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경제는 총체적으로 불안한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1차 위기를 불러일으킨 금융회사와 보수 세력의 여전한 기세로 인해 보다 과감한 대책은 지연되고 있고, 그럴수록 국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는 줄어들고 부채는 늘어나고 있다. 거의 유일한 희망인 중국경제와 신흥국 경제가 이번에도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일단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 처음으로 개장하는 아시아 금융시장에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지난해에도 그리스와 남유럽의 국가 재정위기나 미국경기 재 둔화 우려, 국제 환율전쟁 움직임 등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현재의 상황은 다르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 그리고 그로 인한 세계 증시의 대폭락도 모자라서 미국 신용 등급의 강등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뒷받침 하듯 마치 2008년 10월과 유사하게 선진 G7 국가들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그리고 유럽 중앙은행(ECB)등이 분주하게 움직일 조짐도 보이고 있다.
▶ 2007년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2009년 1분기까지 자유낙하를 계속하다가 2009년2분기~2010년 2분기까지 회복 국면을 보이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경기상승을 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다시 하락국면으로 가고 있다. 결국 위기는 지금까지 계속되어 온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사적 금융회사의 부실이 국가로 이전되면서 국가 재정의 부실이 문제가 확대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생시킨 금융회사들에게 구제 금융을 하고 경영이 악화된 기업과 쏟아져 나온 실업자들을 살리기 위해 경기부양정책을 집중하면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크게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경제 여건이 취약한 나라들부터 국가재정위기가 도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의 중심에는 재정위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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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원인을 다 알면서도 마땅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거나 정책 수단들이 시효를 다했다. 금융위기에 대처했던 정책 수단들,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지불준비금 인하, 양적완화, 그리고 정부의 경기부양(재정지출)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쓸 수 있는 한도까지 썼거나 더 사용하기가 어려워졌다. 오바마 정부가 이후 기업의 신규고용 촉진을 위한 세제 개혁,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어떤 정책수단을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 미국과 각국 정부의 미흡한 대책이 ‘정부에 대한 신뢰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가운데, 국민들에게만 일방적으로 고통을 감수할 것을 요구하는 현재의 정치 역학구조가 근본적인 대책을 지연시키면서 위기의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공화당과의 역학관계에서 ‘증세’는 고사하고 감세 쪽이 오히려 보강되는 가운데 긴축 재정안을 합의한 상황이다.
▶ 지난 1,2차 양적완화 시행 결과를 보건데 전체적으로 2조 3천억 달러 이상을 국채매입을 통해 시장에 공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대했던 실물경기 회복은 미미했다는 평가다. 풀린 돈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파급된 것이 아니라 다시 중앙은행으로 되돌아오거나 아시아 신흥국으로 유입되어 자산시장 거품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양적완화를 기대하지만 양적완화로 거둘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점점 회의적인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 미국 재무성 채권(국채)과 ‘무위험(risk free)’은 거의 같은 말일 정도로 세계 금융시스템은 미국 신용등급 AAA라는 최고 등급이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아래 움직여왔다.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은 다른 모든 금융자산 평가의 기준이 되는 동시에, 마치 수많은 여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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