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인정=공정한 사회=청년실업 해소





이명박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과제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다. ‘공정한 사회’란 무엇인가? 그것은 <공평하고, 올바른 사회>를 일컫는다. 그럼 ‘공평’이란 무엇인가?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고 고른 것을 뜻한다. 그럼 이 논리를 노동현장으로 가져가보자.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려고 하는 우리나라의 노동현장은 실제로 어떤가? 현대 자동차를 예로 들면, 자동차 문을 달아도 한 쪽은 정규직 노동자가, 다른 한 쪽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달고 있다. 서로 똑같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 뿐인데, 무엇이 그들을 가르고 있는가? 그것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해지면서, 정규직 보다 비정규직이 더 많아진 기이한 구조에서 비롯되어진다. 똑같은 일을 똑같이 하면서도, 월급을 적게 받고 퇴직금도 못 받는 등 노동조건이 차별화되어지는 이런 현실이 과연 공정한 사회라고 볼 수 있겠는가? 또한 대법원에서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을 내린 것에, 사측에서는 아무 대답도 없는 것 또한 공정한 사회라고 볼 수 있겠는가?




전태일 열사가 평화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여공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고치기 위해, 결국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면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른 지 40년이 되었다. 법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노동현장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현대 자동차 사내 하청 노동자들을 불법파견으로 인정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청년실업과도 연관이 되는 문제이다. 청년실업 문제는 단순히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청년들의 문제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유연화’ 라는 명목하에 노동현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어지고, 그에 따라 편법적인 불법 하도급 관행도 상당히 증가하게 된다. 주로 제조업 부문에서 그런 관행이 상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제조업 공장이 많은 울산도 예외는 아닐터, 이렇게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년들이 상당히 많다. 몇 개월짜리 근로계약서를 계속 써야만 하고,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면 ‘난 아니겠지’ 조마조마 해야만 하는 비정규직 노동 청년들이 울산에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그 말은, 제조업 공장에 취업하는 상당수의 청년들이 비정규직이라는 것이다. 고위직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특채로, 공무원이 되는 것이 어찌 공정한 사회이며, 취업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모두 바쳐 스펙쌓기에 올려서 고작 들어간다는 것이 정규직과 차별화 되어지는 비정규직 일자리라는 것이 또 어찌 청년들에게 공정한가 말이다. 청년들은 지금 저임금?단기간 불안정 일자리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다. 청년들의 눈높이를 탓할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는 그리고 노동현장은 청년들에게 얼마나 열려있는지부터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노력해서 그나마 안정적인 일자리를 바라는 것에, 정말로 눈높이가 높다고 하면서 청년들의 꿈을 짓밟는 행위가 어찌 이 사회에서 청년들에게 할 수 있는 답이 되느냐 말이다.




모든 것엔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으니 이제 현대 자동차를 비롯한 사측에서 답해야 할 때이다. 불법파견으로 인정하고 청년들에게도 공정한 사회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시 청년실업을 야기하고 청년들을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로 내몰 것인가 하는 대답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