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한국 사회는 얼만큼 ‘새로워’질 수 있을까요? 정치, 노동, 복지, 주거 등 8회에 걸쳐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집중 분석해 보았던 <2016 전망보고서> 종합편! 2016년이 한국 사회의 ‘결절점’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보내드립니다. 회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편집자 주)
목 차
2016년 전망보고서 종합 역사를 되돌아보면 이전 시기와 이후 시기가 뚜렷이 구분되는 ‘결절점’에 해당하는 해가 있다.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해로서 1987년과 1997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987년을 결절점으로 대한민국은 이전 시기의 극악한 군사독재에서 벗어나 민주화 정착으로 나아갔다. 마찬가지로 1997년을 결절점으로 대한민국은 외환위기와 함께 이전 시기와는 전혀 다른 사회로 진입했다. 그렇다면 올해 2016년이 결절점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의지와 능력에 달려 있다. 수동적으로 정세를 관망한 채 일상을 반복한다면 올해 역시 과거의 연장선에 불과할 뿐이다. 반면 새로운 미래를 열 비전이 제시되고 역동적 흐름이 창출된다면 2016년은 의미 있는 결절점이 될 수도 있다 한 사회가 중대한 변화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첫 번째 징표는 주류 사회 내부에서 이대로 계속 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에서 그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요즘 주류 사회 내부에서 한국 사회의 틀과 기조를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를 재촉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한국경제 상황이다. 한국경제의 연간 성장률이 바닥을 기고 있다. 3% 수준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과 수입이 덩달아 줄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수출은 14개월 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덩달아 기업 매출마저 줄고 있다. ‘주식회사 한국’의 연간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제가 극도로 경색되었을 때조차도 없었던 일이다. 실물경제로만 보면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좋지 않다. 1997년 외환위기가 급성질환이라면 현재의 한국 경제 위기는 만성질환의 성격이 강하다. 알다시피 급성질환보다 만성질환이 훨씬 위험하다. 방치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지만 고치기는 더 힘들다. 도대체 한국경제가 왜 이렇게 맥을 못 추고 비실대는 것일까? 한 가지 일치하는 지점이 있다. 고도 산업화를 이끌어 왔던 대기업 중심의 성장 모델이 수명을 다했다는 것이다. 전임 정부 경제수장들도 이 점에서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성장 모델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대기업이 성장하면 중소기업과 국민경제가 덩달아 커지는 기존의 ‘낙수 효과’에서 벗어나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이 성장하면 대기업도 함께 크는 ‘분수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문제의식도 확산되고 있다. 성장 모델의 전환은 불가피하다. 그것만으로 문제가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사태는 훨씬 더 근원적이고 심오하다. 비유를 하자면 대기업 중심 성장 모델이나 각종 발전 전략, 정책 등은 일정한 운영체제 위에서 구동된 애플리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운영체제 역할을 해 온 것은 ‘돈 중심 사회’였다고 할 수 있다. 기업, 정부, 가계 모두 돈 버는 것을 최고의 목적으로 삼았고, 돈의 흐름을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돈 중심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지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돈의 흐름이다. 만약 돈의 흐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갖가지 기능 장애가 일어난다. 문제의 발생의 진원지는 외환위기 이후 승자독식 체제가 양산한 두 개의 거대한 돈더미이다 바로 이들 돈더미가 돈의 흐름을 막고 있다.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선 가계부채 누적은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키면서 내수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는 다시금 투자 기회의 축소로 이어지면서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해 움직임을 중단한 부동자금 양산을 초래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2009년 이후 5년 동안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실물 투자는 3분의 1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돈맥경화증’이 심화되었다. 돈맥경화증은 돈의 흐름을 매개하는 은행에서 예금을 기피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예금을 받아 봐야 돈을 굴릴 것이 마땅치 않다는 게 기피의 원인이다. 이렇듯 돈의 흐름이 막히다 보니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도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고 금리를 인하해도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 거시 미시 모두에서 기왕의 이론과 처방이 무력해지고 있는 것이다.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돈을 풀어도 돌지 않은 현상은 ‘잃어버린 20년’ 진입 당시인 1990년대 초 일본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2분기 말 한국의 화폐 유통 속도는 0.74로 1992년 일본의 0.95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5년간 한국 경제 평균 속도(1.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었다. 드러난 현상만 놓고 보면 돈 중심 사회가 각종 기능 장애를 일으키면서 정상 작동되지 않은 것은 매우 분명하다. 운영 체제가 마비되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 모델 등 애플리케이션만을 교체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방법은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돈 중심 사회라는 기존 운영체제를 수리해서 정상 복구하던가 아니면 최신의 새로운 운영체제로 교체하던가 해야 한다. 먼저 주목해야할 것은 기존 돈 중심 사회 운영 체제가 심각한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이를 어떻게 고쳐야할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노라 하는 전문가들은 기존 해법이 더 이상 먹혀들어가지 않는 것에 당혹해 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하고 있다. 속수무책인 채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왠지 고생해서 수리를 해도 누더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조건에서 모든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최신의 새로운 운영체제를 선보일 수 있다면 어떨까?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을 위시하여 한국에서도 PC와 모바일 기기에 장착할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개발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아직 만족 할만 결과를 내놓고 있지 못하다. 운영체제 개발은 그만큼 난이도가 높은 것이다. 새로운 사회를 떠받칠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것은 그에 못지않게 어렵거나 그 이상 힘든 작업일 수도 있다. 이 어려운 과제에 새사연이 감히 도전장을 내기로 했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역할을 하는 것은 새로운 사회의 운영체제를 제시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 그 새로운 운영체제 구상의 밑거름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2016 전망보고서>이다. ‘새로움’을 향해 가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날카로운 예측이 필요하다. <2016 전망보고서>를 통해 2016년 2월 한국의 현 주소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새사연은 <2016 전망보고서>를 시작으로 가까운 시일 안에 ‘새로운 운영체제 개발’에 해당하는 첫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슴 설레면서도 한없이 두려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어 진행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 말라는 비웃음이 있을 수도 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는 야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는 목표에 인생을 걸고 도전한 사람들에 의해 출구가 열려 왔다. 지금의 새사연은 함께 미친 삶을 살아 왔던 사람들이 지키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미치게 했었는지 보여줄 때가 온 것 같다. 차분히 지켜 봐 주기를 바란다. 박 세 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상임이사) 연구보고서 다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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