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의료봉사 현장서 자주 들은 그 말 “I have no money…”

By |2013/12/13|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지난11월 8일 필리핀 중부를 강타해 셀 수 없는 사상자와 이재민을 만들어낸 태풍 하이옌. 초기 긴급 구호팀이 들어가고 지금은 부서진 도로와 전신주 등을 고치는 일과 필요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비교적 순탄한 도움이 제공되고 있다. 태풍 발생 20일만인 지난 11월 28일,본인을 단장으로 한 6명의 의사와 그외 의료진 및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열린의사회 일원은현지에긴급 투입됐다. 중서부의 섬에 있는 아클란(Aklan) 주에서 칼리보(Kalibo)시 인근의 바탄(Batan), 알타바스(Altavas), 발레떼(Balete), 리바카오(Libacao), 방아(Banga) 5개 재난 지역을 돌면서 긴급 구호 및 일상 진료를 실시했다. 아파도 병원 가기 두려운 이 곳낮 12시를 넘기고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대기 환자가 70여명이 남았단다. 이러다가 오늘은 10분 밥 먹고 진료해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다. 나야 다이어트 한다고 안 먹어도 되지만 다른 어린 친구들은 어떨까 모르겠다. 재빨리 점심밥을 먹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내가 소아 환자들을 [...]

한 장애인 활동가의 죽음 : 사회가 떠민 사람

By |2013/12/11|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맹장으로 사망한 장애인 활동가일찍 찾아온 추위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11월 말, 한 장애인 활동가의 사망소식이 들려왔다. 내가 정기적으로 나가고 있는 의료봉사 단체 소속 장애인 활동가 김준혁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그저 그렇듯 무심하게 부고를 듣다가 맹장염으로 인한 패혈증쇼크로 사망했다는 이야기에 번쩍 정신이 들었다. 요즘 세상에 맹장염으로 사망이라니...대체 고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故 김준혁씨에 대한 개인적 기억은 없지만 주위 분들에 따르면 지적장애가 있음에도 매우 헌신적으로 사회활동과 장애인 처우개선 운동을 열심히 해오셨다고 한다. 언어 및 지적 중복장애 3급 진단의 장애를 가졌지만 민주노동당 등 사회활동뿐 아니라 장애인 처우/인권개선을 위한 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셨단다. 하지만 고인은 장애로 마땅한 직업을 찾을 수 없어서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고, 가족도 없이 혼자 정부 수급에 의존해 살아왔다. 그렇게 혼자 지내던 고인은 맹장이 터져 복수가 차는 상황에서도 병원에 쉽게 가지 못했다. 결국 [...]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 TPP, 동아시아는 어디로?

By |2013/12/09|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안녕하세요? 경제 기사를 읽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경제의 흐름을 짚어 드리겠다고 했지만, 바다 물길처럼 경제 흐름도 큰 흐름과 작은 흐름이 겹쳐져 있습니다. 커다란 흐름은 보통 저 밑에서 조용히 흐르기 마련이지만, 때론 겉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거꾸로 어떤 흐름에 대한 확신을 가지면 세상만사가 그 흐름의 반영으로 보일 지도 모릅니다. 해서 아주 엉터리 진단을 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럴 경우를 경계하면서도 큰 흐름을 짚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으려 합니다.들롱 교수도 장기침체 선언"역사로서의 현재"(마르크스 경제학자 폴 스위지(Paul Sweezy)가 한 말)를 구성하는 큰 흐름 중 "장기침체"와 "패권교체"가 요즘 물 위로 떠오르는 일이 유난히 잦습니다. 버클리 대학의 브래드포드 들롱(Bradford DeLong) 교수도 장기침체론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네요.[관련 글] (☞ The Long Short Run)들롱은 2008년 이전에 대체로 0~2년의 기간에는 케인즈적 단기가, 3~7년이면 고전파적 균형이 들어맞고, 그 이상은 [...]

시장의 파괴적 위협에서 사회를 보호할 때

By |2013/12/05|Categories: 새사연 칼럼|4 Comments

“소수의 소득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행복한 소수가 누리는 번영으로부터 다수가 분리되면서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이데올로기의 결과다. 그 이데올로기는 시장과 금융투기의 절대적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어떠한 형태의 통제를 실행하고, 공동선을 경계할 책임이 있는 국가의 권리를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보이지 않지만 가끔은 가상적인, 일방적이고 무자비하게 자신의 법칙과 규칙을 부과하는, 새로운 독재가 탄생했다.”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번째 ‘교황 권고(apostolic exhortation)’에 담겨 있는 한 대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자유시장 이데올로기가 좀처럼 기세를 꺾지 않고 때로는 긴축 주장으로, 때로는 복지축소 주장으로 부활하고 있는 시점이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독재’라는 용어까지 사용해 가면서 부정한 시장논리에 치열하게 맞서는 교황의 절절한 호소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대침체(Great Recession)가 5년이 [...]

금융허브, 금융선진화, 이제는 금융융복합

By |2013/12/04|Categories: 새사연 칼럼|4 Comments

또 다시 철지난 레코드가 울려 퍼지다. 빅뱅 또는 대폭발 이론은 우주물리학에서, 우주의 시원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이다. 우주론에 문외한이지만 굳이 보태자면, 밀도와 온도가 매우 높은 상태를 지닌 작은 물질이 약 150~200억 년 전의 거대한 폭발을 통해 급격히 팽창했다고 보는 이론이다. 이러한 빅뱅 이론은 경제적 영역에서도 곧잘 적용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금융 빅뱅(Financial Big Bang)이다. 1980년 6월, 영국에서 금융서비스법(Financial Service Act)을 도입하여 은행의 증권업 겸업을 허용하는 한편,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업종의 관련 법률을 통합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한 급격한 조치를 말한다. 86년 영국의 금융 빅뱅은 80년대 초반 레이건의 규제완화 정책을 추종하였지만,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탈규제를 촉진하여 런던을 금융허브로 만들고자 하는 야심에 따라 추진되었다. 그리고 미국은 1999년 금융현대화 법안(Gramm-Leach-Bliley Act)을 도입하여,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영업 제한을 폐지하고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여 증권업과 보험업에 진출할 [...]

박근혜, 금융·의료·철도 빗장 모두 풀어버리나

By |2013/12/02|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규제 완화와 개방, 그리고 민영화안녕하세요. 경제기사를 읽어 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이번 주(11월 마지막 주)는 박근혜 정부의 '줄푸세' 정책이 유독 많네요. 시끄러운 정치에 대해서는 입을 꼭 다물고, 자신의 원래 신념인 줄푸세를 조용히 실천하는 중입니다.금융위원회는 지난 달 27일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신제윤 위원장은 이 방안이 박근혜 정부의 금융 청사진이라면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가장 큰 주제는 새로운 시장과 역할을 찾아 나서는 금융회사에 '무한한 기회'를 열어주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경쟁의 압력'을 통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며 "(금융사 간) 경쟁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고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겠다"고 말했습니다.그는 심지어 "세계적인 추세가 재규제에서 약간씩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는데요. 제대로 거시 건전성 규제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규제 강화가 제대로 안 돼서 새로운 금융위기를 맞을 거라고 경고한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