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KO 손실 중기지원은 상생협력의 바로미터
상생협력의 모범사례? 얼마 전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이른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일환으로 태산LCD를 적극 지원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삼성전자가 태산LCD를 상생협력의 대표 사례로 발굴한 이유는 이 업체가 환헤지를 위한 파생상품인 KIKO에 가입해 큰 손실을 본 대표적인 업체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필자가 보기에 삼성은 아주 탁월한 선택을 하였다.무엇보다 현재 중견 중소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KIKO 손실에 대해 대기업이 반응을 해 준 것이다. 삼성이 한 일은 그저 물건을 사 주겠다고 했을 뿐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자가 어찌 고마운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한편 삼성으로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화된 지난 해 말 이후 정부가 적극 요구해 온 이른바 ‘상생협력’에 대해 성의를 보여주었다고 자평하고 있을 것이다. 대-중소기업간 문제의 본질은 착취구조라고 불러도 무방할 원-하청구조에 있으나 이를 해소할 의지는 전혀 없다. 끝나지 않은 KIKO문제 : 누가 고환율의 수혜자이며, 피해자인가? KIKO는 환율 변동 [...]
4대강 토목사업은 암세포다
4대강, 그 생명의 강에 암세포가 번져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반대 여론을 묵살하고 끊임없이 강행하는 토목사업이 그것이다. 2010년 8,000,000,000,000원에 이어 2011년에도 9,000,000,000,000원 넘게 국민이 낸 세금을 쏟아 붓겠단다.두루 알다시피 암 세포는 정상세포의 돌연변이다. 몸과 소통하며 유기적으로 존재하는 정상세포와 암 세포는 확연히 다르다. 암 세포는 몸 전체의 건강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철저한 이기주의 세포다. 모든 것을 자신의 증식만을 위해 이용한다. 다른 세포로 가는 영양을 뺏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무람없이 그런 짓을 하고도 만족을 모른다. 다른 곳으로 옮겨가 그곳에서도 이기주의적 행태를 되풀이 한다. 전이가 그것이다. 암 세포의 특성을 한마디로 간추리면, 다른 세포와의 소통 거부다.소통을 거부하는 이기주의 세포찬찬히 톺아볼 일이다. 암세포의 그 특성은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는 4대강 토목사업과 닮은꼴 아닌가. 언죽번죽 ‘4대강 살리기’로 포장된 토목사업은 지금 4대강 곳곳으로 번져가고 있다. 토목사업이 강 전체의 생태계를 [...]
병동일기 1
2010년 00월 00일 (△요일)입원하다휠체어를 타고 506호라고 씌어있는 병실에 들어섰다. 5인실인데, 아무래도 장기 입원이 될 것 같아 다인실로 선택했지만 들어서는 순간 약간 후회가 됐다. 편하게 있도록 1인실이나 2인실로 할 걸 그랬나? 병실 입구에서 오른쪽 두 번째 내 침상으로 가면서 주변을 흘끗 보니 다들 쳐다보는 게 민망하다.그러니까 어제, 아이들과 함께 서귀포까지 자전거 하이킹을 하려고 자전거를 점검하고 집으로 오다가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손과 무릎에 찰과상을 입은 것 말고는 외상은 없는데, 오른쪽 무릎에 힘이 없는 것이 느낌이 안 좋았다. 밤새 퉁퉁 붓고, 통증이 심해 와서 다음날 아침에는 병원으로 가야만 했다. 진찰을 받고 X-ray를 찍었더니 예상대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문제였다. 경골 상부 골절과 십자인대 파열. 십자인대는 사진에 나오지 않았지만 경골 상부 끄트머리뼈가 떨어져나간 것이 눈에 보였다. 짐작은 했으면서도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만감이 교차한다.우울한 마음에다가 [...]
