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들이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By |2011/09/22|Categories: 새사연 칼럼|2 Comments

전설과 신화로 유서 깊어 관광을 해 보고 싶은 첫손에 꼽히는 나라 가운데 그리스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독일·프랑스·영국이 강국 행세를 하고 있지만 사실 유럽문명의 발원지는 그리스가 아니던가. 그런데 국민소득 3만달러의 1천만 국민이 평화롭게 살고만 있을 것 같았던 그리스가 연일 세계 언론의 머리기사로 오르고 있다. 전설과 신화 때문이 아니고 관광명소 때문도 아니며 치욕스럽게도 국가부도 위기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그리스가 외국에 진 빚을 못 갚고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 돈을 빌려 준 프랑스·독일·미국 은행 등이 부실에 빠지고, 처지가 비슷한 아일랜드·포르투갈 등으로 사태가 번지면서 또다시 세계경제가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 그리스는 세계경제 위기를 다시 촉발시킬 시킬지도 모를 시한폭탄으로 간주되고 있고 2008년의 리먼 브러더스로 취급받고 있는 중이다. 3만달러 국민소득을 이룬 유럽문명 발원국가가 졸지에 서구가 멸시해 왔던 아시아나 남미의 부실국가 취급을 받게 된 것이고, [...]

리먼 사태 3년,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

By |2011/09/15|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158년 역사의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세계금융위기로 확산된 지 3년이 됐다. 위기 수습을 위한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건만 금융위기가 극복된 것은 고사하고 제2의 경제위기 징후가 다시 세계를 뒤덮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더블딥 공포가 배경에 깔리면서 그리스 국가 부도위험이 거의 막바지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중이다. 3년 전의 위기 상황에서 나왔던 거의 모든 현상들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들의 줄 이은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3년 만에 재연되고 있다. 유럽 주요 은행들의 부실 우려와 자본확충을 해야 한다는 움직임들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일본·스위스 국채 등 안전자산 쪽으로의 쏠림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모습도 3년 전에 익히 보던 것이다. 부실에 빠진 미국은행에 긴급 수혈을 해 준 적이 있는 중국이 다시 유럽 부실채권을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3년 전에 봤던 낯익은 모습이다. 파산과 구제 사이의 극심한 갈등과 혼란도 투자은행이냐 남유럽 [...]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다

By |2011/09/09|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요즘 강연에서 내가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있다. “인간은 이기적일까요?” 대부분의 청중이 그렇다고 시인한다. 그건 정말로 우리 사회가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남들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도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언제나 손해를 보는 바보가 될 뿐이다. 앞으로 하나 하나 설명하겠지만 이런 태도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사람들의 두 가지 행동 중 하나(공포, 상대가 이기적으로 행동할 경우 나도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이다. 실로 우리 사회는 극도의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 Survey)에 따르면 우리의 일반적 신뢰, 즉 “당신은 얼마나 남을 믿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긍정은 세계의 중간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신뢰가 떨어지는 속도가 세계에서 제일 빠른 나라이다. 더구나 15살짜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세계 최하위로 나타났으니 지금도 팍팍한 세상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과연 [...]

1970년 청년노동자와 2011년 청년들

By |2011/09/08|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하루 14시간 노동을 하고도 차 한 잔 값이 일당이다. 이처럼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환경에서 힘겹게 일한 후에 이 모든 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열악한 근로조건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노동실태 설문조사를 해서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41년 전 9월 평화시장 청계 피복노동자 청년 전태일이 한 일이었다.등록금을 벌기 위해, 또는 취직준비를 하기 위해 낮은 시급을 감수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주변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라 하더라도 주당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근로기준법에 의해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임금체불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알바로 일하는 청년들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일해 왔다. 청년세대 노조로 탄생한 청년유니온이 이 실태를 조사해 외국계 브랜드인 커피빈을 포함한 유명 커피전문점의 주휴수당 미지급 체불임금이 약 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해 화제가 [...]

강정마을과 노무현 대통령

By |2011/09/02|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강정마을은 고즈넉했다. 태풍 무이파와 지난 8일에는 공권력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 해변에 모여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마을 주민과 활동가들도 평화로웠다. 서로의 몸을 묶었던 쇠사슬마저 힘든 일을 마친 사람처럼 너부러져 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찍어 찾아간 이 마을을 우리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어귀에 한가롭게 서 있는 젊은 경찰들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은 마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공안기관 대책회의’가 열리고 경찰 지휘권까지 바꾸면서 또 다시 폭풍을 맞고 있다. 이 작고 소박한 마을의 불행은 앞으로 적어도 몇 십 년 세계를 좌우할 G2체제, 즉 미-중 대립의 한 복판에 들어 있기 때문에, 아니 우리나라 전체가 스스로 들어가려 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정부와 해군, 그리고 이 지역 출신 문정인 교수처럼 국익론자들 말마따나 제주도가 전략적 요충이라면 미국과 중국에도 그럴 수밖에 없다. 보수언론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잠까지 들쑤시면서 해군기지 [...]

곽노현, 바보이거나 ‘선의’의 인간이거나

By |2011/09/01|Categories: 새사연 칼럼|1 Comment

뭔가 '대가'가 있겠지... 그런데 이상하다 무릇 헌법과 공공 정책은, 오로지 자신의 '사적 이익'에 의해 움직이는 '악당들'을 상정해서 설계되어야 한다 - 데이비드 흄교육개혁의 상징이 곤경에 처했다. 이른바 진보개혁진영 대부분과 민주당 대표까지 나서서 사퇴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2억을 '선의'로 건넸다는 곽 교육감의 진술을 들었을 때 내 일감도 그랬다. 돌이켜 보면 그 '일감'을 지배한 것은 "다 된 밥에 코 빠뜨린다"는 생각이었다. 오세훈의 초절정 승부수가 실패로 판명난 시점에서 터진 사건이었기에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법하다. 모름지기 문제가 되는 사안은 재빨리 수습해야 한다. 두 번째는 돈의 액수가 너무 컸다. 200만 원이라도 '선의'를 의심할 만한데 2억이라니, 이건 보통 사람의 생각 범위를 넘어섰다.2억? 이런 돈을 건넸으면 분명히 뭔가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또 다시 당연히 우리의 머릿속에는 '후보 단일화'가 떠오른다. 촛불이 일렁이는 가운데에서도 낙선했던 2008년 서울교육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