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펀치(445) 정부의 ‘상자 뺏기’ 게임… 서민은 결국 ‘꽝’
1. 상자가 하나 놓여 있다. 5명이 상자를 노린다. 상자를 놓아둔 사람이 말한다. “상자를 열면 큰 금액이 적혀있어요. 상자를 연 사람이 그 금액을 받게 돼요. 그런데 그 돈은 나머지 네 사람이 각각 분담해서 모아주는 거예요. 자, 게임에 참여하시겠어요?” 언뜻 말도 안 되는 이 게임에 누가 동의할까? 게임의 주최자는 나머지 규칙을 제시한다. “상자 안에는 여러 개의 상자가 들어 있어요. 상자를 열 때마다 보상은 점점 커져요. 그런데 상자를 열 때마다 이전에 얻은 보상은 사라져요. 여러분이 내야 하는 분담금이요? 그건 계속 쌓여요. 그래야 게임에 집중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상자를 뺏기 위해 최선을 다 하세요. 아, 가장 재미있는 규칙을 빠뜨렸군요. 몇 개의 상자가 있는지 알려드릴 수는 없는데 마지막 상자가 열리게 되면 모든 보상은 사라지고 분담금만 남게돼요. 스릴이 장난이 아니겠죠? 만약 모든 참여자가 합의하면 도중에 게임을 끝낼 수 [...]
위클리펀치(444) 입원환자 부담금 인상, 한심한 정책결정의 본보기
최근 박근혜 정부는 ‘장기입원환자의 본인부담금 인상정책’을 들고 나왔다. 까닭은 이렇다. “한국은 OECD에 비해 입원일수가 너무 길다. 즉 불필요한 장기입원이 많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장기입원자가 내야할 비용을 올리는 것이다.” 합리적인 근거라고 보기 어렵다. 올바른 접근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정말로 입원일수가 긴가? 이중 불필요한 장기입원은 얼마나 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어느 문제에 개입해야 할 것인가?” 이번 정부 정책은 이와 같은 ‘정책 ABC’를 전혀 따르지 않았다. 하나하나 따져보도록 하자. 한국의 평균 입원일수는 매우 긴 편이다. 2012년 기준 16.1일로 31.2일을 기록한 일본 다음으로 긴 수치이며, OECD 평균 8.8일의 2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통계 속에 숨겨진 진실을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입원일수 증가의 원인은 폭증하는 ‘병상 수’에 있다. 아래 그림을 비교해보자. 일본의 병상-입원일수는 동일하게 높으나 점차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는 OECD 전체와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한국의 [...]
위클리펀치(443) ‘목적어’ 없는 규제 개혁
보수 경제학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경제이론 중 포획이론(Capture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규제기관이 피 규제기관을 포획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피 규제기관에 의해 포획되는 현상을 말한다. 규제정책이 실제로는 공공의 이익에 도움에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부 개입을 줄이고 시장이 경쟁원리에 따라 움직이도록 내버려두라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불필요한 정부 규제는 시장의 효율성을 감소시켜 문제만 키우게 된다는 이른바 ‘정부 실패’의 한 사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정부 규제 정책이 지닌 허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이 이론에 힘입어 시장 자유주의자들은 피 규제기관에 포획된 규제기관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나으니 정부는 자꾸 시장에 개입하려 하지 말고 내버려두는 것이 정답이라고 주창한다. 이 주장이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유사 사례를 찾기가 너무나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에 발생한 저축은행 사태다. 전직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
위클리펀치(442) 민주주의, 그리고 먹고 사는 것에 대한 단상
요즘 저의 낙은 산에 가는 것입니다. 답답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호 문제에서부터 대선 불법선거개입 의혹, 그리고 청와대의 인사 난맥 등 어느 하나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이 밖에도 주택난과 각종사건사고, 그리고 생활고에 허덕이다 목숨을 끊는 이들의 속출까지… 현재 대한민국은 조심스레 한 발 한 발 디뎌 살아가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입니다. 물론 지금껏 포기 없이 버텨왔다는 사실만 해도 칭찬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자부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불합리한 체제를 뒤엎고 협동과 신뢰의 사회를 좀 더 앞당겼더라면 작금의 참혹한 사태는 미리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조 섞인 반성도 하게 됩니다. 인간은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는 존재임에도 그러한 본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경쟁의 도그마 속에 들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불안한 삶을 살게 되는 [...]
위클리펀치(441) 전세의 추억
전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아왔던 임대차 형태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에게 그러했다. 특히 도시지역에서 그러한데 많은 인구가 한정된 토지에 몰리다 보니 토지가격이 치솟고 이에 따라 주택가격도 일반 서민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통계가 남아있지 않아서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여 과거의 전셋집을 떠올려보자면 집을 여러 칸으로 나누고 그것들 중 집주인이 쓰지 않는 것을 세를 놓는 형태였다. 그것을 목돈이 없는 사람들은 사글세로 목돈을 마련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전세로 얻었는데 집을 마련하면서 빚을 진 집주인들에게는 빚을 갚기 위한 목돈으로 쓸 수 있는 전세금이 더 요긴했었다. 한편으로는 급속한 도시화와 도시개발이 맞물리면서 급속하게 집값이 오르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경우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세차익을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는데 시중에 저렴한 전셋집이 많았던 1980년대에는 매매가의 30% 수준에 전세가격이 결정되었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
위클리펀치(440) ‘대기업 친화성’ 두드러지는 법인세 증세
이명박 정부 이후 지속적인 법인세 명목 세율 인하와 각종 비과세, 감면 조치로 법인세 평균 실효세율이 2007년 19%대에서 현재 16%까지 하락해 있다. 법인세수 확대는 없이 박근혜 정부는 담배의 소비세 인상과 근로소득세의 공제 항목 전환을 실시함으로써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어 있다. 이제 정치권마저 법인세 증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적, 재정적 국면에 처하게 되었다. 법인세는 소득세, 부가가치세와 더불어 3대 기본세제로 불린다. 소득세는 이번에 국민들의 큰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부가가치세는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법인세 증세는 이미 오래전부터 각계에서 요구되어 왔다. 쟁점은 이미 형성되어 있으나 정부가 외면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법인세 증세 관련 주요 쟁점은 무엇일까? 많은 쟁점이 있으나 가장 시급하고도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가장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것은 무엇보다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제도의 정비라 할 수 있다. 2000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