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사연은 ‘현장보고서’라는 이름으로 인터뷰, 현장 답사 및 관찰 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본 글은 새사연 정회원 황서연님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저소득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적정 주거지를 발굴하기 위해 시민, 시범, 맨션, 상가아파트 등 1세대 아파트의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 편집자 주

 

마지막 3편에서는 이 탐험의 목표인 1세대 아파트의 청년주거지로서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습니다. 활용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주거지로 적정한 지 판단할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의적인 기준이 아니라 제 3자가 봤을 때도 설득력 있는 수준으로 기준을 설정해야 연구의 가치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기준을 ‘청년들의 주거소요 특성’이라고 한다면, 이 특성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지 각각의 요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우선, 일반적으로 청년 주거라고 하면 신혼부부 주거지원 정책과 관련된 논의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본 연구에서는 신혼부부는 제외하고 대학생, 사회초년생으로 상징되는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설정했습니다. 신혼부부의 주거소요 특성은 청년 1인 가구와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신혼부부와 청년 1인 가구를 ‘청년’이라는 범주로 한 데 묶을 경우 논의가 혼재될 위험을 고려했습니다.

일례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이나 서울시의 ‘역세권2030 청년주택’의 경우 입주 대상으로 청년이라는 범주 아래 신혼부부와 청년 1인 가구(대학생, 사회초년생)를 같이 두고 있는데, 이로 인해 양 측의 전혀 다른 주거소요를 모두 만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구체적으로 면적은 신혼부부가 사용하기에 좁지만 청년 1인 가구에게는 적당하고, 임대료는 신혼부부에게 적당할 수 있지만 청년 1인 가구에게 부담스러운 식입니다.

또한 1세대 아파트에 셰어하우스 방식으로 거주한다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셰어하우스와 관련된 적절한 정의를 찾기 어려웠지만 국내보다 셰어하우스 문화가 발달된 일본의 경우, 언론에서 ‘셰어하우스’를 하나의 주택에 가족이 아닌 여러 거주자들이 부엌이나 욕실, 화장실 등의 공간과 설비를 공동 이용하는 주거 형태라고 정의합니다.(丁志映, 小林秀樹(2008)) 1세대 아파트는 일반적인 원룸형 주택과 달리 방이 2개 이상이기 때문에 ‘청년 1인 가구’ 2인 이상이 각각 방 1개에 거주하는 셰어하우스 방식으로 거주한다는 조건을 붙였습니다.

청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주거지 및 향후 주거지 선택기준 관련하여 가격, 면적, 프라이버시(사생활 보호), 입지, 직주접근성(통학, 통근시간), 통풍 및 채광, 인테리어, 보안 등에 관한 이야기였고, 대상자를 섭외하는 과정에서 성별, 나이 등에서 청년층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016년 10월에 진행된 면접 대상자로 대학생, 사회초년생(청년 직장인), 셰어하우스 경험자를 각 2명씩 선발하여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1. 청년들의 주거소요 특성 선정

