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에 우리는 안전한가?
일본 원전에 우리는 안전한가?지난 3월에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하고 근처에 있던 원자력발전소가 문제를 일으키자 우리는 TV 화면으로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무감각했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엄청나게 긴장하고 불안에 떨었던 것 같다. 그 당시 어느 날인가 진료 중에 간호사가 급한 외국 전화라고 하면서 전화 연결을 해줬다. 미국 LA에 사는 교민이었다. “저희 어머니가 지금 제주도에서 살고 계신데, 병원에 가면 요오드를 처방 받을 수 있나요?” “무슨 일이죠? 요오드는 갑상샘 질환 때나 특별한 경우 아니면 치료에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지금 한국은 괜찮아요? 일본 원자력발전소 폭발 때문에 요오드를 사느라고 지금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난리랍니다.” 일본 원전의 사고 정도가 아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고, 바람의 방향이나 조류 등을 고려할 때 너무 염려할 정도는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그래도 그 분은 반드시 어머니를 위해서 요오드를 구해드려야 한다고 [...]
졸지에 ‘막가파’ 된 버스기사들
다시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포탈 전면에 “전북도지사 딸 결혼식에 민노총 집회 비난” 기사가 올라오면서였다. 네티즌들은 비난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누구에게든 결혼식은 존중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그 뿐일까? 차분히 톺아보면 네티즌들의 폭발적 비난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다른 뜻이 아니다. 포탈에 뜬 뉴스를 보자. <뉴시스>의 기자가 쓴 다음 기사는 들머리부터 기자의 주관적 가치를 또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민주노총이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딸 결혼식 당일 식장에서 버스파업 해결을 촉구하며 김 지사의 지인들에게 물리적 행동을 벌여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더욱이 이번 집회는 120일 넘게 전주버스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노총이 해당 광역단체장를 상대로 압박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되지만, 도지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지인들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여론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총(전국공공운수노조연맹)은 9일 낮 12시부터 서울시 서초구의 한 교회 앞에서 진행된 김 지사의 딸 결혼식에서 [...]
원자력의 유혹에 빠진 한국의 경제구조
일본의 원자력 발전 사고가 점점 수습 불능의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일본 정부가 몰래(!) 태평양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하고 원전 불안감 확산에 놀란 한국 정부는 연일 ‘우리는 문제 없다.’를 외치고 있다.문제의 본질로 거슬러 올라가 원자력 발전 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때이다. 우리나라가 왜 여전히 원자력 발전을 늘리려고 하는지, 전력 체제 전환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일인지를 따져 보아야 할 것이다. 전력의 50%는 산업계가 사용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효율이 낮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국민경제의 에너지 소비효율을 평가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에너지원단위’를 기준으로 할 때, 2005년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 7위이다. 우리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6개국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쿠웨이트, 터키이다. 이른바 선진 자본주의 국가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비교할 만한 경제는 없어 보인다. 에너지원단위는 부가가치, 즉 [...]
권력의 슬픔, 언론의 울분
슬픔과 울분이 넘친다. 대통령부터 거침없이 토로한다. 언론은 맞장구친다. 울분이 묻어난다. 2011년 봄의 대한민국 풍경화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국가원수 이명박의 슬픔부터 짚어보자. 대통령이 슬픔을 고백한 자리는 천안함 사건 1주기를 앞두고 열린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다. 그는 천안함 침몰로 운명한 46명의 군인에 대해 ‘억울한 죽음’이라고 애도했다. 회의 중에 고인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잘못이 있다면 여러분을 지키지 못한 우리에게(나에게) 있다”고 썼다. 그가 더욱 슬펐던 순간이 눈길을 끈다. 대통령은 “1년 전 우리는 가해자인 적들 앞에서 국론이 분열됐었다. 가슴 아픈 일”이라며 “당시 북한의 주장대로 진실을 왜곡했던 사람들 중에 그 누구도 용기 있게 잘못을 고백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고 언죽번죽 말했다.“국론분열” “맹북주의” 쏟아낸 말·말어떤가. 궁금하지 않은가. 대통령은 “여러분을 지키지 못한 우리에게(나에게) 잘못이 있다”고 했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말했을까. 정부 주장처럼 이북의 [...]
이명박의 권력, 이건희의 세상
이명박과 이건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권력자다. 누가 더 권력이 센가를 묻기란 이미 철없는 짓이다. 아직도 이명박의 권력이 세다고 혹시 생각한다면, 2011년 현재 누가 권력을 한껏 누리고 있는가를 톺아볼 일이다. 보라.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의 권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를 취재하는 기자들 앞에서 이명박 정부를 겨냥해 서슴없이 ‘낙제’라는 말을 들먹였다. 물론, 이건희는 경제 정책을 낙제라고 명토박지는 않았다. 짐짓 노회하게 “흡족하다기 보다는 낙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어떤가. ‘낙제’라고 한 말보다 더 비위 상할 성싶다. 실제로 그의 말이 전해지자 청와대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원한 소리’는 없었다. ‘총대’를 멘 것은 청와대가 아니었다. 나흘 뒤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이 국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건희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이건희 발언에 장관 “수정하겠다” 꼬리말 신문과 방송은 윤증현의 비판을 간단히 보도하거나 모르쇠 했다. 비교적 길게 보도한 한 신문은 윤 [...]
박근혜가 이명박과 다르다? 소가 웃을 일
대통령 후보로 유력한 박근혜가 다시 화려하게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성을 한껏 과시했다. 2011년 3월31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였다. 이명박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단다. 박근혜는 동남권 신공항은 계속 추진해야 한다며 다음 대선공약으로 내걸 뜻도 비쳤다. 박근혜의 사진은 대다수 신문의 1면에 대문짝만하게 나왔다. 몇몇 언론은 박근혜를 다시 ‘신뢰의 정치인’으로 추켜세웠다. 심지어 박근혜는 “이번을 계기로 우리 정치권 전체가 거듭나야 한다”고 부르댔다. 어떤가. 먼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박근혜는 동남권 신공항을 추진해야 옳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쟁점이 된 신공항 입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박근혜는 절대 신공항 입지를 말하지 않는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어느 곳일까? 장담하거니와, 박근혜는 두 곳 가운데 하나를 결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두 지역 모두로부터 표를 얻기 위해서다.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