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가 폭로하는 예속성심화의 실상



최근에 천안함 사건을 기화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국회비준이 급 물살을 탈 듯 하다.


주미대사가 천안함 사건 때문에 한미동맹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커진다면서 한미FTA한미동맹 강화전략의 근간으로 강조하는가 하면, 부시 전 미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6.25 ? 60주년 행사에 출석해 한미 혈맹관계에 대해 강조하면서 미 의회가 반드시 한미FTA를 비준 동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임시국회에서는 FTA비준 동의안의 처리문제가 가장 큰 쟁점으로 부상하고 미 상원은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및 부산물을 제한 없이 수입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였으며,동아태소위원장이 FTA비준안의 제출을 촉구하는 서한을 국무장관에게 보냈고 얼마 전에는 캐나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까지 의제로 상정되어 논의되었다고 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한국정부가 천안함 정국을 이용해 한미FTA를 안보문제와 직결시키고 국회 비준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FTA가 난데없는 북풍을 만나 핫이슈로 재 부상하게 된 기회에 그 본질과 문제점에 대해서 파 헤쳐 보고자 한다.


미국식FTA ? 총과 대포를 대신하는 제국의 무기
 자유무역협정에는 특정한 물품교역을 자유화하는 것개방할 항목을 규정하는 것,개방하지 말아야 할 것만 정하고 나머지는 다 개방하는 것등 세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한미FTA는 세 번째에 해당한다.


한미FTA의 강제성은 기존의 FTA가운데서 가장 강도 높다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보다 더한 것으로서 공기업의 민영화까지 포함해 한국경제의 전면개방을 목표로 하고 게다가 한번 개방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고 더 개방할 여지만 남아 있게 하는 레칫 (역진방지) 조항까지 붙어있다.


한미FTA의 강제적 성격을 집중적으로 보여 주는 독소조항이 투자자 ?국가 소송 제(Investor ? State Dispute :이하 ISD)이다. 1990년대 초 NAFTA를 통해서 등장한 이 제도는 외국자본에게 자기 이익을 침해하는 상대국의 법과 제도,관행을 제3의 중재재판기구에 제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ISD의 대상은 외국 투자가의 재산이나 소유권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든 간접적으로 든 재산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크고 작은 정책이고,또한 되어 왔었다. 그 결과 국가는 국민의 복리증진을 위해서 실시하는  모든 정책을 외국자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 스스로 제한하지 않을 수 없게 되므로 ISD는 외국자본에 대한 치외법권적 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메탈 클래드(Metalclad)사가 멕시코 정부를 상대로 일으킨 제소는 그 단적인 예이다. 메탈 클래드사가 운영하는 폐기물 처리시설 때문에 주변 환경이 악화되고 환자가 급증하자 멕시코 정부는 그 운영 허가를 취소했는데, 메탈 클래드사는 이를 투자에 대한 부당한 침해라고 해서 ISD에 제소했다. 그런데 판결은 환경을 오염케 한 기업을 상대로 정부가 10억 달러를 넘는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기막힌 것이었다.


미국의 한 개 기업이 멕시코라는 국가의 법과 환경보호정책을 무력화 시킨 셈이다.


이러한 사례는 무수하다.


미국은 FTA협상에서 지적 재산권이나 서비스, 투자와  같은 새 이슈에 힘을 집중한다.


이들은 미국 자본이 자기 강점을 살려서 최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인 동시에 한국에 있어서는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공공 정책이 전개되는 분야이다.


FTA는 경제전반의 구조조정을 요구하며 구조조정은 지난 IMF사태가 보여주듯 필연적으로 양극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일반적 공식이다.경제적불평등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단연 으뜸가는 미국의 주도하에 규제완화와 민영화가 추진되는 조건에서는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시장을 보호해온 투자 장벽이 무너져 미국 자본이 물밀듯이 들어오게 될 것인바 한국 기업은 불 피코 미국계 기업과의 경쟁에서 참패하고 도산하거나 인수 합병 (M&A)되어 나갈 것이다. 한국 경제가 마치 살은 독수리가 다 뜯어 먹고 뼈 따귀만 남은 시체 신세가 되지 않는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것들을 미루어 보아 FTA는 미국에게 있어서 IMF구제금융조건과 더불어 손에 쥐게 된 자본의 해외팽창을 위한 또 하나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총과 대포가 제국주의의 식민지 강점을 위한 무기였다면 오늘의 IMF구제금융조건과 FTA는 미국의 가치와 경제체제를 종속국에 더욱 철저히 강요하는 신용 무기인 셈이다.


