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과 주택정책 변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울과 부산 등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시장은 예상과 달리 크게 상승하고 있다. 대선 이후 한 달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 시장은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다. 국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가격은 주간 단위로 5월 5주차와 6월 1주차에 각 0.28% 상승하여 2009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거래량도 증가하였다.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0,416건으로 전달과 비교하여 2,600건 이상 증가하였으며, 같은 시간 분양권 거래량은 1,146건으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00건을 넘어섰다.

주택시장의 가격상승과 거래량 증가에 따라 은행권의 가계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가계대출은 2017년 3월 2.9조원, 4월 4.7조원, 5월 6.3조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되었다. 주택시장 가격상승과 담보대출 증가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을 발표하였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 첫 단추가 끼워지고 있다.

주택 문제의 원인과 진단

원론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의 새로운 정책은 시장 실패를 수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따라서 정부의 새로운 주택정책은 현재 상황에 대한 원인 진단에서 출발한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부동산 정책으로 평가되는 6.19대책은 최근 주택시장에서 가격상승의 원인을 “대내외 경제여건 개선, 완만한 美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시장 심리가 호전되며 투자목적의 주택수요가 급격히 증가”로 발표하였다. 주택시장 전체는 안정되어 있으나 서울과 수도권 일부, 부산 일부, 세종시 등에서 주택시장에 투자목적의 수요가 유입되면서 주택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주택시장에 대한 이러한 상황 인식은 새로운 정책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우선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였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된 지역은 경기도 광명시, 부산 기장구 및 부산 진구 3곳을 추가하였다. 다음으로 조정 대상지역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하고, LTV, DTI 규제비율을 10%p씩 강화하고, 재건축 조합원 공급 호수를 축소하고, 주택시장 질서 확립을 위하여 분양권 불법 전매 등에 대한 정부 합동기관 단속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주택시장의 과열이 지속 확산 시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추가조치를 강구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주택가격은 왜 오르는 걸까?

문재인 정부의 1호 주택정책은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이에 따라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정부는 주택가격이 오르는 원인을 “부동산시장 심리가 호전되며 투자목적의 주택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진단하고, 대책의 중심은 주택시장에 유입되는 투자목적의 수요를 차단하는 것에 두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인식은 국토부장관으로 취임한 김현미 장관의 취임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김현미 장관은 취임사에서 최근 주택가격 상승이 공급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다주택자들에 의한 투자수요를 가격상승에 원인으로 꼽았다. 주택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다주택자들이 서울 강남을 비롯한 개발호재를 가지고 있는 지역에 주택을 매입하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였기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이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부족하다고 설명하는 것과 비교하여 설득력이 약하다.

다주택보유자들이 여러 채의 주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왜 다주택보유자들이 집을 5채 이상씩 집을 사고, 20대 청년세대가 집을 사고 있는지를 먼저 설명하여야 한다. 문제는 오히려 간단하다. 김현미 장관이 취임사에서 설명하였듯이 여러 채의 집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29세 미만의 청년세대도 주택을 투자의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시대에 은행에 돈을 맡겨 놓은 것보다 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받는 것이 수익률이 높다. 서울시 아파트의 월세 수익률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3% 초중반에 형성되어 있어 예금수익률보다 2배 이상 높다. 심지어 금융기관은 주택가격의 70% 이상을 대출해주고 있어 보증금을 제외할 경우 주택가격의 10~20%만 있으면 주택을 매입해서 월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분양권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훨씬 투자하기 편한 상품이다. 청약을 통해서 당첨되면 인근에 새롭게 분양하는 주택의 분양가격이 더 높게 책정되어 저절로 웃돈이 형성되고 있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해제하여 건설업자가 최대한 분양가격을 높이는 것을 제어하고 있지 않다. 현재와 같이 초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차지 못한 자금이 주택시장에 유입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오히려 투자자는 주택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높은 지역은 외면하고 주택시장이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시장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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