외국자본에 대한 신화를 깨자
‘환율전쟁’으로 프레임이 옮겨 간 G20 정상회의 G20 서울 정상회의에 앞서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경주에서는 G20 재무장관, 차관, 중앙은행 총재, 부총재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사실상 서울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를 최종적으로 사전 조율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애초 G20 정상회의를 설치한 근본적인 목적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규제 강화에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의 모순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것을 인식한 것에 토대를 두고 있다.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은 이른바 ‘Money working Economy’. 돈이 돈을 버는 경제구조를 낳았다. 이런 시스템은 금융의 겸업화, 대형화를 낳았을 뿐이고 여기에 바로 위기의 뇌관이 도사리고 있었던 셈이다.그러나 G20 재무장관 회의의 결과를 보건대, 금산 분리, 은행-비은행 분리(겸업 금지), 금융거래세와 은행세 신설, 금융소비자 보호 등과 같이 금융 방임주의를 끝내고자 제출되었던 수많은 정책들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국면이다. 대신에 G20 의제가 이른바 ‘환율전쟁’으로 옮겨가고 있는 듯하다. 환율문제는 [...]
촛불은 ‘공산혁명’의 파충류?
공산혁명, 계급혁명의 파충류.섬뜩한 말들이다. 누가 누구를 겨냥해 던진 말인가를 짚어보면 차가운 분노가 치민다. 그 말을 한 자칭 ‘공직자’는 대한민국 형법을 들먹인다. “자유민주주의를 공산혁명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87조와 제91조에서 내란죄를 규정하고 있다”고 부르댄다.그는 이어 무람없이 단정한다. “그 내용을 보면 바로 촛불폭동에 딱 떨어진다.”어떤가. 용기가 넘친다. 패기가 치솟는다. 촛불을 든 민주시민을 무람없이 공산혁명세력의 폭동으로 규정하고 있잖은가? ‘내란’이라고 명토박는다. 감정이 격해서 나온 말실수가 결코 아니다. 숱한 퇴고를 거쳐 출간한 책에서 그렇게 주장했다.심지어 그는 <문화방송>의 ‘피디수첩’을 겨냥해 막말을 쏟아냈다. 피디수첩 뒤에 “자유민주주의를 먹어치우려는 ‘계급혁명’이라는 파충류의 꼬리가”보인단다.촛불 든 국민을 겨냥한 한 ‘공직자’의 증오그의 이름은 민동석. 2008년 4월에 있었던 한-미 쇠고기협상의 한국쪽 수석대표였다. 미국 쇠고기를 전면 개방 해 놓고 비판 여론이 빗발칠 때, 쇠고기 개방은 “미국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고 밝혀 국민을 아연케 한 ‘공직자’다.바로 그가 갑자기 외교통상부 [...]
박근혜가 솔깃할 ‘10·26의 비밀’
참 남세스럽지만 쓴다. 기가 막혀서다. 발기가 안 돼 대통령을 죽였다는 기상천외한 주장이 무슨 ‘도색 잡지’에 실린 게 아니기 때문이다.말끝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고급지’라는 신문의 인터넷 판에 대문짝만하게 실려서다. 그 앞에선 ‘황색 저널리즘’이라는 말도 차라리 우아할 정도다.“정통 뉴스사이트”를 자처하는 <중앙일보>인터넷 판은 “새로 드러난 10·26 비밀, 김재규의 ‘잃어버린 남성’” 이라는 제목을 시커멓게 머리로 내걸었다. 그 옆에는 고 김재규의 사진을 큼직하게 편집했다. 주 제목 아래엔 “50세에 치료불가 발기부전, 간경화 겹쳐 스트레스…‘사태 유발’”이라는 부제를 달았다(이 글을 쓴 뒤 다시 들어가니 어느새 편집을 바꿨다).‘정통 뉴스사이트’ 자처 중앙일보의 선정적 보도<중앙일보>의 ‘논설위원·정치 전문기자’가 쓴 이 기사는 “새로 드러난 10·26 비밀” 제하의 칼럼이다. 나는 지금 그 ‘논설위원 겸 정치전문기자’의 글을 놓고 시비 거는 게 아니다. 그 칼럼을 <중앙일보> 인터넷 판이 대대적으로 부각하고 나섰기 때문에 쓴다.인터넷판 머리에 오른 칼럼은 들머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