 


주권을 양도하는 나라가 속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미 FTA주고 받기라는 일반적인 자유무역협정과 간판은 같아도 내실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미국은 농업,서비스업,대부분의 제조업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정치, 군사적 강대국이라고 불리 울 만큼 그 교섭력 또한 압도적인 것에 비해 한국은 너무도 열세하다.


이 같은 것들을 감안하면 FTA체결은 미국으로서는 한국에 대한 약탈이고 한국으로서는 미국에 경제주권을 양도하는 것이다.


국가들 사이에 약탈과 양도의 관계는 종주국과 예속국간의 관계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FTA을 둘러싼 한미의 관계는 한국이 미국과의 FTA체결을 강력히 요구하고 미국은 마지 못해 응하는 모습이어서 의견상 동격의 관계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부적인 것은 한국의 정치경제의 명맥 전반을 장악한 초대 국과 그에 부응해서만 생존할 수 있는 한국의 처지 곧 그것이다.


미국이 한국의 FTA체결요구에 자국 산 쇠고기,자동차시장개방이라는 강압적 주장을 내려 먹이고 한국은 그것이 가져올 파국적 후 과에 대해 알면서도 어찌 지 못하는데 서 나타나듯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뚜렷한 주종관계이라는 틀에 박혀있다.


역사적으로 한국경제는 미국에 의해 구축되었고, 그 이후 언제 한번 미국독점자본의 손탁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었고 지금도 미국의 경제기술적지원에 의해 유지되며 지금까지 한국은 미국에 언제 한번 NO》라는 거부권을 행사해 보지 못 했고 또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자기의 경제적 주권이 침해 당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남이 강요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못하거나 되려 그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받아 들이려 하는 것은 종속성과 예속성을 체질로 하는 식민지 국가들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FTA강요는 한국을 60여년간 정치적 면에서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장악 지배해 온 미국만이 관철할 수 있는 것이고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려고 나서는 것은 미국에 경제기술적으로 완전 종속돼 있어 어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FTA의 강제성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 일어 이미 1990년대 말 OECDMAI(다국간 투자협정)이 결렬되었고, 오스트레일리아가 2005년의 미국과의 FTA체결에 대한 자국 민중의 강한 반대로 포기한 사실들은 경제적 주권을 양도하는 한국은 분명히 미국의 철저한 속국임을 직시해 준다.


그런데도 유감스럽게도 진보로 자처하는 운동권 일각에서 조차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경제적으로 미국한국, 자주종속의 프레임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즐비하다면서 이제는 제국주의 ? 식민지구도에 대한 인식이 낡았다고 하는 이들이 적잖다.


정치적 자주권의 상실과 경제적 자립성의 부재는 제국주의의 지배권 하에 있는 속국의 주요 징표라는 데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 이의를 제기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입지에 따른 맹목적인 억지일 것이다. 그렇게 볼 때, 한국사회의 대미예속성은 주권국가의 생명인 정치적 자주권이 미국의 식민주의적 팽창전략에 의해 전면적으로 유린되고 있는 것이 실상이며, 경제면에서는 경제 전반의 운영권이 미국 중심의 초 국적 자본에 장악되고 그들의 이익에 철저히 복무하게 되어 있는데 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는 결코 누군가가 말하듯이 전통이론의 고루한 도식을 그저 옮겨 놓은 것이 아니다. 한미 FTA는 단순한 무역협정이 아니라 한국을 정치, 경제적으로 더욱 철저히 예속시키기 위한 구조개혁이며 그것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ISD에 의한 경제주권의 양도이다. 이같이 외국자본 신성불가침을 선포하는 주권 양도가 예속화의 강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IMF사태 이후 10년간의 구조조정에 의해 뜯기 울 대로 뜯기 운데다가 한미 FTA까지 받아들이게 되면 한국의 산업구조와 경제제도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걸맞은 식민지예속국으로서의 탈바꿈을 완료하게 될 것이다.


경제 정의도, 민생도 아랑곳 않고 외국자본이 제 마음대로 난무하는 약 육 강식의 무한 경쟁무대가 이 땅에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길은 예속성의 극복 밖에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