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펀치(574) 중국은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나쁜의미에서.
대만 사람들이 눈물바람 하며 이 땅을 떠난지 25년이나 되었다. 곧 한중수교 25주년이 되었다는 의미다. 1990년대 중국경제는 과소평가되었고, 2000년대 중국 경제는 과대평가되었다는 말이 있다. 맞다 1990년대 우리는 중국을 잘 몰랐다. 그 후 우리는 중국과 여러 면에서 상당히 가까워졌고, 최근 까지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앞서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은 자동차를 제 힘으로 생산할 수 없는 나라였다. 하지만 이제는 고속철을 유럽에 파는 기술선진국이 되었다. 물론 모든 면에서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소비 및 서비스 중심의 성장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급측 개혁을 통해 성장의 뒷덜미를 잡는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한 측에서는 너무 물량이 없어 소비가 힘들고 다른 한 측에서는 적절한 가격으로 공급되지 않아 소비가 힘든 여러 복잡한 상황을 [...]
위클리 펀치(573) 공유를 부르는 토지와 주택
영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초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와서 울타리를 치기 시작한다. 만물이 자유롭던 들판을 보며 ‘우리 것’이라고 외치는 이에게 사람들이 환호를 보낸다. 아마도 땅이 인간들의 소유로 넘어오던 순간이 이렇지 않았을까. 존 로크는 울타리를 치는 행위를 ‘가치’를 높이는 ‘노력’이라며 인간의 토지소유를 정당화할지 모르겠다. 현재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 사회질서 유지에 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기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토지를 소유하고 이용할 절대적인 권한이 주어지는 맥락이 영 석연치 않기도 하다. 전 세계 대부분의 토지는 누구의 소유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 그 중 쓸모가 있는 대부분의 토지가 개인소유이고 나머지는 국⋅공유지이다. 그리고 개인소유의 토지도 부유한 소수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즉 땅을 직접 이용하지도 않을 거면서 소유하는 사람이 많다.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가 여기에서 파생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게 주거문제이다. 마포시민협력플랫폼은 2017년 9월 5일 오후 [...]
위클리 펀치(572) 2017년 ‘역세권2030’ 청년주택과 1987년 ‘근로청소년 임대아파트’
2010년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지옥고(반지하·옥탑·고시원)라 상징되는 청년주거빈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지난 2016년 서울시는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이하 역세권2030)을 제안하였다. 역세권2030은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역세권 고밀도 개발을 통해 임대주택을 건립하고 이중 일부를 청년에게 시세 60~80%(공공임대) 혹은 90%(준공공임대)로 공급하는 정책으로, 전체 계획물량 5만호 중 1만호를 공공임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역세권 토지가 대부분 민간 소유이기 때문에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용적률 완화, 세금 감면 등 각종 유인책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 발표 이후 역세권의 임대료 시세가 워낙 높기 때문에 시세 60~80%일지라도 저소득 청년들이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 1월 서울시가 발표한 삼각지역 역세권2030의 경우 1인 단독(19㎡) 기준 보증금 3,950만원 월임대료 38만원이 책정되었고, 2인 셰어(39㎡)의 경우 인당 보증금 3,750만원 월임대료 35만원, 3인 셰어(49㎡)의 경우도 인당 보증금 2,840만원 [...]
위클리 펀치(571) 북핵 해법, 미국은 협상카드 내밀까?
북한이 ICBM을 쏘아 올리면서 온 세상이 난리가 난 것처럼 소란스러워졌다. 여기저기서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갖가지 안들이 빗발치고 있다. 워싱턴 분위기도 전쟁 불사론과 협상론이 서로 엇걸리는 등 어수선하다. 국내에서는 보수층을 중심으로 절대무기인 핵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는 처음부터 게임이 되지 않는다며 주한미군의 전술핵 배치와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장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 여당은 제재를 병행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지만 아직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북핵 문제의 양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며 두 나라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는 두 나라가 합의하면 북핵 문제는 빠르게 해결 국면으로 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전제로 했을 때 상충된 해법이 뒤엉킨 채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지만 경우의 수가 갖는 현실성을 고려하면 [...]
위클리 펀치(570) 할인의 추억과 도서정가제
GDP 비중으로만 따지자면 나라 경제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 아파트 가격은 물론 담뱃값 인상 인하 논란만큼도 화제에 오르지 못하지만, 일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뜨거운 문제가 하나 있다. 이름하여 도서정가제다. 결론부터 압축하자면, 도서정가제 반대 입장은 주로 시장적 관점에 기초한다. 상품 가격의 결정을 수요와 공급의 법칙, 공급자들 간의 가격 경쟁 등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에 맡겨 두자는 것이다. 반면 도서정가제 찬성 입장은 시장 원리보다는 독서 생태계의 보존과 발전을 중시한다. 이 두 가지 관점 또는 입장의 대립은 우리가 이미 익숙하게 보아왔던 것들이다. 골목상권 논쟁, 임대차보호법 개정 논쟁 그리고 쌀 시장 개방 문제 등에서 말이다. 도서정가제는 책 소매 가격을 정가 대비 10% 이상 할인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로, 2003년부터 시행됐다. 도서의 과다 할인 경쟁으로 양서 출판이 위축되고 동네 서점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였다. 도서정가제 도입은 꽤 [...]
위클리 펀치(569) 당신의 공공활동은 경제생활에 도움이 됩니까?
몇 주 전, 연극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을 보았다. 서바이벌 오디션 형식을 차용한 이 연극은 몇몇 청년예술극단이 경쟁자로 참여하고, 관객은 마음에 드는 극단에 투표한다. 서바이벌 오디션 형식은 이미 예능프로그램의 단골로 관객에게도 익숙한 형식이다. 하지만 여느 서바이벌과 달리, 이 공연은 우승자를 가려내는 데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다. ‘경쟁’구도에 대해 오히려 관객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이 서바이벌 형식과 투표방식에 동의하는지, 그로 인해 누군가는 상금을 누군가는 무급으로 창작하는 구조가 괜찮은 건지 말이다. <창조경제-공공극장편>의 기원은 2015년 극단 앤드씨어터가 실험극과 상업극, 예술작업과 경제생활 사이에 놓여있는 예술가의 삶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창조경제’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로, 연극 <창조경제>는 이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이들이 주목했던 점은 예술가들의 ‘창조활동과 삶’ 그 자체였다. 특히 예술분야에서 강조되었던 창조활동. 그것이 만들어낸 빈곤 경제생태계는 경쟁을 강제하는 ‘창조경제’의 이면이기 때문이다. 공연 중에 반복되는 “나의 창조활동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