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가격의 경제학
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5월29일 200명으로 시작된 학생들의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는 일부 시민들과 연예인들까지 가세해 2천명을 넘어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몇몇 대학에서는 실로 오랜만에 학생총회를 열었으며 6월10일 동맹휴업을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국사회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가지고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반값 등록금’은 현재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엄청난 경제적 부담이 돼 버린 대학 등록금의 본인부담 비중을 소득을 고려해 평균 절반 정도로 줄여 보자는 정책이다. 나머지 절반은 복지 차원에서 국가가 보조하는 형태를 공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전체 대학 등록금이 14조원이니 그 절반을 계산하면 매년 7조원가량이 필요하고, 향후 등록금 인상률에 비례해 늘어날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소득수준에 따른 차별 적용 등을 감안해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3조~4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복지를 위해 국가가 [...]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연착륙’ 유도해야
이명박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개발이익 환수, 투기 수요 억제, 서민주택 공급 확대 등을 목표로 설정한 이전 정권의 규제를 하나씩 해체해 나갔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완화시켰음은 물론이고,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비과세 제도를 시행하고, 민간에 의한 택지개발 및 공급 확대, 용적률 완화, 분양권 전매 허용 등의 규제도 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추진해온 4대강 공사 주변 친수구역 개발 후보지에 대한 투기 조짐도 일고 있다. 정부는 친수구역에 주거, 상업, 산업, 문화, 관광, 레저 기능을 갖춘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인데, 친수구역 개발이 또다시 전국적인 부동산 투기 열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친수구역법은 4대강 개발을 위해 막대한 사업비를 떠안은 수자원공사에 사실상의 개발독점권을 허용하고 있다. 8조 원의 4대강 사업비와 매년 4,800억 원에 이르는 금융비용 부담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
새로운 진보대통합 정당을 기다리며
마침내 진보대통합연석회의가 긴 산고 끝에 합의를 낳았습니다. 2011년6월1일 새벽 4시를 넘어 합의를 이루기까지 연석회의에 혼신의 힘을 다한 모든 진보 정파에 경의를 표합니다. 개인적으로 진보대통합을 촉구하는 글을 곰비임비 써오면서 <복지국가와진보대통합시민회의>에 상임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 동참했던 작은 보람도 느낍니다. 아직 새로운 진보대통합정당이 출범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슬기롭게 이겨가리라 믿습니다. 바라건대 새로운 진보정당이 2012년 4월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일궈내고 고통받는 민중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한국 정치를 벅벅이 바꿔가길 기원합니다. <오마이뉴스> 창간때부터 10년 넘게 칼럼을 기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좋아하는 분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만 서툴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실 그동안 너무 많은 칼럼과 책을 써왔습니다. 마침 출간한 <박근혜의 거울>로 박근혜가 왜 대통령에 적격이 아닌가도 알기쉽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영남지역의 서민들이 많이 읽었으면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다가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당분간 블로그를 쉬면서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의 상근 연구자들과 더불어 새로운 사회의 [...]
‘반값 등록금’에 반대한다
지난 29일 한국 대학생 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반값 등록금 이행하라”며 청와대로 가두 행진을 벌이다 73명이 연행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대학생들이 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대학 등록금을 반으로 줄이기 위해 7조원의 예산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진보신당과 민주당 역시 3조 2천억원을 배정했다. 급기야 한나라당도 2조원을 들여서 등록금을 낮추겠다니 6월 임시국회에서는 실로 오랜만에 여야가 합의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될 전망이다. 반대는 거의 전부 보수의 몫이다. <조선일보>는 전국 400개의 대학 중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이 77개나 되는데 등록금 지원은 세금으로 이들 부실사학을 지원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여옥 의원은 그럴 돈이 있다면 고등학교 의무교육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재정적자에 대한 걱정도 줄을 있는다. 일리가 있는 주장들이다. 더구나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학교들 중 77%는(2008년) 자신의 의무인 재단 전입금마저 제대로 내지 않았다. 나아가서 수도권의 이른바 일류 사립대학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
‘나가수’ 대박 나면 누가 경제적 이익 볼까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가 화제다. 당초 위험한 기획이었던 만큼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기획 주체인 방송사 입장에서는 어쨌든 시청률이 두 배를 훨씬 뛰어넘게 상승했으니 당사자로서는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한 네티즌이 “누워서 턱 괴고 보다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앉아서 봤다”고 재치 있게 표현한 것처럼 TV에서 오랜만에 좋은 음악을 감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연예가나 음악계뿐 아니라 증권가에서도 화제인 모양이다. 나가수에서 불린 음원 유통을 독점 서비스하고 있는 로엔 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가 노래를 부를 때 TV 화면 아래 자막으로 흐르는 ‘멜론’이라는 음원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나가수 음원수익의 20~25%는 유통사인 로엔 엔터테인먼트가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2분기 깜짝 실적이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기대를 하는 분위기마저 있을 정도다. 증권가에서 나온 한 보고서에서는 “최고 [...]
‘진보대통합’이 섬길 대상은 민중이다
간단하다. 평생을 진보운동에 바친 진보연대 정광훈 대표가 즐겨 쓴 말이다. 권력이 전교조를 ‘빨갱이’로 살천스레 몰아세울 때다. 전교조가 빨간 수박을 먹고 씨를 뱉으면 ‘참교육’이 열린다고 응수했다. 민중의 삶이 어려운 까닭도 간단했다. 전기가 양에서 음으로 흐르듯이, 권력이 민중에서 나와 정치로 흘러야 하는 데 그게 고장이 났다고 풀이했다.고통 커가고 희망 보이질 않아아스팔트 농사에 열정을 쏟은 ‘우리 시대의 농민’ 정광훈은 진보정당 선거운동 자리에서 삶을 마쳤다. 투사다운 최후다. 정광훈은 해남 동향인 ‘전사 시인’ 김남주와 오월의 투사들이 묻힌 빛고을 땅에 몸을 섞었다. 여느 윤똑똑이 먹물보다 간명하게 현실을 꿰뚫었던 ‘늙은 투사’의 희망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감히 진보대통합이라고 판단한다. 미더운 농민들 앞에서 진보대통합에 방점을 찍고 연단에서 내려오던 내게 건넨 당신의 다사로운 눈길을 잊을 수 없다.그래서다. 다시 향을 피우고 애잔하게 타오르는 향연 아래 이 글을 쓴다. 마침 진보대통합이 익어가고 있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