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일명 “땅콩회항” 사건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대한항공의 임원이자 재벌 3세인 조현아 부사장이 승무원의 객실 내 간식제공 서비스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타고 있던 비행기를 램프 유턴을 시킨 후 사무장 승무원을 강제로 하차시키게 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갑질’의 최악의 예시가 되었고, 국내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난을 받았다. 이후 재벌 후계자들이 행했던 과거의 부당한 언행들이 지속해서 주목을 받았으며, 승무원의 업무환경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업무 특성상 일정시간동안 폐쇄된 공간 안에서 승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하다. 따라서 인내심이 강하고 친절하며 배려가 많은 헌신적인 사람이 일해야만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과거 항공사들은 이러한 승무원의 이미지를 주된 홍보요소로 삼았었다.

승무원들은 비행 중에 서서 일을 한다거나 각종 짐을 정리하고, 기내 음식을 제공하는 등의 육체노동을 한다. 뿐만 아니라 항공사가 홍보하는 친절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교육과 훈련을 받은 승무원들은 앞서 말한 육체노동 및 서비스들을 “친절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투”와 함께 제공해야 한다. 자신의 실제 감정과는 달리 조직이나 속한 회사가 요구하는 감정만을 일관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것도 노동에 포함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2014년에 실시한 ‘한국의 직업지표 연구’에서 항공기 객실 승무원의 경우 정규직이면서 직원들의 교육에 시간과 비용이 필수적이므로 고용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동시에 근무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고객을 대면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면에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강해 근무여건이 하위인 직업으로 분류 되었다.

이처럼 노동자는 노동의 강도를 체감할 때 일하는 시간이나 육체적으로 힘든 것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감정과 같은 정신적인 부분도 포함한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앨리 러셀 혹실드(Alie Russell Hochschild)가 처음으로 정의하고 사용한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이라는 용어는 앞서 예시를 들었던 승무원에 대한 노동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설명하기에 적절하다.

혹실드는 감정노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이 상대방이 우호적이고 안정된 장소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외모와 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거나 표현하여 감정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노동이다. 이러한 감정노동의 양은 근로시간이나 육체노동에 비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서비스 산업의 확대로 감정노동이 주된 노동이 되는 직업과 관련 종사자 수가 증가하였다. 승무원과 같이 감정노동을 주로 수행하는 직업들에는 간호사, 간병인, 콜센터 텔레마케터, 금융서비스 종사자, 백화점 및 할인점의 판매원, 고객서비스직,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이 있다. 이 직업들은 표준직업분류의 대분류 기준에서 대부분 서비스 종사자나 판매 종사자에 속한다.

서비스 산업과 관련된 직업 외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무를 하며 크거나 작은 감정적 스트레스를 느낀다. 고객이 아닌 조직 내에서 상사와의 관계, 타부서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주된 업무가 직·간접적 대면 서비스 제공으로 인한 감정노동인 경우에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곧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 결과적으로 서비스 종사자 및 판매 종사자의 감정노동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는 상당히 크고 그에 따른 문제점들이 다양한 측면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해당 직업 종사자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인식과 노동환경을 살펴보고, 과도한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을 찾아보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7월 13일 서울노동권익센터의 연구사업 최종보고 발표회에서 서울시 감정노동 현황보고 및 가이드라인 제안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고 개선책을 모색하였다. 연구과정에서 감정노동의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면담조사를 통해 해당 직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가 업무 시 느끼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결과를 보기 전에 2007년과 2014년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활용하여 감정노동의 양이 많은 직업에서 일을 하는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수를 각 산업별로 분류하여 수량적인 현황 및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감정노동을 마주하는 노동자들의 수적 변화와 추이를 파악하는 것도 감정노동 관련 개선책의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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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 1에 나타난 결과와 같이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수는 7년 동안 증가하였다. 도매 및 소매업에서 6279%(약 232만 명)가 넘게 증가하여 몹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 분야에서 6136%(약 163만 명) 이상 증가하여 그 뒤를 이었다. 비율로만 보면 가장 많이 증가한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에서는 17165%(약 40만 명) 이상 증가하였다. 반면 건설업에서 약 246만 명, 운수업에서 약 166만 명 씩 감소하여 전체적인 서비스 및 판매업 종사자의 수는 7년 간 4.11%(약 23만 명)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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