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의료민영화? 핑계에 불과하다

장애인을 위한 의료민영화? 핑계에 불과하다

By | 2014-10-29T17:18:37+00:00 2014.06.12.|

장애는 빈곤의 절친한 친구. 장애인이 있는 집은 가난하다. 당연하다. 소득은 낮고 지출은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사회적 편견이나 생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질낮은 일자리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장애로 인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작업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 다른 가족은 장애가족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 취직하기 어렵거나 시간제,임시직밖에 구할 수 없다. 반대로 돈쓸 데는 많다. 장애는 추가 생활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의료,재활,사회적응,이동,재활보조기구,주거비와 같이 장애로 인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자,이제 장애는 빈곤의 절친한 친구가 맞는 듯 하다. 장애인이 있는 집은 가난하다. 당연하지 않다. 위에 설명한대로 장애인은 일자리에서 충분한 소득을 얻기 어려운 반면,지출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들은 장애인이 있는 가구에게 사회적 지원을 한다. 장애는 개인의 탓이 아니기 때문에,장애때문에 빈곤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로 기울어진 경기장을 평평하게 하기 위한 사회적 개입이 바로 복지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 의료민영화?하지만 우리의 대한민국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잔인한 국가로 장애를 밝혀도 아무런 복지혜택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보고된 장애인 규모는 국제적 기준으로 보았을 때1/3이 못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엄격한 기준으로 중증에 해당하는 장애인만 지원하는 선별(잔여적)급여 덕분에 복지수급을 받으려면 가난해야 하고,장애도 회복되지 않아야 한다. 그 결과 보고된 장애인의25.7%만이 매우 적은 소득지원을 받고 있다. 단순 계산으로 드러나지 않는 장애인이 보고된 숫자의2배면 전체 장애인의13.4%만, 3배면8.9%정도만 소득지원을 받고 있는 셈이다. 소득에서 보장을 해주지 못하면,필요한 서비스라도 제대로 주고 있을까?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장애등록 이후 혜택을 받는 정도에 대해서는‘받고 있다’는 응답은37.6%, ‘별로 받고 있지 못하다’ 62.3%로 소득보장에 비해서는 좀 높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의 서비스만 받고 있다.사회 및 국가에 대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보장(38.2%),의료보장(31.5%),고용보장(8.6%),주거보장(8.0%)의 순으로 역시 소득과 의료가 장애인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대답은 장애인연금 개악과 장애인,노인을 위한 정책이라며 포장한 의료민영화이다. 의료민영화,장애인과 취약계층에게 치명적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의료민영화는 크게의료기관에 자회사를 허용하고 부대사업을 광범위하게 풀어주는 것과 원격의료이다. 물론 그 외에도 신의료기술/의약품 신속허가제도나법인약국허용,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한 각종 규제완화 등의 독소조항도 꼼꼼하게 포함되어 있다. 먼저 병원이 영리자회사를 두고 부대사업을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지금도 수도권 대형병원에는 호텔급의 서비스와 멋진 가게들이 즐비하다.대부분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거대한 병원을 지어놓았기 때문에 병원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운데다,식당,장례식장,은행 등 다양한 서비스 시설을 완비해 놓아 병원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하게 된다. 하지만 고가의 임대료를 내고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비싸다. 병원에서 판매하는 재활보조기구들 역시 질은 좋을지 모르나 시중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가격이다.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은 이런 부대사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병원 옆에 숙박시설을 짓고 지방에서 몰리는 환자와 보호자,관광객에게 호텔업을 하게 된다. 또한 병원과 연계된 제약회사,의료기기회사,소모품회사에서 제공하는 약,의료기기,재활용품 등을 판매하게 된다. 재활,요양,간병이나 돌봄 같은 서비스도 병원과 연계된 곳만 연결해줄 것이다. 그 결과는?병원에 가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해진다.
반면,동네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저렴한 공공병원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쇄로 장애인 산부인과와 장애인 치과가 없어진 것은 그 신호탄이다. 이미 상당수의 공공병원이 산중턱,고속도로 옆,허허벌판 등 가기조차 어려운 곳으로 이전했거나 향후 이전할 계획이다.버스도 다니지 않는 곳이 많다. 이유는 단순하다. 수익만을 기준으로 삼다보니 도심의 땅을 팔고 저렴한 곳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그 결과로 발생하는 의료접근성 문제에 대한 정부의 답은 확실하다.원격의료!원격의료,장애인 의료문제의 해결책인가?정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이 원격의료를 통해 의료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의료민영화의 대표적 정책인 원격의료를 장애인을 앞세워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원격의료는 장애인 의료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제대로 된 원격의료를 위해서는 의료기관과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기기외에도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진단기기와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이 같이 보장되어야 한다.결국 돈과 사람이다.정부는 모니터와 휴대폰만으로 원격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될 경우,엄청나게 위험한 진료가 남발되거나,결국 돈을 내고 기기를 전부 구입해야 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주변에 갈 수 있는 저렴한 동네 병의원이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정부의 의료민영화는 결국,의료기관의 대형화,수도권 집중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그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지금도 장애인들은 의료비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없는 돈을 내고 가는 의료기관에서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있지 못하다.『2011년 장애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년도보다 생활비가 더 든 장애인가구는72%나 되는데,세부내역을 보면 의료이용,장애보조기구,요양간병비로 전부 의료관련 비용이다.또한 장애인의70.0%가 자신의 장애상태와 관련이 있거나 장애 외의 다양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고72.4%가 정기적 진료를 받고 있어 의료수요 역시 매우 높다.하지만18.9%가 최근1년간 본인이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이 있었고,가지 못한 이유로는 경제적인 이유가58.7%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비 폭등과 의료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의료민영화 정책을 장애인을 위해서라며 추진하는 것은 거의 사기에 준하는 정부 행정권력의 폭거로 보아야 한다. 장애인의 의료문제를 해결하고 장애라는 이유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경제성장만이 정부의 역할이 아니고 의료민영화로 경제가 성장하지도 않는다. 이제 그만 의료민영화의 헛된 꿈을 버리고 진정한 국민 행복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본 글은(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회지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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