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펀치(597) 금융·부동산업은 비영리 금단의 영역인가
금융과 부동산만큼 우리의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영리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과 부동산의 폐해는 굳이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부터 평범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비영리 금융·부동산 주체의 역할이다. 영리 아닌 목적을 추구하는 비영리 주체의 활동을 통해서 기존 폐해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국내의 기존 비영리 주체 중에서 금융 쪽에는 농협이나 신협, 새마을금고가 비영리법인으로 분류되고, 부동산 쪽에는 민간 주체라고 보기 어려운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지방)공기업이 대표적인 비영리 주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기존 주체는 상당수가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정부의 필요에 따라 설립되거나 공익사업을 위하여 정부가 소유한 공기업으로서 시민들의 필요와 자발성에 기반하는 민간 비영리 주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그리고 2012년 「협동조합 [...]
위클리 펀치(596) 비트코인 창시자가 놓친 인간의 탐욕
그는 2008년 10월 인터넷을 통해 존재를 알리는가 싶더니 2011년 4월 아무런 자취도 남기지 않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정체를 알지 못한다.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사용해 일본인처럼 여겨지지만 구사하는 논리 구조에 비추어 실리콘밸리를 무대로 활동한 인물로 보는 경우도 많다. 개인이 아니라 특정 그룹일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암튼 그는 정체불명의 인물이다. 투자회사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한 직후인 2008년 10월 31일 오후 2시 10분(미국 동부 시간) 수 백 명의 공학자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에게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문제의 메일 발송자 이름이었다. 나카모토는 메일에 첨부한 9장짜리 논문에서 조작이 불가능하고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거래의 투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획기적인 화폐 시스템과 이를 구현할 기술 방안을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새로운 화폐 이름은 ‘비트코인’. 정보 저장 단위인 '비트'와 동전을 뜻하는 '코인'을 합친 것이었다. 전 [...]
위클리 펀치(595) 시작하는 노조, 머무는 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하 대학원생노조)’이 공식적으로 설립절차를 밟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이미 지난 ‘위클리펀치 584호 - 노동자에게 노동권을, 학생에게 학습권을’에서 나는 대학원생들이 학생이라는 신분에 가려진 학교 내 노동자이며, 이들이 담당하고 있는 과중한 업무 대비 착취적 수준의 낮은 보상 등이 만연한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학원 노조의 설립은 바로 개별에게 닥친 듯 보이지만 대학원의 구조와 구태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공동의 힘으로 해결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통로가 생기는 것이기에 반갑고 설레는 소식인 것이다. 대학원생들의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의 배경은 웹툰인 「슬픈 대학원생의 초상」 중 특히 제2화 ‘시간은 어디에’편과 제11화 ‘금고관리자’편을 보면 더욱 공감이 된다. “비싼 학비를 내기 위해서는 조교근무도 해야 한다. 수업시간에 읽어야하는 자료도 산더미 같은데... 물리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중략)... 아, 내 시간은 어디에... ” (제2화 시간은 어디에) [...]
위클리 펀치(594)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상화폐, 그리고 세대
2018년 새해벽두부터 가상화폐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급등과 정부정책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2017년 1월 1BTC에 100만 원에 거래가 이루어졌으나 2017년 12월 1BTC에 2,500만 원 이상에 거래가 이루어져 일 년 사이에 30배 이상 거래가격이 급등하였다. 비트코인 거래가격 상승에 따라 국내 비트코인 투자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증가하였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는 불과 몇 사이에 3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 전세계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 열기는 동시에 만들어졌으나 국내의 투자 열기는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이에 따라 국내 가상화폐의 거래가격이 외국과 비교하여 20~30% 이상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가상화폐의 이상과열에 따라 정부가 대응책을 발표하면서 가상화폐의 거래가격은 불과 몇 시간 사이에도 30% 이상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이 만들어졌으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폐쇄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거래소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가상화폐 [...]
위클리 펀치(593) 사회주택, 주거안정인가 예산절감인가
2010년대 이후, 주거부문 사회적경제 주체가 공공의 자원을 활용하여 공급, 운영하는 주택이라는 의미에서 사회주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2015년부터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조례를 시행하며 주택분야 민관 협업 사례를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사회주택 사업은 소득 10분위 기준으로 5~6분위를 대상으로 하는데 구체적인 소득 기준으로 1인 가구는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70% 이하, 2인 가구 이상은 100% 이하를 각각 적용하며 이들에게 시세 대비 80% 이하의 가격으로 제공된다. 서울시는 사회주택이 청년 및 신혼부부 계층의 주거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민관 협업을 목표로 설계되지 않았지만 공공임대주택에도 입주대상과 임대료가 유사한 유형이 있다. 바로 행복주택이다. 행복주택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주로 젊은층을 대상으로 공급되는데 소득 기준으로 사회초년생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80% 이하, 신혼부부는 100% 이하가 각각 적용된다. 또한 임대료는 사회초년생의 경우 시세의 72%, 신혼부부는 80%가 적용되는 등 입주대상과 [...]
[외부기고]맨더빌씨, 가상화폐가 ‘악덕’이라도 놔둘까요?
종교와 왕권을 비롯한 기득권의 절대성이 점점 의심받고, 산업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던 18세기 초반, 버나드 맨더빌이 라는 책을 내었다. ‘약간 타락하였지만 번창하는 벌집’의 우화와 “개인의 악덕은, … 사회의 이득이 될 수 있다”라는 구절로 유명하다. 악덕이란 사치와 방탕이라고 적고 있는데, 사회의 이득이 된다니 해괴하다. “사치는 가난뱅이 백만에 일자리를 준다.” 이 구절에서 ‘사치’란 ‘소비’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 구절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들이 즐기는 멍청한 짓거리인 먹고 쓰고 입는 것에 부리는 변덕은 … 악덕이지만 시장을 돌아가게 하는 바퀴이다.” ‘멍청한 짓거리’ ‘변덕’ ‘악덕’ 따위의 수식어를 지우면 “그들(민중)이 즐기는 먹고 쓰고 입는 것은 시장을 돌아가게 한다”라는 당연한 말이 된다. 이를 왜 ‘악덕’이라고 표현해야 했을까? 악덕이란 표현은, ‘분수를 지키며 검소하게 사는 것이 미덕’이라는 기득권의 설교를 그대로 빌려온 것이다. (...더 보기.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