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변하고 있다. 21세기를 여는 진정한 변화의 조짐이 10년이 늦은 2010년에 비로소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뒤흔든 러시아 혁명으로부터 20세기의 변화가 시작되었다면 21세기를 향한 변화의 신호탄은 세계를 대혼란에 빠뜨린 글로벌 금융 위기였다.

돌이킬 수 없는 변화는 시작되었다

마치 자유낙하라도 할 것처럼 보였던 세계 경제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위기 탈출 전략에 힘입어 2009년 2분기를 변곡점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든 데 이어 2010년부터는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마당에 ‘대변동’을 전망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착오적 발상일지 모른다.

2010년을 맞은 오늘 대다수 언론매체와 주류 학계에서는 더 이상 대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위기를 수습한 것에 고무된 채 2008~09년 세계 경제를 공황 상태로까지 몰아넣었던 대혼란의 기억을 서서히 지워가고 있다. 위기 이전의 성장 메커니즘이 재작동하리라는 기대도 엿보인다.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었던 금융회사들은 다시금 수익률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자산시장은 또 다른 거품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글로벌 자본 이동도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동시에 지난 30여 년 간 세계 경제를 지배해왔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패러다임도 극적인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투기적 금융시장과 시장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들은 어느새 힘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하던 자본주의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심각한 경기 침체의 터널을 거친 뒤에는 결코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못했다.

1980년대의 시작과 함께 비로소 긴 터널에서 빠져나온 자본주의 경제는 어느새 전후 황금기의 자본주의가 아닌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유형의 자본주의로 탈바꿈해 있었다. 한국의 역사적 경험도 다르지 않다. 1980년대 후반기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던 한국경제는 1997년에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던 외환위기를 맞아 좌초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제통화기금 IMF의 빚을 다 갚자 외환위기를 졸업했다고 선언했지만 경제 구조는 결코 외환위기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물론 위기에서 살아남은 소수 대기업들은 높은 실적을 올리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고 수출은 3000억 달러를 넘어 4000억 달러마저 돌파했다. 덕분에 고작 수십억 달러밖에 남지 않았던 외환보유고는 2007년 말 기준 2600억 달러까지 급상승했다. 300선으로 추락했던 주가는 1000포인트를 넘어 2000포인트까지 치솟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0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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