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열기, 건강 관심 고조

다듬어야할 식재료가 많고 양념 준비에 손이 많이 가는 한식의 특성 때문인지 집밥은 해먹기 ‘번거롭다’,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었다. 또한 예전과는 달리 끼니를 간단하게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식 이외의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선호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집밥’의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한동안 ‘먹방’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더니, 이제는 직접 만들어 먹는 ‘집밥’이 그 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는 결국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과 맞닿아 있다.

 

한국 노년 평균 10.46, 아프면서 생활

사실 한 집 걸러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가족 구성원들은 아픈 환자와 돌보는 역할을 수시로 오가며 생활하기 마련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이상)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아프고 돌보는 경험의 시간도 같이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 남녀의 기대여명은 81.20세인 반면, 건강수명은 70.74세다(2011년 기준, 보건복지부). 기대여명과 건강수명 간 차이인 10.46년은 사실상 아프면서 살아가는 시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수치일 뿐, 이 안에는 상당한 편차가 있다.

아픈 기간을 얼마나 줄일 지는 현재에 얼마나 건강한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또 아프더라도 ‘얼마나 잘 치료할 수 있느냐’는 ‘개인이 의료부담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와 관련된다. 그리고 ‘치료 전과 후에 얼마나 좋은 돌봄을 받느냐’에 건강한 생활의 가능성 여부가 달려있다.

이와 같이 개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개인의 건강도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건강한 먹거리, 정기적인 건강관리, 진료, 좋은 보살핌 등은 결국 돈을 얼마나 투자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돌봄서비스, 욕구 커졌으나 저임금 시간제 여성일자리

이들 요소 중에서 최근 정부의 공적 지원이 두드러진 분야가 돌봄서비스다. 돌봄은 온 국민에게 필요한 보편적인 욕구인데다, 우리 사회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핵가족화와 가족구성원의 경제활동이 중요해지면서, 사회 안에서 가족을 대신할 돌봄 주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이에 맞춰 서비스 영역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돌봄의 일자리나 서비스가 많아졌음에도 사회적으로 양질의 돌봄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돌봄서비스의 구조적인 문제가 얽혀있다. 정부는 돌봄서비스 바우처를 통해 서비스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며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할만한 돌봄서비스가 민간 시장에서 대부분 제공되고 있다. 이들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하면서 서비스의 질도 같이 나빠지니 오히려 이용자의 선택이 제한되고 있다.

현재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종사자는 제조업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두드러지나, 가격경쟁에 밀려 일자리 처우는 낮은 형편이다. 이들 일자리는 여성 취업자가 80%이상 집중되어 있다(그림1 참고). 이는 전 산업의 여성 비중에 견줘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림1

 

게다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취업자의 근로형태가 변하고 있다. 이 분야 전일제는 줄고, 시간제 일자리가 늘고 있다. 2010년 이 분야 시간제 비중은 6.8%였으나, 2014년 현재 17.2%로 2.5배 이상 급증했다(그림2 참고). 이처럼 시간제 근로 형태가 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이 임금이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고임금 취업자가 적고, 100만원대 임금 근로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돌봄서비스는 사람과의 관계로 이뤄지다보니, 종사자의 전문성이나 태도 등에 영향을 주는 처우 문제가 좋은 서비스와 직접 맞닿아 있다.

 그림2

 

질병 예방이나 사후 관리에서 돌봄서비스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돌봄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지원 체계는 이용자의 선택과는 정반대로 흘러 불만이 크다. 아프더라도 따뜻한 돌봄의 손길이 닿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구조로 개편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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