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주유소’는 대안이 아니다

By |2012/04/28|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조직인 화물연대가 5, 6월에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파업 투표는 2월에 이미 가결된 바 있다. 이쪽 소식에 밝은 분에게 들어보니, 기름 값 폭등으로 거의 한계상황에 돌입해 있다고 한다. 파업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는 것이다. 마진이 줄어들고 있지만 관계가 워낙 불균형하다 보니, 대기업 물주가 정하는 운임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유가 폭등의 고통이 점차 확산되는 느낌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휘발유 공급시장에 삼성을 끌어들이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 삼성토탈이라는 새로운 도매 공급업자를 키우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정당들이 경제민주화와 재벌규제를 앞 다투어 검토하고 있는 마당에 삼성이라는 국내 제1의 재벌을 키우겠다는 발상이 참으로 놀랍다. 정부는 삼성토탈을 ‘트로이의 목마’로 기대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가재는 게 편’이 될 것이다.사실 현재의 석유제품 시장 구조로 볼 때 삼성토탈이 [...]

가계부채의 신위험층 50~60대, 그들도 개혁을 바란다

By |2012/04/25|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개인부문 금융부채를 기준으로 1천조원을 넘어선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금융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응답)한 결과 금융시스템의 핵심 위험요인은 유럽국가 채무위기(75.7%)였고, 그 다음으로 가계부채 문제(67.6%)를 지목했다. 정치 및 지정학적 리스크(50.0%)나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위험(36.5%)보다도 가계부채가 훨씬 더 높았다. 채무의 대부분은 고소득자들이 안고 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고 한 정부 발표와는 달리 금융시장에서는 위험도를 높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가계부채 절대규모도 문제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점이 최근까지 추가적 위험요인으로 지적됐다. 2010년 말까지는 잔액 기준으로 소득이 3천만원 미만인 가계가 안고 있는 부채 비중이 30% 정도였는데, 지난해 4분기 새로 늘어난 부채의 40%는 3천만원 미만 가계의 것이었다. 저소득층의 경우 생활자금이 모자라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점도 걱정이다. 이 정도가 지난해까지 한국은행에서 적시해 [...]

기름값 폭등과 경제민주화

By |2012/04/25|Categories: 새사연 칼럼|4 Comments

“석유 대기업 편에 설 것인가? 국민들 편에 설 것인가?” 지난달 29일 오바마 대통령 연설의 한 대목을 축약한 것이다. 미국 공화당이 상원에서 에너지산업 세제개편안을 부결시킨 직후의 대응이었다. 세제개편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석유관련 대기업들에 대한 세제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재생에너지 관련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었다. 미국은 지금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가 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유가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개선된 문제의식을 피력했다. 알뜰주유소 확대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유 대기업들의 과도한 시장권력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 대책의 핵심이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새로운 시장 참여자로 육성해 경쟁을 촉진한다는 데 있다. 현재 한국 정유 4사의 독과점 구조는 상호 담합과 고도의 수직계열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원유 수입에서 석유제품 생산, 유통과 판매에 [...]

‘탈원전 이슈’는 다시 타오를 것인가

By |2012/04/25|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4.11 총선이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야권연대의 사실상 패배로 끝났다.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언론은 경마식 보도와 단일이슈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와중에 정말 중요한 갖가지 정책 이슈들은 희미해져만 갔다. 선정성을 부추기는 기사들에 파묻혀 주요한 정책 이슈들이 실종된 선거가 된 것이다. 중요하지만 희미해진 정책이슈는 참으로 많다. 한미FTA, 재벌개혁, 사법개혁, 4대강, 언론개혁 등등. 그러나 여기에 '탈원전' 이슈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력대란 비상사태 등 지난 해는 나라 안팎에서 에너지 사고가 유독 많이 발생한 해이고 올해에는 고리원전의 정전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다. 때문에 이번 총선은 전국적으로, 특히 원자력 발전소가 집중되어 있는 동해안에서 '탈원전'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는 예측 혹은 기대가 적지 않았다. 한국의 원자력산업이 총선을 기점으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될 정도였다. 각 정당의 '원전'에 대한 입장 그러면 [...]

진료실로 찾아온 강정마을

By |2012/04/24|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작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제주도 강정 마을에서 무료진료를 하였다. 해군기지 반대라는 오랜 싸움에 지쳐가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연대 투쟁을 위해 전국각지에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힘이 될 일을 찾던 중 거기에 가서 진료를 하기로 했다. 그곳에서의 무료진료 일정을 마친 이후에도 나는 가끔씩 진료실로 찾아오는 강정과 맞닥뜨리고 있다.다쳐서 찾아오는 강정 활동가들가끔씩 격렬한 싸움 끝에 다쳐서, 제주시에 있는 내 진료실까지 오는 분들이 있다. 주로 진단서 때문이다. 최근에 만난 프랑스인 벤자민(Benjamain Monnet)도 몸싸움을 하다가 여기저기 멍이 들고 허리며 가슴팍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찾아왔었다. 나는 여기저기 자세히 살피고 물어보면서 합당한 진단서를 써줬다. 벤자민은 그 덕분에 강제출국을 모면했다고 한다. 우리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 갔어도 같은 진단서가 나왔겠지만, 굳이 나를 찾아온 것은 강정마을에서 무료진료를 통해 쌓인 신뢰 때문일 것이다.그리고 몇 달 뒤에 연락이 왔다. 벤자민이 또 다쳐서 치료하고 진단서를 [...]

[착한경제학]또 하나의 성장동력 ‘사회경제’

By |2012/04/18|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고용없는 성장, 불안한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이동통제, 자산가격규제, 재벌규제를 먼저 해야 한다. 아래로부터, 안으로부터의 성장을 하기 위해선 임금 상승, 에밀리아형 중소기업 클러스터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여기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있다. 바로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사회경제(social economy·사회적 경제로도 번역한다)’다.경제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가정 아래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꾀한다. 반면 사회경제는 인간의 상호성(reciprocity)을 근거로 공정성(fairness)의 기준에 의해 연대를 도모한다. ‘착한 경제학’이 누누이 강조한 신뢰와 협동은 사회경제가 사회정의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기실 사회경제의 역사는 시장경제보다 오래 되었다. 수렵채취시대에는 어느 종족이나 식량 공유의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또 동물을 잡거나 열매를 딸 때도 협동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농경시대의 관습으로 아직도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두레나 계 역시 사회경제에 속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협동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