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펀치(586) 우리 안의 신자유주의

By |2017/11/29|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블랙 프라이데이가 한창이다. 일 년에 한 차례 싼 값에 물건을 내놓아 소비자들이 대거 구매하게끔 하는 것을 의미하는 블랙 프라이데이는 일반소비자로 하여금 미국의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어 상당량의 소비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블랙 프라이데이를 보면 나는 전혀 다른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떠올랐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일본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금요일 퇴근 시간을 오후 3시로 정해놓을 것을 말한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 빠르면, 그만큼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온 정책인데, 실제 어느 정도로 소비 진작효과가 있는지 모르지만 일본 정부의 디플레이션 종식 노력이 이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는 데까지 닿아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우리 정부도 올해 초 일본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도입하려 시도한 적이 있다. 한 달에 한번 금요일 퇴근 시간을 앞당겨 마치 일본에서 한 것처럼 소비를 진작해보겠다는 것이었으나 전격 도입되지는 못했다. [...]

위클리 펀치(585) 우리 같이 살 수 있을까?

By |2017/11/22|Categories: 새사연 칼럼|Tags: , , |0 Comments

얼마 전 청년연대은행 토닥에서 주거포럼을 열었다. 토닥은 청년들이 만든 자조금융 협동조합으로, 주로 경제와 공동체를 고민하던 곳이다. 나는 토닥 조합원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시민자산화 운동으로 공유지를 확보해가는 방식의 주거 사례와 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직접 집을 지은 ‘함께주택’ 사례가 소개되었다. 최근 정부나 지자체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주택이 늘고 있다. 주변에 입주한 사람도 있고, 새사연에서도 사회주택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니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사회주택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집을 개인이 소유하는 방식에서 공동이 소유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 거기에서 사회주택은 시작한다. 물론 함께 사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적 자원을 분담하는 것 이외에 신뢰를 쌓고, 지속적인 관계형성을 위해 서로 조율하고 합의해 나갈 것이 많다. 포럼에 참여한 사람 중에는 이미 공동주거를 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협동조합형 주택, 셰어하우스 등 이름은 다르지만 공동주거 [...]

위클리 펀치(584) 노동자에게 노동권을, 학생에게 학습권을!

By |2017/11/15|Categories: 새사연 칼럼|1 Comment

지난 2016년 《청춘의 가격》 집필을 위해 면접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청년노동의 사각지대를 들여다보고자 대학원생 이한기(가명)씨를 인터뷰했다. 당시 석사수료생이었던 한기씨는 대학 내 조교제도가 갖는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개별적인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이한기씨 주변의 대학원생들은 하루 6~8시간 혹은 그 이상의 업무를 하며, 겨우 월 20~30만원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도 교수의 재량에 달려있었고, 대부분 교수와 자신의 관계 때문에 불합리한 조건일지라도 업무를 받아들이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조교의 경우는 학생으로서 학비를 면제해 주는 시스템으로 ‘고용’되거나, 근로학생이라는 이름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우선적인 지위가 노동자인지 학생인지 혼란을 갖는다고 했다. 이렇듯 대학원생들은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대 보험 보장이나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차라리 직원으로 고용해달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한기씨가 전해 준 대학 조교의 실상은 동국대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동국대 대학원 [...]

위클리 펀치(583) 트럼프 대통령의 새 연준의장 지명자 제롬 파월, “지식도, 이해도, 능력도 없는 사람”

By |2017/11/08|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cluelessness”는 미국 언론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련된 기사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 가운데 하나다. “cluelessness”는 어떤 것에 대한 “지식도, 이해도, 그리고 능력도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제롬 파월(Jerome Powell)을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으로 지명하였다. 파월 역시 트럼프의 이미지인 “cluelessness”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러나 파월이 “cluelessness” 평가를 받은 것은 트럼프 때문이 아니라 그 자신이 “cluelessness” 평을 받을 만하다는 측면에서 과도하지 않다. 파월은 아버지 부시(George HW Bush: 재임기간: 1989.01~1993.01) 행정부 출신이고, 백악관에서 나와서는 1997년에서 2005년까지 사모펀드 기관인 칼라일(Carlyle Group)에서 파트너로 일했다. 그리고 오마바 대통령 당시에 연준이사회 이사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일해 왔다. 그의 이력을 보면, 그가 경제학적 지식은 물론이고 경제 정책 담당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미국 언론의 평가는 과하지는 않다. 물론 칼라일과 연준 이사로 재직하면서 경제에 대한 식견을 펼쳤을지 모르지만, 연준의장은 [...]

위클리 펀치(582) 86세대, 가장 성공한 세대에서 가장 실패한 세대로

By |2017/11/01|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지만 1999년에 창립된 ‘제3의 힘’이란 정치 단체가 있었다. 이정우 변호사를 중심으로 김영춘, 송영길, 정태근, 우상호, 이인영, 고진화, 천호선, 김서용 등 여야를 망라한 이른바 ‘386세대’ 학생운동 지도자들이 세대교체 기치를 내걸고 만든 단체였다. 제3의 힘은 현실 정치 참여를 통한 썩어 빠진 낡은 정치 타파를 자신들의 사명으로 삼았다. 하지만 2000년 5.18전야제 후 일부 선배 정치인들이 벌린 룸살롱 술자리에 참여했다 문제를 일으키면서 이 단체는 허망하게 날라 갔다. 당시 잘 나가는 방송 작가로서 인터넷 홍보를 담당했던 이진순씨는 마음의 상처를 견기다 못해 2002년 모든 것을 접고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서 공부도 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하다 2013년 다시 돌아 왔다. 이진순씨는 어느 인터뷰 기사에서 다시 만난 옛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옛날 똑똑하고 명민했던 선후배나 친구들을 다시 만나보면 다들 너무 삶에 지치고 부대끼고 [...]

위클리 펀치(581) 청년의 나이는 몇 살일까

By |2017/10/25|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청년몰, 청년배당, 청년수당, 청년주택, 청년통장, 청년허브 등 각종 청년정책과 영화 ‘청년경찰’을 비롯한 상품명에 이르기까지 청년이란 단어가 참 흔하다. 그러나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차치하면 지칭하는 대상은 저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청년의 명확한 기준을 알아보기 위해 현행 법령 중 유일하게 이름에 청년을 포함하고 있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을 찾아보았다.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이란 명칭으로 2004년에 제정된 이 법은 청년을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어 비교적 명확하다. 그러나 2004년 당시는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던 시기였고, 2010년대 들어 청년문제를 사회경제적 다방면의 문제로 확대하여 인식하기 시작하자 2015년 「서울특별시 청년 기본조례」를 시작으로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의회는 청년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이들 조례도 저마다 청년을 조금씩 다르게 정의한다. 특별시·광역시를 중심으로 봤을 때 서울·울산·세종은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을 그대로 따르지만, 부산은 ‘만 18세 이상 만 34세 이하’를 적용하고, 대구·광주·대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