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과 관련해 공무원들을 질타했단다.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공감한다.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 자리였다. 대통령은 회의를 주재하며 말했다. “가끔씩 정부가 만드는 자료들을 보면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어떤가. 시원하지 않은가. 덧붙인 대통령의 말은 더 압권이다. 대통령은 “한 번도 일자리 걱정을 안 해 본 ‘엘리트’들이 만든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정책을 위한 정책, 보고를 위한 보고서’는 절박한 사람들을 더 답답하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땅히 대통령이 할 말이다. 정부 관료들의 정책에 절박성이 없기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 정책 ‘구태의연’ 대통령의 시원한 질타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한 가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성싶다. 일부러 대통령의 이름을 쓰지 않았다. 기실 대통령이 관료주의를 질타하는 모습을 오래전부터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정치인 이명박이라는 사실을 짚어보면 생게망게하다. 일자리 정책에 국한해보자. 노동부의 정책은 다시 말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노동부는 그랬다. 마땅히 호통 쳤어야 할 ‘개혁 장관’들은 시나브로 그들과 한통속이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파르게 늘어났던 이유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호통을 친다? 물론, 관료들의 구태의연을 질타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좋다. 다만 의문이 든다. 정작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가장 구태의연하지 않은가? 보라. 같은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청년실업과 관련해 강조한 대목을. 그는 “정부가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줄 수는 없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들의 자활 노력”이라고 부르댔단다. 어떤가. 기막히지 않은가. 내가 노동부 고위관료라고 해도 코웃음을 칠 수밖에 없다. 기껏 일자리 정책에 절박성이 없다며 호통치더니 청년실업은 ‘본인들의 자활 노력’이다? 이명박 대통령부터 구태 벗어나 ‘발상 전환’을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부자신문들은 사설까지 써대며 찬가를 읊어댔다. 하지만 명토박아둔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일자리 정책에 발상의 전환을 하지 않으면 결코 노동부 관료들의 굳은 사고가 바뀔 수 없다. 더구나 대통령이 ‘자활 노력’을 강조한다면 결과는 두말할 나위없다.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국민고용보험제도를 전면화하라. 청년고용 할당제도를 도입하라. 국민고용보험제도에 대해서는 이미 자세한 연구보고서도 나와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관련법 개정안 발의도 했다. 남은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뿐이다. 청년고용할당제도 또한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에 이미 유사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엄연히 있는 ‘고용불안의 대안’을 모르쇠하고 ‘구태의연한 정책’을 질타하며 ‘자활노력’을 부르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이야말로 너무 구태의연하지 않은가. 너무 절박성이 없지 않은가. 손석춘 2020gil@hanmail.net
진짜 절박성을 알았다면 녹색성장이란 말을 붙일 때 아마 신중했을 것이라 봅니다.
사실 신재생이나 재생에너지 사업은 고용이 큰 산업이 아닌 편인데 말입니다.
정말 짜증나는 것은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말은 많이하지만, 그게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기업총수 마인드성 발언이 많다는 것입니다.
무늬만 신자유주의지 지금 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케인즈주의이고, 연방제 국가도 아닌 한국이 미국 모델을 따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요즘 이걸 영연방이랑 묶어서 강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방제 정부는 중앙정부의 힘을 축소하는게 작은 정부이고, 우리같은 반중앙집권적 어설픈 주민자치제는 방법을 달리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도 생각치 않는 지금의 한국은 엘리트가 있어도 언급한 방법밖에는 머리가 돌지 않을 겁니다. 스리슬쩍 진입한 선진국 대한민국 국격에 맞아야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