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정치, 구린 언론

By |2011/02/15|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썩어도 너무 썩었다. 구려도 너무 구리다. 이명박 정권이 그렇다. 더러는 너무 격한 비난이라고 도끼눈 뜰 성싶다. 더러는 뜬금없다고 나무랄 법하다. 후각이 마비 또는 적응된 까닭이다. 썩고 구린내를 맡지 못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언론이 ‘이중 잣대’로 판단력을 흐려서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중 잣대는 한국 언론의 고색창연한 ‘전통’이다. 가령 똑같은 문제를 일으켜도 일반 교사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는 ‘차별’ 받는다. 일반 교사가 그랬다면 아예 보도조차 않을 문제를 전교조 교사일 경우는 마구 부풀린다. 물론, 깨끗한 교단을 내건 조직이기에 의연히 감수해야 할 몫일 수 있다. 문제는 한국 언론의 평소 행태다. 일반 교사에 견주어 전교조의 도덕적 우월성을 전혀 평가하지 않는 윤똑똑이들이 문제가 불거지면 전교조 교사에 더 높은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는 풍경은 아무리 보아도 남세스럽다. 아니, 불순하다. 비단 전교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를 다루는 언론의 이중 잣대는 완연하다.언론의 후각마비·대통령의 [...]

에너지 인플레이션과 ‘거품-붕괴’ 동학

By |2011/02/10|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정부가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으로는 중국의 역할과 외환시장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발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수입 물가에만 그치지 않고 수출 성과에도 영향을 미쳐 국민경제 전체의 성장경로가 변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플레이션 해외요인이 원화가치 상승으로 완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 분위기 속에서 국제 에너지가격에 초점을 맞춰 역사적 경험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생활물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시각을 조금 더 넓혀 보자는 취지에서다. 석유 기반의 경제체제가 성립된 이래 금융시장에서의 거품과 붕괴 사이클은 언제나 기축통화 표시 유가 사이클과 동행했다. 어떤 논자는 이런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석유달러’(petrodollar)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유가와 기축통화 가치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체화돼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잠시 최근의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으로 돌아가 보자.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국제 금융위기가 ‘빵’ [...]

‘청와대 습격’ 역사 새로 써야

By |2011/02/08|Categories: 새사연 칼럼|1 Comment

1·21사태. 대한민국 국민에게 깊숙이 각인된 사건입니다. 1968년 1월21일 이북의 민족보위성 정찰국 소속의 무장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서울 세검정 고개까지 침투했었지요. 흔히 ‘김신조 사건’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특수부대인 124군부대 31명이 휴전선을 넘어 서울까지 들어온 이 사건은 그해 일어난 울진-삼척의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맞물리며 한국 정치사를 바꾸는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박정희가 이듬해 대통령 3선 개헌을 이루는 데도 1.21사태와 울진-삼척사태가 ‘분위기’를 잡았지요. 고백하거니와 당시 초등학생이던 저 또한 공포에 질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민족통일 문제를 공부하면서 궁금했었지요. 왜 그런 무모한 일을 저질렀을까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이북만이 아니라 이남에서도 ‘무장간첩’을 보냈었다는 외신을 인용한 논문의 한 구절만 접했을 뿐입니다. 남북 무장간첩 주고받으며 보복 악순환 그런데 그 의문을 단박에 풀어줄 증언이 나왔습니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이진삼 자유선진당 의원이 국회에서 진실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국회 국방위 간담회 문답 과정에서 이진삼은 [...]

설날 대통령이 준 ‘쌀쌀한 선물’

By |2011/02/07|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희망을 갖기 바란다. 대한민국 잘 될 것이다.” 설날을 앞둔 2월1일, KBS MBC SBS 방송 3사가 동시에 생방송으로 내보낸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건넨 마지막 말이다. 일방적 소통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강행한 방송에서 대통령으로선 국민에게 ‘희망’을 선물하려는 의도였다고 좋게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에 방송에서 그가 당부한 희망이 너무 공허했다. 아니 희망은커녕 분노를 샀다. 보라. 그는 자신이 후보시절 공약한 충청도의 ‘과학벨트’에 대해 “표를 얻으려고” 했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유세에서는 충청도에서 표를 얻으려고 관심이 많았다. 이것은 국가 백년대계니까 과학자들이 모여서 과학자들 입장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과학벨트 백지화’는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문제의 핵심은 ‘선거용 정책’이라는 데 있다. 기실 이명박 대통령의 속내는 이미 오래전에 드러났다. 2008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공약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선거 때 무슨 얘기를 못하나, 표가 나온다면 [...]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는 단상

By |2011/01/28|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는 단상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많다. ‘3한(寒)4온(溫)’이란 말은 까마득한 옛날 말로 들리고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보름 넘게 연속으로 강추위가 지속되었다. 온도만큼이나 우리를 추워지게 만드는 것은 계속 지속되고 있는 물가 문제일 것이다. 물가는 안 오르면 좋겠으나 임금 인상을 전제로 한다면 무조건 싫어 할 일은 아니다. 이른바 통화주의 경제학이 거시경제 정책을 정복하고 나서 통화당국의 목표는 물가에만 맞추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타게팅을 위해서 완전 고용정책을 포기했다. 실질 임금이 오르고 고용이 확대된다면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임금과 고용을 완전히 시장에 맡기고 금리만 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자리잡힌 지 너무 오래 되었다.물가 인상은 임금 인상과는 무관하다.우리나라에서 물가 인상에 대한 경고는 이미 작년부터 있어 왔다. 경제성장과 수출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

사형수가 뿌린 씨앗 52년만에 새싹

By |2011/01/24|Categories: 새사연 칼럼|2 Comments

씨. 흔히 뿌리는 사람이 거두는 게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지요. 뿌리는 사람과 거두는 사람이 다를 때가 더 많아 보입니다. 역사를 톺아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누군가 몸을 던져 씨를 뿌리면, 누군가는 그 열매를 거둬갑니다.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할까는 사람마다 다를 터입니다. 아마 당신도 그 분의 이야기를 들었을 터입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독립운동을 벌이다가 10여 년 옥고를 치렀던 분이지요. 한국전쟁이 끝난 지 3년 만에 진보를 내걸고 대통령 후보로 나서 216만 표를 얻었습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100만 표를 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유권자가 지금의 절반이었던 그 시기에 얼마나 많은 표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래서였지요. 이승만은 그를 체포하고 사법부에 개입해 사형으로 몰아갔습니다. 4월 혁명이 일어나기 아홉 달 전에 ‘사법 살인’ 당했지요. 사월혁명 아홉 달 전에 이승만 손에 사형 1959년 7월31일 사형당하기 직전에 그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