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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일 국무회의에서 행정자치부의 정종섭장관은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이하 청년수당)에 대해 “범죄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발언해 공분을 산 적이 있다. 현재 뜨거운 논란의 가운데에 있는 서울시의 청년수당은 수혜대상의 모호함과 도덕적 해이와 같은 부작용 간과, 세금 낭비 등 포퓰리즘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19세~29세의 미취업 청년들 중 중위소득이 60% 미만인 대상자 중 3,000명을 뽑아 월 50만원 씩 6개월을 지급한다는 애초의 정책을 예정대로 시행하였다. 하지만 현재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 결정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고 법적 공방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청년수당 지급에 대한 찬반 여론을 통해 청년 문제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을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었다. ‘복지’로 여기는 것과 ‘사회 투자’로 생각하는 것이 그 두 가지이다. 두 입장 모두 청년의 고통을 사회가 분담해서 해결하고자 하지만, 정책의 방향이 다르다. 각자의 입장마다 장단점이 있으나, 이번 서울시의 행보를 사회투자로 본다면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청년들이 취업준비를 할 때 당장 겪을 수 있는 최소한의 금전적 어려움이 주는 박탈감에 공감하고 이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효과성이나 결과도 중요하겠으나, 무엇보다 기획의 시작이 해당 수당의 예상 수혜자가 직면한 실질적 어려움에 공감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긴 시간 막대한 비용과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화된 청년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어쩌면 ‘공감’을 기반으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정치권에서 청년들에게 공감하지 않고 청년문제에 대해 언급했던 말들을 살펴보고 어떤 부분에서 청년들은 소외되고 상처받았는지, 공감해야할 지점은 어디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청년들을 아프게 했던 말들
▷ 박근혜 대통령의 말
“통닭집 하지 말고 파견직 취업하도록”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에 취업) 해보세요”
▶ 상처 point : 청년들의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왜 높아졌는지에 대한 이유를 전혀 모르고 있을 뿐더러 이미 국내에 만연한 불안정 일자리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중앙정부의 발언이다. 청년 일자리 정책을 주도해야 할 주체 중 하나의 수장이 한 발언이기에 더욱 실망스럽다.
▷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안양옥의 말
“빚이 있어야 파이팅 한다”
▶ 상처 point : 취업난과 비정규 일자리로 점철된 청년들의 취업시장을 보면 부채는 파이팅 요인이 아닌 N포세대로 청년들을 이끄는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 장학금과 국가지원 학자금 대출을 담당하는 준정부 기관 이사장의 발언으로서 청년의 실태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으로 여겨질 만한 발언이다.
▷ 교육부 정책기획관 나향욱의 말
“(구의역 사고에 대해)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 상처 point : 이 발언은 솔직한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이다. 구의역 사고는 자기 자식이 속한 사회가 이윤이 목숨보다 중요시 되는 구조가 되었다는 지표와 같은 사건이다. 사회 구성원에 대한 공감과 배려가 없는 사회로의 발전은 누구든 능력과 의지만 있으면 교육을 받고 성공할 수 있는 사회를 교육으로 실현하겠다던 나 기획관도 원하지 않는 발전상일 것이다.
▷ 새누리당 전 대표 김무성의 말
“젊을 땐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도전하고 싶고 무언가 잘못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배후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젊은 사람들이 정의감과 이상적인 상황을 (염두에)놓고 볼 때 잘못됐다고 보이지만 숨은 사연이 있다.
경험을 안 해 보면 알 수가 없다.”
“(아르바이트생 부당처우에 대해)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 하여튼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어요.”
“(청년들이) 잘못되면 국가탓, 정부탓, 사회탓으로 돌리며 한탄한다”
▶ 상처 point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만을 강조하며 취업난, 주거난, 학비난 등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목표의식 없이 현 상황에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관점이 올바른지 묻고 싶다. 아르바이트생 부당처우는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은 사장의 갑질이지 좋은 경험이 아니다. 바른 정치인이라면 청년들의 한탄을 탓하기 보다는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의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개선할 정책을 입안해야 할 것이다.
▷ 전 서울시장 오세훈의 말
“젊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개발도상국에 가서 한 달만 지내보면 금방 깨닫는 게 바로 국민적 자부심입니다.”
▶ 상처 point : 자신이 처한 상황보다 열악한 상황에 빗대어 나는 최악은 아니니 괜찮다는 마음을 갖는 것은 비겁하다. 남의 어려운 상황을 밟고 세우는 자부심과 자긍심은 사회를 통합하는 것보다 남을 배척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앞장서는 것이므로 진정한 자부심이 아니다.
▷ 국민의당 안철수의 말
“(구의역 사고에 대해) 가방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 지도 모릅니다.”
▶ 상처 point : 일을 하는 작업장의 바른 지향은 ‘덜’ 위험한 것이 아니라 ‘안전’해야 하는 것이다. 안전에 관련한 사항들은 개인의 여유 여부와 상관없이 노동자의 당연한 기본 권리이다. 우리나라의 위기가 개인에게서 오고 있는지, 구조에서 오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조차 없다면 새로운 정치는 효용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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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말들은 뱉기 전에 청년실신 (청년의 상단수는 실직상태로 대출을 받았다가 신용불량자가 되었다는 뜻), 헬조선, N포세대, 수저계급론, 열정페이 등 청년들이 처한 어려움을 나타낸 단어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았다면 절대로 공적인 자리에서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위험하고 힘든 작업장에서 불안정일자리여도 일을 하는 청년, 학자금으로부터 비롯된 부채를 앉은 채로 사회로 나오는 청년, 안정된 일자리가 없어 장기간 취업준비를 하는 청년, 여러 가지 시도 끝에 사회를 탓하는 청년 모두 우리 주변의 청년임과 동시에 미래를 채워나가야 할 구성원임을 잊지 말고 배려와 공감 안에서 서로 힘을 주자.
▷ 역사학자 전우용의 말
“청년들더러 ‘실패를 두러워 말라’고 하려면,
‘실패해도 국가가 지켜준다’는 말을 함께 하는 게
‘정상적인’ 국가 지도자의 자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문재인의 말
“청년실업문제는 국가적인 재난 정도로 생각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의 말
“우리 청년의 꿈은 악순환의 늪에 빠져있습니다.
메마른 현실에서 꿈을 틔울 수 있는 물 한모금을 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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