면접 내용을 요약하자면 먼저, 가격 측면에서 응답자들은 지하철 이용이 불편하지 않은 지역을 기준으로 원룸형 주택의 경우 최대 월 50만원까지 지불할 의사가 있지만, 셰어하우스의 경우 월 30만원 중후반대까지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거실, 부엌, 화장실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비용으로 월 10~15만원 정도를 추가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최은영 외(2014)를 비롯한 기존 문헌은 주거복지의 관점에서 소득대비 주거비의 비율이 25~30%를 넘어갈 경우 주거비 과다지출로 인해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 이 기준을 주 40시간 노동 최저임금생활자에게 적용할 경우 2016년 기준으로 소득대비 30%는 월 38만원입니다. 두 가지 결과를 종합하여 청년 대상 셰어하우스의 가격 기준은 월 38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기준을 정했습니다. 이는 주 40시간 최저임금 청년노동자가 경제적으로 부담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음으로 주거면적과 사생활 보호(이하 프라이버시)와 관련하여 면접 참여자는 셰어하우스는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청년들에게 부적절한 거주형식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집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을 타인과 공유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부담감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학생 B(25세 남성)는 타인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는데,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면서도 선택한 중요한 이유는 혼자서 비교적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개인적인 공간이 보장되고, 동거인을 통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거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등의 장치가 마련된다면 셰어하우스에 거주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대학생 A(22세 여성)는 현재 복층 구조인 오피스텔에서 하우스메이트와 함께 살고 있는데, 개인적인 공간이 보장된다면 같이 생활하는 것 그 자체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의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이들에게 셰어하우스는 부적절한 거주형식이라는 데 대체로 동의했고, 셰어하우스에 산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인 공간(단독 방 사용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습니다. 이에 따라 1인당 방 1개를 사용하고 현행 「주거기본법」에서 고시하고 있는 최저주거기준에 따라 1인당, 14㎡ 이상의 면적을 기준으로 선정했습니다. 다만, 이때의 최저주거기준은 셰어하우스형 주거공간이 아니라 원룸형 주택을 가정하고 선정된 기준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최저주거기준을 충족시킨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입지, 교통과 관련해서 대학생의 경우 대학가라는 큰 전제가 존재했고, 직장인(사회초년생)의 경우 통근시간으로 편도 30분 이내를 선호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특별한 기준을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1세대 아파트가 1960~1970년대 서울 중심가로서 현재 구도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가에 위치한 경우도 많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이용하기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해당 1세대 아파트의 입지와 교통을 만족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에 특별한 기준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시설, 관리의 측면에서 단독사용의 경우 면접 응답자들은 보일러 수리, 세면대 부품 등 비교적 소소한 수선·유지와 관련된 이슈를 제기했습니다. 직장인 D(29세 남성)는 지불가능한 수준의 주거지만 갖춰진다면 여타 시설에 대해서는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보였습니다. 반면에 셰어하우스의 경우 시설의 수선·유지뿐만 아니라 입주자 간 관계를 비롯한 심리적인 측면이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컨대 대학생 A(22세 여성)는 물리적인 시설, 관리보다는 심리적인 측면에 대해 강조했는데, 하우스메이트를 통해서 치안에 대한 안정감과 배달음식을 나누어먹을 수 있는 등의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음을 이야기했고, 영리법인 셰어하우스에서 거주하고 있는 E(29세 여성)는 시설 수선·유지와 관련된 이슈뿐만 아니라 기본으로 제공되기로 한 휴지, 시리얼 등에 관련된 이슈도 빠르게 조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시설, 관리를 외부에 위탁할 수 있다는 가정으로 기준을 잡아보았습니다. 예컨대 주택임대관리업은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되었는데, 주로 업무는 임대인을 대신해 임차인을 모집하고 주택의 유지·보수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수수료율은 임대료의 5%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셰어하우스의 경우 입주자 간 관계가 중요한 이슈이기 있기 때문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고려하여 임대료의 20%로 책정했습니다. 5%는 오피스텔이나 다가구 주택을 1동 단위로 임대관리하는 경우 적용되는 것으로 일반적인 셰어하우스는 그보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규모의 경제에서 불리하고 입주자 간 관계와 관련된 이슈도 있기 때문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모 셰어하우스 업체의 경우 임대수입의 20%를 주택임대관리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있어, 이를 중요한 기준으로 참고하였습니다.

기타로 면접 응답자들은 1세대 아파트 자체에 대해서는 낡은 시설과 관련하여 걱정하기보다 아파트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과 인식으로 인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실물을 직접 보지 못했다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그리고 오래된 주거공동체로서 1세대 아파트의 공동체 문화에 대해 일부는 마을, 지역사회와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대한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반면에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주거를 매개로 한 공동체 자체에 대해 피로감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계속)

 

*현장 사진을 포함한 보고서 전문을 보시려면 아래의 pdf 파일을 다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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