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70) 건강보험 부과체계 논쟁, 소득‧자산 의미 없다
왜 부과체계가 문제인가?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이 드디어 가시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12년 단일 보험료 부과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쇄신위원회』에서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방안』을 제출했고, 박근혜 정부에서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선기획단」을 운영해왔다. 복지부는 9월 11일, 개선기획단이 그동안 진행했던 연구의 대략적 내용을 공개하면서 최종보고서와 복지부 안을 9월말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10월 8일 현재, 아직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과 복지부 안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부과체계 개편은 매우 뜨거운 이슈이다. 한국사회 보건의료 정책에서 가장 굵직한 사건을 들자면, 2000년 동시 추진되었던 ‘건강보험통합’과 ‘의약분업’으로, 이는 건강보험 통합 보건의료 제도의 가장 큰 이슈였다. 쟁점은 직장·지역 가입자의 재정·관리를 통합하는데, 부과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즉 수십 개 조합으로 나누어져있던 건강보험조합들은 가입자와 조합의 경제수준에 따라 매우 다른 보험료 납부와 혜택을 받아 왔는데, 이를 단일 재정으로 통합하고, 보험 혜택도 단일화한 것이다. 하지만 [...]
이슈진단(69) 유럽의 여섯 가지 지역화폐 실험 소개
지역화폐(Local Currency)는 일반적으로 법정화폐와 병행되며 특정 지역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를 말한다. 공동체화폐(Community Currency), 보완화폐(Complementary Currency), 전환/이행화폐(Transition Currency), 가치절감화폐(Depreciative Currency)와 같이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현재 세계 35개국에서 약 3000여 개의 지역화폐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경제위기 때 관심을 모았던 지역화페 지역화폐의 시작으로는 1832년 영국 런던에서 도입된 ‘노동증서’가 중요하게 이야기된다. 협동조합의 아버지로도 알려져 있는 로버트 오웬(Robert Owen)이 만든 화폐이다. 상품을 만드는데 들어간 가치를 평균노동시간으로 환산하여 그만큼의 노동증서를 받고, 다른 참가자가 제공한 상품과 교환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결제수단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이후에도 다양한 지역화폐 사례들이 존재했는데, 주로 대공황, 세계대전 등 화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경제위기와 침체시기에 많이 등장하여 효력을 발휘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1990년대 후반 레츠(LETS)나 타임달러(Time Dollar)와 같이 시간에 기반한 현대 지역화폐 모델로 이어졌다. 그리고 최근 유럽에서 다시 [...]
이슈진단(68) 증가추세의 사회복지서비스 일자리, 질적 측면 제고해야
늘어나고 있는 사회복지서비스산업 노동자들 2000년 이후 고용률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서 고용문제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었다. 정부는 취업자를 늘리고, 고용률을 상승시키기 위해 많은 정책들을 추진하였다. 하지만 고용률이 크게 반등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2002년 60%를 달성한 이후 줄곧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2008년 금융위기는 취업자 수를 감소시키고 고용률을 하락시키는 등 보다 심각한 고용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는데,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09년 취업자 수와 고용률은 전년대비 각각 7만 1천명이 줄어들고 0.9%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의 여파가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이후 고용지표 회복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모든 산업에서 취업자 증가 속도가 둔화된 것은 아니다. 사회복지서비스산업의 취업자는 지속적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4년 59만 명이었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취업자 수는 9년 사이 96만 4천 명이 늘어난 [...]
이슈진단(67) 표류하는 공무원 연금
공무원 연금 개편은 국민연금 개편의 연장선 공무원연금을 비롯한 특수직역연금은 국민연금, 기초연금을 포함한 보편적 노후소득보장의 틀 속에서 논의되어야 하며, 협상의 주체로 공무원의 역할이 보장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특수한 신분과 강력한 국가주도 복지 제도에서 이런 원칙은 외면되어 왔다. 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노후소득보장제도는 “국민연금 도입→07년 전면 개편과 보완책으로서 기초노령연금 도입→14년 반쪽짜리 기초연금 제도 시행”의 과정을 거치면서 용돈연금이 되었다. 07년, 공무원 연금 개편안도 동시에 추진되었으나 주체들의 강력한 반발 속에 “국민연금만 더 내고 덜 받는” 개편이 이루어 진 것이다. 같은 시기 개편 논의되었던 공무원연금은 09년, 소득대체율과 연금 산정기간 기준 변화를 신규 공무원에게만 적용하는 법 개정으로 큰 틀의 변화 없이 유지할 수 있었고 신규 채용자에게만 적용되는 개편도 국민연금에 비하면 관대했다. 이제 정부에서는 공무원 연금의 전면적 개편을 예고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07년 국민연금 개악과 [...]
이슈진단(66) 세계 지역화폐의 이해와 유형 분석
국내에서 지역화폐는 레츠(LETS)와 같은 소규모 대안 공동체 내에서의 품앗이 교환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대표적 사례가 대전의 한밭레츠이다. 한밭레츠는 2000년에 출범하여 2014년 7월 기준으로 약 680여 가구가 참가하고 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 지역화폐 사례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경우로 꼽힌다. 이 외에도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지역화폐는 약 5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부분이 레츠와 같은 시스템이다. 하지만 올해 국내에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화폐 실험은 기존에 많이 알려진 레츠와는 다른 방식이다. 수원에서는 법정화폐를 지역화폐로 교환한 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여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의 지역화폐가 시범운영을 시작하였고, 강원도 역시 수원과 유사한 방식으로 현금결제, 전자결제 등을 할 수 있는 지역화폐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새로운 방식의 지역화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향후 지역화폐 운동에 도움이 되고자, 본 보고서에서는 지역화폐의 [...]
이슈진단(65) 값이 떨어져야 시장이 살아난다
가격이 올라야 정상적인 시장이다? 2014년 9월 1일 발표된 <규제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회복 및 서민 주거안정 강화방안>(이하 9.1규제완화) 보도자료의 <추진배경>을 살펴보면 정부는 주택매매시장을 다음과 같이 진단하고 있다. "최근의 매매시장은 큰 틀에서는 침체국면에서 회복국면으로 이동 중에 있으나, 시장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견고하지 못해 본격 회복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위 문장을 해석하자면 지금까지 정부에서 여러 정책을 열심히 펼쳐서 주택매매시장이 (굵은 글씨로 강조할 정도로) 회복국면으로 전환되었지만 (다시 굵은 글씨로 강조할 정도로) 정부에서 의도했던 것에 비해 미흡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정부에서 원하는 주택매매시장의 회복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전국의 주택매매가격은 2009년 4월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다가 2012년 5월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꺾인다. 하지만 2013년 8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의 주택매매가격은 2010년 3월부터 하락하다가 같은 해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다소 오르더니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추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