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을 위한 정치

By |2010/09/15|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과학기술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놓고 설왕설래하던 정부-‘과학기술출연연(硏) 발전 민간위원회(위원장 윤종용 공학한림원 회장)’이 대승적 차원의 합의를 본 듯하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장관급의 행정위원회로 격상시켜 국가 연구/개발(R&D) 정책을 총괄 기획하겠다는 것이다. 각 부처로 분산되어 있는 정부출연연구소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과학기술부의 폐지로 패닉 상태에 빠져 있던 과학기술계에 간만의 희소식이 들리는 것 같다. 여전히 예산의 기획/편성/조정권의 확보 문제와 교과부와의 역할 정립 문제 등이 남아 있지만 과학기술 R&D는 국가의 장래가 달린 일인만큼 열린 대화로 과학기술계의 억눌린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1].진정으로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국가위의 장관급 행정위원회 격상은 과학기술계가 정부를 상대로 당당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듯 하다. 사실 이번 협상은 기술경쟁시대로 접어든 세계화의 경쟁 구도 속에서 실용정부가 어쩔 수 없이 취해야만 했던 스탠스인지도 [...]

청문회법 개정 ‘정치주권의 신호탄’

By |2010/09/13|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총리 예비 후보자들에게 검증 질문서를 보냈는데, 몇몇 인사는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청와대 김명식 인사비서관의 말이다. 그는 덧붙였다. “과거 살아온 것만 문제 삼으면 쓸 수 있는 인재풀이 너무 적어 안타깝다.”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총리 물망에 오른 자들이 왜 “그만 두겠다”고 했는지 짐작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헛웃음이 나올 따름이다. 국무총리라는 벼슬을 마다할 만큼 썩거나 구린 데가 많아서 아니겠는가.대한민국에 국무총리 할 사람이 없다?아무튼 인사청문회를 통해 대한민국 정치권의 썩고 구린 알몸이 민망하게 드러나면서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나아갈 조짐이 보이고 있다. 블로그와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자유롭게 소통하는 민주시민들의 여론을 저들도 더는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입증된 보기다.보라. 청와대를 비롯해 여야 의원들이 앞을 다투며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발의에 나섰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위한 시민회의’(시민회의)는 2010년 8월31일 발기인대회를 열고 ‘정치개혁 입법운동’의 첫 사업을 [...]

특채 고발하는 언론사엔 특채 없을까?

By |2010/09/10|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판도라 상자가 열렸을까. 고위 공직자들의 딸과 아들이 특채로 공직에 앉은 사례가 곰비임비 불거지고 있다. 왜 저들이 축배를 들며 “이대로!”를 부르댔을까 새삼 이해할 수 있다. 불똥은 지자체로 번지고 있다. 좋은 일이다. 청년실업자들이 피눈물 쏟고 있을 때, 가지고 누리는 자들의 자녀가 특채되는 비리는 고발돼야 마땅하다. 오죽했으면 <조선일보><동아일보><중앙일보>까지 현대판 음서제도를 보도하는 데 나섰을까. 특히 <중앙일보>는 전 감사원장 딸의 특채를 대대적으로 부각하고 나섰다. 이 신문의 ‘ 새치기 특채비리, 과연 어디가 끝인가’ 제하의 사설(2010년 9월10일)은 “음습한 현대판 음서(蔭敍)의 뿌리가 넓고도 깊게 뻗어 있는 것”이라고 개탄한다. 사설은 “외교통상부 특채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었다”고 단정한 뒤 “지방자치단체의 실상은 더욱 가관”이라고 비판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더 썩었다는 ‘독과점 신문’들 같은 날 <동아일보> 사설은 더 나아간다. “더 썩은 지자체 인사비리, 전면 수술하라” 제하의 사설은 “불공정한 인사비리가 더 심각한 곳은 지방”이라고 단언한다. 채용은 [...]

대기업 지원하는 ‘고용창출 세액공제’

By |2010/09/09|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8월 세제개편안, ‘고용창출 투자 세액공제’를 차라리 폐지하라. 세제개편의 핵심으로 떠오른 ‘고용창출 투자 세액공제’ 지난 8월말 정부는 2010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고용창출 투자 세액공제’ 계획을 밝혔다.(“투자”라는 단어가 들어 있음에 일단 주목하라.) 용어가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대략 고용창출을 하면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라는감이 올 것이다.이 제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국가가 일자리를 지원함에 있어 재정운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냐 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라 함은 대표적으로는 희망근로 사업과 같이 특수(!)한 시기에 시행하는 단기성 사업이었다. 이외에도 갖가지 사업들이 있으나 최근에 시작된 근로장려세제(EITC)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써 일자리 사업이라 부르기에 의심스런 것들이었다. 정부의 고용정책이 실은 ‘성장 만능주의’ 에서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여기에 근거한 것이다.고용창출 투자 세액공제 역시 이런 성장주의와 기업지원에서 별로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러나 기업을 지원함에 있어 고용창출에 엄밀하게 연계시킨다면 ‘차악의 수단’ [...]

슈퍼 박테리아와 한국

By |2010/09/07|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네덜란드의 안톤 반 레벤후크(Antonie van Leeuwenhoek, 1632∼1723)는 빗물을 떠다가 자신이 만든 현미경으로 보니 작은 생물들이 떠다니는 것을 보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연 속에는 많은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많은 학자들이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하였으나 그 당시 과학 수준으로는 미생물의 존재가 베일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다.그러다가 음식물의 부패에는 그 자체에서 생겨나는 미생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의학적 용어로는 '오염된') 미생물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프랑스의 루이스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가 밝혀내게 된다. 그는 학의 목처럼 구부러진 유리병을 이용해서 완전히 밀폐된 음식과 공기와 통하게 된 음식을 비교하면서 공기와 통한 음식만이 부패하는 것을 실험으로 보여주면서 결국 미생물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푸른곰팡이 현미경 사진(왼쪽)과 플레밍(오른쪽)의 연구 모습]이제까지는 미생물 중에서도 박테리아(세균, 細菌)의 존재에 관한 과학사였다. 하지만 그 역사가 완전히 방향을 돌이는 계기가 영국에서 벌어졌다. 바로 [...]

아주 작은 대혁명

By |2010/09/07|Categories: 새사연 칼럼|3 Comments

썩었다. 구리다.대한민국 총리를, 장관을 하겠다며 사뭇 당당했던 자들의 실체다. 다행히 저들의 탐욕은 꺾였다. 거짓말 총리와 투기꾼 장관은 ‘자진사퇴’했다. 하지만 정말 스스로 물러난 걸까? 전혀 아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없었다면, 청문회의 야당의원들에게 저들의 썩은 곳과 구린 곳을 곰비임비 귀띔한 민주시민들이 없었다면, 지금 저들은 국민 혈세를 챙기는 ‘높은 자리’에 군림하고 있을 터다. 인터넷이 열어놓은 새로운 소통에 눈길이 쏠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흔히 소셜미디어로 불리는 그 새로운 무기로 민주시민들은 ‘국민청문회’를 열었다. 국민검증 시대, 더 나아가 시민주권 시대라는 진단은 날카롭고 적실하다.미국에서 블로그 활동을 왕성하게 벌이는 크리스 브로건은 평범한 시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며 변화의 물결을 이뤄가는 현상을 ‘아주 작은 혁명’이라고 불렀다. 기실 그가 아니어도 인터넷이 열어놓은 쌍방향 소통을 ‘작은 혁명’으로 규정한 사람은 적지 않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직접 검증에 나선 민주시민들의 눈부신 활동은 아주 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