흘러 가난한 사람들도 잘살게 될 거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우선 파이를 키우자”는 성장론자들의 주장이다. 미소를 머금은 교황은 왼손 엄지로 뒷사람을 가리킨다. 거기 후광이 빛나는 한 사람이 서 있다. 바로 예수다. 실제로 교황은 작년 11월에 발표한 <복음의 기쁨>, 2장에서 낙수경제학을 강하게 비판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독재”라고 단언했다. 지난 24일 최 부총리는 새 경제정책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기금에서 대출을 일으켜 8조5000억원을 공급하고 정책금융을 10조원 늘리는 등 부채로 총 41조원에 이르는 돈을 동원하겠다는 [...]
“이 돈으로 세금을? 살짝 미쳤다고들 했죠”
지금 유럽에서는 여러 개의 지역화폐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지역화폐(Community Currencies)를 활성화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유럽연합 지역발전기금(ERDP)이 출연한 돈은 총 400만 유로. 이 자금을 지원받아 영국·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 등 많은 유럽국가에서 다양한 방식과 형태의 지역화폐 시범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2년 전부터 유통되기 시작한 영국의 브리스톨파운드는 그들 중 가장 넓은 화폐공간을 가진 지역화페로, 최근에 가장 뜨고 있는 '스타' 화폐다. 도심인구 43만 명. 외곽지역까지 합할 경우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살아가는 브리스톨 지역에서 새로운 화폐실험이 시작된 배경에는 몇몇 시민사회 운동가들의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도전정신이 숨겨져 있다. 현재 영국을 비롯해 유럽 각지에는 작은 공동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풀뿌리 지역화폐가 다수 존재한다. 현재까지 실험된 바에 따르면, 지역화폐는 호혜적 관계망이 살아 있는 곳에서는 어느 정도 작동되지만 이 영역을 넘어서게 될 경우 구매력이 저하된다는 것이 정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