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게 있어서 한국은 진짜로 동맹국일까?
청와대가 MB정부 4년에 대한 평가라는 것을 내놓자 주변에서는 뻔뻔스러운 자화자찬이라고 쓴 웃음을지었다.
그리고 “MB 4년”에 대해 낙제 점수를 먹이기까지 했었다.
그같은 혹평 가운데서 MB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만 잘 되면 남북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분야도 잘 될 것이라는 한미동맹 숭배로 일관되어온데 대한 비난도 결코 작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MB의 지나친 대미추종은 그의 집권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부시의 ABC(Anything But Clinton 클린턴이 한 일은 모두 부정한다)를 본따서 ABN(Anything But No 노무현이 한 일은 모두 부정한다)으로 나간 그들은 먼저 전임 정부하에서 한미동맹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약화되었다면서 한미동맹강화를 외교안보 분야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며 이를 가치동맹,신뢰동맹,평화구축동맹을 아우르는 “전략동맹”으로 격상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동맹이란 서로가 힘을 합쳐서 공동의 적에 맞선다는 개념이므로 동맹 당사자(국)는 서로 동등해야 마땅한데,한미동맹은 그같은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오랫동안 들어 왔다.그같은 실상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되어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의 군 통수권을 미군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지금도 한국은 “군 통수권도 못 가진 주제에 무슨 주권국가인가”,혹은 “한국은 사실상 미국의 종속국이 아닌가”라는 말을 듣고 있다.
한국정부는 그것은 전시작전통제권 이야기지,평시 작전통제권은 한국이 갖고 있다고 반박했는데,오히려 군대란 싸움하기 위한 집단인데 전시 작통권이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고 비웃음을 당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정부가 모처럼 전시 작통권을 반환받기로 미국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MB는 그를 연기하기까지 했었다.
그런 MB정부는 올해도 미국의 대북 작전계획에 따라 진행된 키 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방어적 연례훈련이라며 강행했다.
북한은 매해 이 훈련이 진행될 때마다 강도높이 비난해 왔으며 연말에는 MB정부와 앞으로 상종하지 않겠다고 했고 올해 훈련에는 “우리 식의 성전”으로 대응하겠다며 초강경자세를 표시했었다.
그런데,문제는 우리가 북한이 욕만 하게 내버려두거나,어쩌면 욕하는 북한의 자세가 과잉반응이라면서 넘어갈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 한국이 그렇게 방심할 수 있을 만큼 미국은 동맹국 한국을 보고만 있겠는가?
그래서 자꾸 연상되는 것이 1979년의 10.26사태이다
복심들과 술판을 벌여놓은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것은 사건의 모양새이고 “닉슨독트린”과 그에 따른 주한미군 감축,대중국관계 개선 등 때문에 한미동맹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한 박정희를 미국이 제거해 버렸다는 것이 진상이고 이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제거작전의 방아쇠가 된 것은 박정희가 이전부터 추진했던 핵개발이었는데,이것 역시 “한국 핵개발과 전략적 의사결정”이라는 미CIA보고서(1978년 6월) 등에 자세히 기술돼 있다.
문제는 그같이 한국의 핵 개발을 박정희를 사살하면서까지 저지했던 미국이 이스라엘의 핵개발은 눈감아주었다는 것이다.
1969년에 닉슨 미 대통령(당시)과 골다 마이어 이스라엘 총리(당시)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대신에 이스라엘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 핵보유를 공식선언하지 않는다는 밀약이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중시하기는 당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서 그러했던 것처럼 한국의 핵 개발을 용인할 것이라 믿었던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의 기대는 빗나갔으며,그래도 핵 개발을 추진하려 했던 박정희는 비운의 죽임을 당했다.
요즘에도 한국에서는 한미동맹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거나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이 독자성을 가져야 한다는 용감한 주장들이 부분적으로나마 울려 나온다. 참으로 미안하지만 그처럼 한미관계가 대등한 동맹관계라고 믿어 의심치 않은 사람들이 천진하기만 해 보인다.
오바마가 MB와 친하다는 것은 헛소리라고?
MB정부는 한미FTA 이행에 필요한 법적 요건과 절차를 서로 마무리했다며 3월 15일부터 협정이 발효된다고 했다. 그런데 듣자니 이 발효를 서두른 것은 한국정부측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한다.
누가 시켜서인지 협정 비준동의안을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시켜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샀던 그들이 4월 총선 이전에 복잡한 작업을 마무리지어버리자는 것 같다.
지난 2월 22일 MB가 취임 4주년 기자회견발언때문에 “끝까지 국민과 싸우겠다는 의사표시”라고 비난을 받았는데, 그는 한미FTA와 관련해서도 이를 백지화하겠다고 하는 민주통합당을 적반하장격으로 반격하기까지 한다.
결국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더라도 한미동맹을 금과옥조처럼 소중히 안고 가겠다는 것이겠다.
지금의 오바마 미국 정부 역시 교육분야를 비롯해 한국에 배울 것이 많다며 MB정부와 절친한 친구 사이라는 것을 기회마다 강조해 왔었다.
그런데 “오바마와 MB가 좋은 친구라고? 서울과 워싱턴에서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헛소리(Bullshit!)다”라고 이에 찬물을 퍼붓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한국전쟁의 기원〉의 저자인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인데,최근에 한국의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물론 그가 지금의 오바마는 “진보적 미국대통령”이며 그런 그가 “우익 남한 대통령”과 절친한 친구가 되겠는가고 한 내용을 비롯해 그의 말에 공감할수 없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한미동맹의 내막에 대해 언급한 대목은 주목할만하다.
그는 말한다. “오바마는 MB와 친하다는 식의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다”라고.또한 그 근거나 배경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향후 있을 수 있는 중국과의 분쟁을 염두에 두고, 오키나와에 해병을 계속 배치하려고 하고,카데나 공군기지도 유지하고싶어 한다. 물론 2만 8000명의 주한미군과 남한의 미군기지도 동원하려고 할 것이다.”
만약에 커밍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뼈속까지 친미”라 평가될 정도로 한미동맹에 집착하는 MB가 한심하다기보다 민망해지기까지 한다.
생각해 보면 MB정부의 이처럼 굴욕적인 대미자세는 지금 의 오바마(민주당) 정부뿐 아니라 집권 후반기에 있던 부시(공화당) 정부 때부터 그랬다. 그러니 미국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한국을 우방이나 동맹자,혹은 좋은 친구는 커녕 저들의 이용물로 알고 있을 뿐이며,그것이 한미동맹이라는 말로 분식되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역시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기보다 미국의 작전계획에 따라 북한을 어찌해 보겠다는,한국민에게 있어서는 대미추종,동족대결이라는 비난을 들어도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지 않는가.
실로 MB가 한국을 결코 곱게 안보는 미국을 믿다가 지난 광우병 쇠고기파동처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며 더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셈이다.
한미관계의 실상은 불평등한 주종관계이며,지어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라는 소리까지 들리는 것은 결코 어제나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새삼스럽게 모두들 각성해야 함을 절감하게 된다.
당면하게는 총선,그리고 연말의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 한사람 한사람이 어떤 자세로,어떤 평가 기준으로 지지후보를 선택해야 할지 숙고할 중요 판단재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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