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132) 생활비, 어디부터 줄일까요?
통계청에서 매년 조사하는 「사회조사」는 가족, 보건, 복지, 교육, 사회참여, 노동, 문화와 여가, 소득과 소비, 환경, 안전 등 10개 부문을 5개 부문씩 나누어 격년으로 조사하고 있다. 홀수 해에 조사되는 「소득과 소비」 부문에는 이런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만약 귀 가구의 재정상황이 악화된다면, 어떤 항목의 지출을 가장 먼저 줄이겠습니까?” 3순위까지 응답할 수 있는데 선택지는 다음과 같다: 식료품비, 외식비, 의류비, 교육비, 교통․통신비, 문화여가비, 보건의료비, 연료비, 경조사비, 기타(주관식). 그럼 여기에서, 질문: “가장 많이 선택된 선택지는 뭘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지를 1순위로 선택했을까?” 표 1은 2011년과 2013년의 응답 결과를 개략적으로 보여준다. 결과는 (적어도 필자에게는) 의외이다. 가구의 재정상황이 악화되었을 때 가장 먼저 줄이겠다고 응답한 항목으로 ‘식료품비와 외식비’가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현재 식료품비와 외식비로 흥청망청 쓰고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흥청망청 쓰는 항목, 즉 마땅히 지출하지 않아도 [...]
이슈진단(131) 니트족 양산하는 ‘재탕’ 청년정책
청년의 위기는 국가의 위기 여러 해 동안 청년의 구직난을 시작으로 한 청년문제가 지표상으로는 나아졌지만 체감 상으로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국가의 경제, 사회, 정치 등 모든 측면이 심화되는 청년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청년의 실업 및 사회 문제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크게 문제가 되었다. 청년 당사자들의 불안함과 국가를 넘어 국제적으로 회복이 더딘 경제는 ‘원하는’ 직업보다 가능한 ‘어떤’ 직업으로든 취업을 하자는 맥없는 화이팅만 남겨놓았다. 장기간 지속된 불안함을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포기하는 법을 선행한 청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숙연하다. 청년문제 및 대응정책을 논의 할 때, 청년 실업과 고용관련 정책이 제일 먼저 언급되는 이유는 젊은 세대의 경제활동이 갖는 함의가 현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실업률이 높은 상태로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당장 직업 기회뿐만 아니라 추후 경력이나 숙련의 [...]
이슈진단(130) 한국형 ‘마더센터’의 성장 가능성 탐색 ③ 독일 하노버시 마더센터 탐방
* 본 연구는 <2015 마을살이 작은연구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한국형 ‘마더센터’의 성장 가능성 탐색”이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필자 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회원이자 독일 오스나브뤼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배지영 연구자의 도움으로 현지 마더센터 탐방 및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원래 오스나브뤼크(Osnabrueck) 마더센터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일정이 여의치 않아 다른 센터를 물색했다. 마침 독일의 대도시 중 하나인 하노버(Hannover)시에 30년 역사를 지닌 마더센터와 연락이 닿아 센터 대표와 인터뷰가 성사되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독일 마더센터의 모습을 보고 듣게 된 점은 본 연구와 마더센터를 만들려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30년 역사, 하노버시 마더센터 방문 인터뷰를 위해 마더센터를 방문한 날은 독일 날씨가 으레 그렇듯 비가 내리는 싸늘한 날씨였다. 초행길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 집을 나섰고, 생각보다 30분 일찍 마더센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걸 중시하는 독일 [...]
이슈진단(129) 2015년 9월 노동시장 분석 :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와 특성
2015년 9월 주요 고용동향 ▣ 고용률,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 - 2015년 9월 고용률은 60.9%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 - 실업률은 3.2%로 전년동월과 동일 - 경제활동참가율은 62.9%로 전년동월대비 0.1%p 상승 -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이 다시 상승함. 지난 8월에는 전년동월대비 취업자 수 증가가 30만 명 미만에 머물면서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였음. 하지만 9월 취업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34만 7천 명 증가하면서 고용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이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 - 2015년 들어 고용지표 개선 속도가 느려지고 있음. 이는 상대적으로 일자리 창출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임. 경기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대외적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기업의 투자 증가는 일정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큼. 이 경우 정부는 소비를 진작시켜 유효수요 확대를 견인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음 - 여성 고용률의 상승이 두드러짐. 남성 고용률은 하락한 반면, 여성의 고용률은 크게 상승함 [...]
이슈진단(128) 센서스로 살펴보는 우리 사회 (3) : 쇠퇴지역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지정요건 2013년 6월 4일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도시재생법)이 제정되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전체 인구의 91퍼센트와 각종 산업기반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의 주거⋅경제⋅사회⋅문화적 환경을 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재생하는 것이 국가경제 성장과 사회적 통합의 안정된 기반을 구축하는데 필수불가결 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로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각종 물리적⋅비물리적 사업을 시민의 관심과 의견을 반영하여 체계적⋅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바, 이 법을 제정함으로써 계획적이고 종합적인 도시재생 추진체제를 구축하고, 물리적⋅비물리적 지원을 통해 민간과 정부의 관련 사업들이 실질적인 도시재생으로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속적 경제성장 및 사회적 통합을 유도하고 도시문화의 품격을 제고하는 등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려는 것임.”이라고 되어있다. 이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과 같은 도시정비를 위한 법률이 존재함에도 유사한 법률이 다시 만들어져서, 시민 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복잡한 법률체계가 [...]
이슈진단(127) 휴일무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노동자가 용광로에 떨어져 죽음을 당했다는 믿고 싶지 않은 뉴스를 접하고 문득 한국 사회가 그리스 신화 속 제 자식을 잡아먹는 신 크로노스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식에게 지배권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신탁에서 벗어나고자 자식을 삼키는, 스페인 화가 고야(Francisco de Goya)가 그린 크로노스의 광기어린 얼굴이 지금 한국 사회의 얼굴처럼 느껴진다. 낳고 키운 자식이 제 아비에게 잡아먹히는 참혹한 광경을 반복해서 지켜본 현재의 레아들이 크로노스의 자식 낳기를 포기한다고 한들 이상하게 여길 이유가 없다. 자식의 삶을 통째로 삼키는 이 사회의 거대한 서사는 사실 이미 자식들의 삶에 속속들이 침투한 미시적 패륜들의 결정적 재현이다. 즉, 노동자가 노동으로 인해 죽는 것은 노동자들의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 강탈의 가장 심각한 징후인 것이다.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 상실은 인간을 불안하게 하고 불안해하는 인간은 다루기가 쉬워진다. 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