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펀치(437) ‘제2, 제3의 장그래 양산’, 멈춰야 한다
정부 대책, 더 많은 ‘장그래’ 만들어 해가 바뀌어도 비정규직, 기간제, 무기계약직, 3~4년 계약직 등 또 다른 이름으로 고용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정부가 ‘비정규직 종합대책’으로 2년 기간제 비정규직을 4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해법으로 내놓으면서 각계의 비난이 거세다. 일명 ‘장그래 양산법’이라는 비난을 맞고 있다. 장그래는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생’의 2년 계약직 사원으로,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결국 해고되었다. 이렇듯 정부안은 고용 불안을 1~2년 유예한 것에 불과하며, 이게 과연 제대로 된 비정규직 대책인가에 대해 다수 국민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방문간호사, 하루아침에 대량 해고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의 보건소 건강관리사업을 수행하던 방문간호사 수백 명이 하루아침에 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새해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기대했던 방문간호사들의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취약계층의 최소한의 복지 안전망도 일정기한 공백이 [...]
‘유보통합’은 만능키가 아니다
매해 연말이면 유치원 추첨으로 각 가정의 희비가 엇갈릴 정도로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는 만3~5세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 파행까지 겹쳤다. 이 때문에 부모의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유치원으로 쏠림이 극명하게 나타나 온 나라가 들썩일 지경이었다.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유치원 입학 경쟁이나 무상보육 예산 문제는 매해 뜨거운 감자다. 그렇다고 딱 떨어지는 답을 구하지도 못해왔다. 최근에는 ‘유보통합’이 그 해법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심지어 영유아 보육과 교육 관련한 어떤 문제든 유보통합으로 풀 수 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유보통합은 현재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눠진 영유아 교육과 보육을 하나로 합치는 것을 의미한다. 유보통합이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다. 이렇게 수면위로 급부상한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가 정한 국정 과제의 하나로 ‘유보통합’이 들어가면서부터다. 최근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전 대표가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유보통합을 핵심 정책으로 내걸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렇다면 ‘유보통합’이 영유아를 둘러싼 문제들을 [...]
위클리펀치(434) 일이냐 가정이냐, 이제는 ‘선택’ 아닌 ‘포기’ 상태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번에는 저출산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홍 지사는 한 종합채널방송에 출연해 우리 출산율이 낮은 이유가 여성의 지위가 높기 때문이라 말했다. 그의 말을 더 이어가면,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게 되면서 결혼을 안 해도 되는 사회분위기와 자녀 없이 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 때문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자문위원 직함도 가지고 있는 여당의 차기 대권후보선상에 있는 핵심이다. 그러나 그의 최근 논란은 저출산의 문제를 여성 개인 탓으로 돌리는 기존의 가부장적 틀에서 벗어나 있지 않아 여성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꺼냈다 대중의 뭇매를 맞은 ‘싱글세’ 등의 파장도 컸다. 일련의 논란들을 겪으며 여당과 정부의 인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드러나고 있다. 결혼 안하고 아이도 안 낳는 이들에게 세금을 더 매기고, 여성을 가정에 [...]
위클리펀치(433) 스톡홀름 전셋집과 서울 전셋집, 무엇이 다를까?
1. 스웨덴의 스톡홀름으로 가족과 함께 유학 온 S씨.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걱정이 늘었다. 그 동안 지도교수의 딸이 서울로 유학을 가면서 비게 된 집에서 묵었었는데 갑자기 딸이 돌아온다고 하여 집을 비워줘야 한다. 스톡홀름에서 집을 빌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서울에서는 살고 싶은 동네 정하고 근처 복덕방 몇 군데 돌아다니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스톡홀름에서는 어쩐 일인지 이게 쉽지가 않다. 셋집을 찾기 위해서 일단 우리나라의 벼★시장, 중고★라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검색해야 하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사진도 예쁜 주택은 올라오기 바쁘게 거래가 끝이 난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내고 집주인과 통화가 되기까지 한 3주는 걸린 거 같다. 오랜 고역 끝에 집주인과 상담을 했다. 집은 그럭저럭 마음에 들지만 월세가 부담스럽다. 10,000 크로나, 우리 돈으로 150만 원 정도나 된다. 선뜻 계약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사업차 장기간 스웨덴에 [...]
위클리펀치(432) 노동시장, 어디까지 ‘유연’해질 것인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은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다른 유력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며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직면해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숫자에 매몰되어 일자리 몇 만개를 만드는 것보다 좋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였으며,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시정제도를 도입하고, 대기업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2년이 끝나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정부의 정책은 나오고 있지 않고 있다.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시키는 정책이 발표된 바 있지만, 약속했던 전일제 좋은 일자리를 확충하는 정책이나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있으며 처우가 좋지 않은 비정규직 일자리에 대한 개선 정책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바뀌지 않은 [...]
공유경제(sharing economy), 그 성공의 조건
이례적으로 산업통산자원부가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연구용역 발주를 보도자료로 돌렸다. 정부가 일년에 수백, 수천 건의 정책연구를 발주하면서 특정 건을 언론에 알렸다는 건 그만큼 특별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는 작은 물건에서부터 시작하여 이제는 자동차, 빈집과 같이 커다란 자산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공유경제는 사적 독점소유 방식의 기존 시장경제와는 다른 새로운 경제영역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유경제를 지지하는 논자들은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적인 소비의 경제가 이미 저성장 기조에 빠진 대량소비의 자본주의 경제를 구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세계 공유경제에서 주요 기업들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빈집 서비스의 에어비앤비(AirBnB), 카쉐어링 서비스의 집카(Zipcar)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며 전 세계 공유경제 규모는 매년 80%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공유경제는 언급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공유기업은 약 30개이며 이들의 절대 다수는 자본금 1억원 이하, 직원수 5명 내외의 영세업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