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논리에 갇힌 빅데이터
중국의 IT 분야 핵심 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극한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를 IT 해적으로 간주하고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하였다. 그에 발맞추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퀼컴과 인텔은 프로세서 칩을, 영국의 ARM은 반도체 설계 공급을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덧붙여 미국 정부는 자국과 동맹국들이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태를 보는 논자들의 입장은 대체로 일치했다. 미국과 중국이 기술 패권을 둘러싼 첨예한 전쟁에 돌입했다고 보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못 막으면 머지않아 실리콘밸리가 무너질 것이며, 그 여파로 패권 국가 지위를 중국에 내주어야 한다는 두려움을 품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도대체 무엇이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에 대해 이토록 강한 경계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일까?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은 단연 AI 인공지능이다. 미국과 중국은 현재 AI 기술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AI [...]
5.18에 돌아보는 광주형 일자리의 의미
광주 5.18묘역 참배객들의 분주한 발길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1980년 5월 그 순간으로부터 39년의 세월이 흘렀다. 내년이면 4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40년!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5.18에 의해 인생행로가 결정되었던 세대들은 아직도 5.18을 엊그제 사건처럼 기억한다. 하지만 아래 세대로 내려가면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학 1학년에게 5.18은 필자가 1981년 대학에 입학했을 무렵 떠올린 일제 식민지 시대 말기와 진배없을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음에도 5.18은 여전히 찬이슬을 머금은 새벽별처럼 사람들 가슴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무엇이 5.18을 그토록 빛나는 역사로 만들었을까? 민주화 정착이 오래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민주화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환경에서 이루어졌음을 간과한다. 군사독재 시대에는 분단 체제를 배경으로 삼중사중의 억압 장치가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었다. 그렇게까지 완벽한 억압 체제를 구축한 나라는 전 세계 [...]
기업 경영자는 반드시 보수적이어야 하는가?
최근 홍남기 부총리의 행보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예로 진보 성향 모 언론 매체의 기사 제목은 “홍남기호 50일, ‘청와대 바지사장’ 예상 뒤집고 거침없는 우클릭”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시정 방침인 소득주도 성장론에 맞서 역주행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홍 부총리의 행보를 거침없는 우클릭으로 보는 근거는 의외로 단순하다. 홍 부총리가 경제 정책의 무게 추를 시장과 기업으로 이동시키면서 기업의 투자 활성화에서 경제 회생의 동력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통념이 액면 그대로 반영된 시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장과 기업 세계는 보수적 원리가 지배하고 있는 만큼 그런 세계에 동화되자면 우클릭이 불가피하다는 통념이다. 통념은 시장의 핵심 주체인 기업 경영자는 보수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암묵적 전제 위에서 작동하고 있다. 최근에 만난 벤처기업 경영자는 과거 민주화운동 한복판에 있었고, 사회 정치 [...]
사람중심 경제로의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이렇게 초겨울 찬바람이 불면 2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 즈음 광화문 광장을 덮친 초겨울 찬바람은 촛불의 뜨거운 열기로 희미하게 녹아 내렸었다. 촛불 시민들의 소망은 소박했다. 기득권에 맞설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켜 갑질을 근절하고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시키면서 복지를 늘리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라 믿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의 여망을 실현하는 방향에서 상당한 위지를 갖고 노력했다. 입장과 의지만 갖고 본다면 크게 나무랄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선한 의지가 선한 결과까지를 보장하지 않았다. 시장에 대한 국가의 우위가 사라진 조건에서 자동화, 해외이전, 사업 축소 등 각종 시장의 역습은 정부의 정책을 무참하게 무력화시켜 왔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참담하게 지켜봐야 했다. 이 시점에서 남북관계 진전에도 불구하고 경제 정책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던 노무현 정부 모습이 새삼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보의 문제 해결 능력 상실로 혼돈 속으로 [...]
[역사의 과도기, 혼돈의 진보 ⓷] 차기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상당히 섣부른 이야기일 수 있다. 관심을 드러내는 사람도 많지 않다. 언론에서도 이를 다루는 경우가 별로 없다. 하지만 이면에서는 차분하게 검토되고 준비되어야 사항이기도 하다. 과연 차기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진보는 이 지점에서도 혼돈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권 주역은 시대가 선택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는 시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명제는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자칫하면 모든 결과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대는 주객관적 요인, 가능성과 한계, 긍정과 부정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비판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에게 시대는 늘 순응이 아닌 넘어서야할 대상이다. 편의상 김대중 정부부터 이야기를 해 보자. 김대중 정부는 두 가지 지점에서 변화와 혁신, 개혁에 대한 열망을 확산시켰다. 김대중 정부는 사상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에 성공하였다.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
[역사의 과도기, 혼돈의 진보②] 문재인 정부, 조급성을 버리고 현장에 밀착하라!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다면 한국 사회는 헤어날 수 없는 혼미 속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앞으로 쏟아내는 모든 이이야기는 문재인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진정으로 문재인 정부 성공을 기원한다면 한층 더 냉철한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민심의 방향을 최종 결정짓는 경제와 관련해서 더욱 그렇다. 지나 온 과거를 되돌아보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요즘 적폐청산에 해당하는 군정종식에서의 성공으로 사상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초래에 대한 책임으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노무현 정부는 정치 개혁과 남북관계 진전에서 커다란 성과를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분야에서의 부진 덕에 실패한 정부로 평가받아야 했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과 한반도 정세 변화 주도로 높은 점수를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제 정책에서 비롯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