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시민의 불행한 삶, 그리고 ‘국민행복’

By |2012/08/22|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앞으로 5년 이상의 의미가 있을 18대 대선이 이제 4개월을 채 남겨 놓지 않았다. 지난 20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경선결과 대선후보가 확정됐다. 예상했던 대로 대세론을 등에 업고 83.9%라는 압도적인 경선득표를 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곧이어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장외의 강력한 후보로 인정받고 있는 안철수 원장의 움직임도 더 빨라질 것이다. 첫 대선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는 지난 7월10일 출마선언과 이번의 후보 수락 연설에서 공통적으로 ‘국민행복’을 강조했다. “지금은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의 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에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행복이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액면 그대로 주장을 받아들이면 더할 수 없이 좋은 얘기다. 더욱이 국가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해야 했던 박정희시대를 기억하는 우리는, 그 딸이 아버지 시대와는 다른 개념을 들고 나왔으니 반길 일이 아닌가.그런데 사실 정책 결정자들이 국가 안의 [...]

2012 여름, 몽골 의료봉사를 가다(3)

By |2012/08/21|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몽골의 넓은 국토는 대부분이 초원이고 40% 정도가 사막이다. 아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고, 일 년 내내 건조한 대륙성 기후를 띄고 있어서 늘 맑은 하늘을 보게 된다. 1년 중 260일 가량 구름이 없다고 하니 우리가 보는 몽골의 하늘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 늘 그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도 8월인 요즘은 낮에는 24도 안팎, 밤에는 18도 정도이니 한국의 가을 날씨 같다. 지금쯤 서울이나 제주는 푹푹 찌는 폭염 소식을 연일 뉴스가 전하고 있을 거다.몽골의 초원과 끝없는 지평선으로부터 퍼져가는 구름들. 가운데 점점이 보이는 것은 이동하는 수 백 마리 말들이다.돌 하나씩은 지니고 다니는 몽골 주민들각자 흩어져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아침 진료가 시작되는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몽골 주민들은 거의 자기의 진단명을 붙이고 얘기가 시작한다. 어디가 불편하냐고 물으면 배가 아프다고 하지 않고 ‘쓸개에 돌이 있어요.’라고 하든지, [...]

‘민주화’ 없는 경제 민주화의 허구

By |2012/08/15|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재벌개혁 없는 경제 민주화가 가짜인 것은 맞지만.18대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있는 지금 여전히 최대 쟁점은 재벌개혁 경제 민주화다. 사실 보편복지에 이어 경제 민주화로 주요 의제가 이동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승자독식과 시장 지상주의가 지배하는 경제영역의 개혁 없이 복지정책만으로 양극화를 해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런데 쟁점이 전혀 쟁점 같지가 않다. 경제 민주화를 반대하는 정치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공격적으로 경제 민주화 의제를 꺼내면서 도대체 경제 민주화에 관한 한 보수와 진보, 차별성과 정체성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선별복지와 보편복지가 선명하게 나눠지던 것과 완전히 다른 구도다. 아마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기대하던 것일지도 모른다.이 상황에서 민주통합당과 대선후보들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차별성을 내세운 것이 바로 ‘재벌개혁 없는’ 경제 민주화에 대한 비판이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경제 민주화가 “재벌개혁 없는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고 있어 허구”라고 [...]

2012 여름, 몽골 의료봉사를 가다(2)

By |2012/08/14|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아침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고 일행들과 모여서 밥에 깡통 통조림들을 꺼내서 맛있게 먹었다. 세수를 하고 양치질도 해야 하는데, 앞서 얼굴을 씻고 오는 사람들의 표정이 영 말이 아니다. 머리를 감고 나오던 봉사단 인솔자인 장석기씨는 물이 너무 차가운 나머지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공수부대 출신에 국방부장관 표창까지 받으며 군 생활을 화려하게 했다는 그가 입까지 얼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감히 머리 감을 생각까지는 못하고 그냥 눈곱만 떼고 가야지 마음먹게 된다.진료 시작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진료 장소에 도착해보니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와글와글 모여들어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점심밥 먹을 때까지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거라는 느낌이 팍 온다.“단장님, 오늘도 죽음의 진료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고원장, 자기는 엉덩이에 땀띠 좀 나겠는데?”“나야 땀띠로 족하지만, 단장님은 허리가 뽄질라지겠네요. 하하하…”“이따가 파스 남은 [...]

2012 여름, 몽골 의료봉사를 가다(1)

By |2012/08/10|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해마다 오는 몽골 의료봉사지만, 언제나 진료하는 것보다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게 가장 힘들다. 올해는 인원이 많아서 3개 지역으로 나누어 봉사활동이 진행되는데, 우리 일행은 헨티 아이막(헨티道)의 운드르항이라는 지역으로 가게 되었다.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아침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저녁 6시 30분이었다. 우리보다 3시간을 더 가야하는 일행들은 밤 10시가 되어야 도착할 것이다(하지만 그 팀은 밤중에 초원에서 버스가 길을 잃어 헤매다가 밤 12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고 한다). 처음 몽골에 갔을 때는 드넓은 초원에 감격해서 버스가 쉴 때마다 사진도 찍고 초원의 풀냄새와 들꽃에 취해 감동을 하곤 했는데, 여러 번 오다보니 이제는 그저 버스에서 책을 읽거나 잠만 자게 된다. 그것은 4년 전 제주도 고향으로 내려와서 처음 산과 바다와 자연에 취해 감동받던 것이 이제는 심드렁해지는 무심한 적응 현상이다.몽골의 보건의료 현황몽골은 세계에서 6번째로 넓은 땅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데, 인구는 280만 명 정도라서 [...]

협동조합을 꿈꾸는 그대에게 (2)

By |2012/08/10|Categories: 새사연 칼럼|0 Comments

나는 협동조합 전문가가 아니다. 몇 번이고 X를 눌러도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인터넷 광고마냥 되풀이하는 얘기다. 평생을 생협운동, 공동체운동, 자활운동을 하신 분들 눈으로 보면 논문 몇 개 읽고 전문가로 대접받는 내가 괘씸할지도 모른다. 들불처럼 타오르는 현재의 협동조합 운동에 내가 좁쌀만큼이라도 도움을 드린다면 그건 내가 추상적인 이론을 공부하는 사람이고, 다행히 나라 정책을 직접 다뤄본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예컨대 이 지면에서 소개한 것처럼, 상호성이라는 인간 본성이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를 이끌어가는 힘이라는 주장,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선 내수를 확대해야 하고 그러려면 사회적 경제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그렇다. 원래 우리의 천성에도 맞고 나라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얘기다.그러나 당장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들께 내가 드릴 수 있는 말은 별로 없다. 이럴 때는 오랜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분들을 만나야 한다. 지역의 각종 시민단체나 생협의 [...]