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2008년부터 매 년 진보 정책 연구소 최초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경제, 주거, 노동,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하여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사회로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5년 전망 보고서 역시 총 8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50%를 넘어선 주택소유비율

자신의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인 자가거주비율을 도시지역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1990년 41%, 1995년 46%, 2000년 49%, 2005년 52%로 꾸준히 증가하였다. 한편,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인 주택소유비율을 도시지역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2005년 57%, 2010년 58%로써 이미 60% 수준에 도달한 상황이다.(그림1) 이는 무주택 서민이 소수자가 된 역사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무주택서민이 다수였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의 주거정책은 기본적으로 1가구 1주태, 즉 실수요자를 우대하고 다주택소유자를 규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과반수의 국민이 주택을 가지고 있지 못 한 상황에서 드러내 놓고 다주택자를 옹호하는 정책을 펼칠 만큼 용감한 정부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택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가 된 현재의 정책기조를 살펴보면 주택소유자의 편익을 위해서 무주택자, 즉 세입자의 희생을 당연시 하는 듯하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적정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주거도 안정된다는 궤변을 내어놓는 것이 현실이다. 주택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이라는 것이 주택투기를 통한 시세차익이 아니면 결국은 세입자가 부담하는 임대료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주장은 임대를 놓을 집을 가진 사람들(결국은 다주택소유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세입자의 주거비용을 올려야 한다는 것과 같다. 이런 우려가 정부의 숨은 뜻을 놓친 오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2015년 새롭게 바뀌는 정부의 주거정책을 살펴보면서 과연 오해인지 이유 있는 우려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대통령이 말하는 수익이라는 것이 어떻게 달성되는지부터 살피고자 한다.

주택의 이윤 발생 : 주택시장의 구조

주택의 수익, 즉 이윤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주택을 팔아서 남길 수 있는 시세차익, 둘째, 여분의 주택을 세를 놓아 얻는 임대수익, 셋째, 주택건설업자가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여 얻는 건설업이윤(분양수익)이다. 매매차익은 매매가격이 오를수록, 임대수익은 월임대료가 오를수록, 건설업이윤은 분양물량이 많고 매매가격이 오를수록 커지게 된다.

주택의 매매가격이 커지기 위해서는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어야 한다. 주택의 구매수요는 직접 거주할 목적의 자가수요(실수요)와 집을 통해서 돈을 벌 목적으로 구매하는 이윤동기수요로 구분된다. 이윤동기수요는 집을 되팔아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와 세를 놓을 집을 구매하거나 건설하려는 임대사업수요로 구분된다. 문제는 매매가격이 오르면 주택의 구매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자가수요의 경우 소득수준에 비해서 과도하게 매매가격이 형성될 경우 유지되기 어렵다. 이는 이윤동기수요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이 매매가격보다 높다면 이윤동기수요는 유지될 수 있다.

시세차익이 확보되려면 매매가격의 지속적이고 빠른 상승이 필요하다. 최근의 정부정책이 마치 매매가격을 견인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임대수익이 확보되려면 임대 형태는 다달이 수익이 발생하는 월세라야 한다.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전세금을 통해 수익을 얻으려면 집값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려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자가 구매로 이동할 것이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결국 월세로 전환될 것이다.

임대수익은 월임대료 상승에 따라 증가한다. 월임대료의 상승은 월세수요의 증가에 따라 발생하며, 주택이 소수에 의해 독점된 상황에서 시장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의 주택시장에서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관찰할 수 있다. 문제는 월임대료가 지나치게 오르면 월세부담이 가중되어 다시 전세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임대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살인적인 전세금이 계속 오르도록 방치하여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은 자가 구매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비싼 월임대료를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은 1가구 1주택, 즉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기조에서는 발생할 수 없다. 다주택자가 여분의 주택을 활용하여 얻는 수익이기 때문이다. 집으로 돈을 벌 수 있게 해주기 위해서 여러 채의 집을 갖는 것을 지원하고 독려하는 정책을 펼치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최근 이자 2%의 정책대출 등 정부의 획기적인 지원이 예고된 기업형 임대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1인이 5채를 가지고 장사를 하면 지탄을 받을 수 있지만 100인이 기업을 만들어 500채를 가지고 장사를 하면 기업형이라는 탈을 쓰고 정부의 지원까지 받으면서 사업을 할 수 있다. 임대주택 리츠가 그 수단이 될 것이다. 결국 소수가 여러 채의 집을 독점하게 되어 임대료가 오를 수 있을 때까지, 아마도 저소득층이 빚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를지도 모른다. 정부에서는 이미 월세대출 상품까지 마련하였다.

이렇게 이윤동기수요가 충분하게 형성된다면 매매가격의 상승에 따른 자가수요의 감소를 메우고도 남을 수 있다. 주택건설업이 과거에는 자가수요에 기대어 분양수익을 얻었었다면 이제는 이윤동기수요를 바탕으로 건설업이윤을 챙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택소유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소수자인 무주택 서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다주택자들의 이윤이 보장되는 사회의 완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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