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춘장강은 앞물결을 뒷물결이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새사연이 창립 10년을 맞아 새롭게 출범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른 말입니다. 축하합니다. 새 진용으로 고통 받고 있는 민중과 민족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리라 믿습니다.

새삼 2006년 새사연을 창립할 때가 떠오릅니다. 그날 드린 약속, 신자유주의를 몰아내고 통일을 이룰 비전과 정책으로 진보세력의 통합을 이루겠다는 다짐을 돌아보면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2012년 총회 날, 대안을 담아 출간한 『리셋코리아』를 내놓기까지 여러모로 열악한 조건에서 연구원 상근자들을 닦달하며 ‘배수진’을 쳐야 했습니다. 이사장 임기 종반에 ‘진보대통합 시민회의’ 창립에 나서고 상임공동대표를 맡으며 거리로도 나갔지만 ‘집권 가능한 진보정당’을 민중과 민족 앞에 내오지 못했습니다. 뜻을 이루지 못하면 물러나 후학을 가르치라는 옛말은 당시 저의 무능을 가릴 좋은 핑계가 되었습니다. 연구원을 떠나 대학에 머문 지난 4년, 20여 권의 책을 쓰고 새로운 사회의 꿈을 젊은 세대와 소통하면서도 새사연 회원들이 늘 앙가슴에 자리해왔습니다.

오늘, 새사연은 새 진용을 갖추었습니다. 새 이사장과 새 원장이 뜨거운 열정에 값하는 책임을 비로소 맡았기에 기대가 더 큽니다. 상대적 침체기를 씩씩하게 벗어나길 기원합니다. 새 집행부가 학습모임의 네트워크화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혀 든든합니다.

장강의 뒷물결은 앞물결이 나아가는 힘이기도 하다지요. 새사연에서 일하던 시기에 주창한 ‘학습과 토론과 소통’을 저는 지며리 실행해가겠습니다. 새로 출범하는 새사연은 더 큰 길을 내어가리라 믿습니다. 박수를 보내며 존경하는 회원님들께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손석춘(초대 원장‧이사장, 현 건국대 교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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